마음의 그릇이 넓어지고 깊어진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이 일에는 자발적이든, 그렇지 않든 많은 수고가 필요하다. 대장장이는 쇠를 가져다가 불에 달궈 커다란 망치로 두드려 가며 그릇을 만든다. 그릇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하기 위해서는 땀을 흘려가며 커다란 망치로 달궈진 쇠를 두드려야 한다.
사람은 마음속에 저마다 다른 폭과 깊이의 그릇을 갖고 있다. 그 폭과 깊이에 따라, 어떤 종류의 물건을 얼마나 많이 담을 수 있느냐가 달라진다. 폭이 넓은 접시에 음식을 많이 담을수록 사람들은 더욱 다가오게 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것들도 많아지게 된다. 그뿐 아니라 그릇의 깊이가 깊다면 그 사람의 곁에 오래도록 머무를 수 있다. 잔치에 음료가 빠질 수 없듯이 깊은 그릇에 숙성이 잘 된 음료가 가득하다면, 주변 사람들은 마시기를 즐기며 오랜 시간 깊은 교제를 누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마음의 그릇이 넓고 깊은 사람이 되려면 대장장이이신 하나님께 내 작은 그릇을 맡겨야 한다. 불에 달궈지고 망치로 내리치는 과정을 인내하며 연단을 위해 견딜 때에 비로소 넓고 깊은 그릇이 될 수 있다. 하나님께 맡기지 못한 좁고 얕은 그릇은 채우기가 쉬워 보인다. 조금만 채워도 모양이 나 보인다.
그러나 모양은 그럴듯하지만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로서의 삶을 풍성히 누리기는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넓고 깊은 그릇을 사모하고, 이 그릇이 충만하기를 간구해야 한다.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라는 담대함으로 역량이 커지길 소망하는 기도를 하다가 환경에 따른 실망감과 나 자신에 대한 자괴감에 무너져 내리고 있는 중이라면, 오히려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매일매일 구하고 신뢰해야 할 것이다.
한 번에 넓은 그릇, 깊은 그릇이 만들어져 찰랑찰랑 다 채워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사람이 단번에 확 바뀌는 일은 잘 일어나지도 않고, 일어난다 해도 그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성령님을 의지해 조금씩 그리고 꾸준히 <날마다 솟는 샘물>로 매일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한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좁은 그릇이 넓어지고, 얕은 그릇이 깊어져 말씀의 은혜가 차오르게 될 것이다. 넓고 깊은 그릇을 사모해 연단 받기를 즐거워하고, 성령의 도우심으로 말씀을 가득 채워 나누기를 소망하는 귀한 지체들이 더 많아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