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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나일강 주변에서 일어난 열 재앙(출 1~10장)

과월호 보기 이문범 교수 (사랑누리교회, 총신대학원 성지연구소)

나일강을 따라 발생한 이집트 문명

이집트의 가장 중요한 자원은 나일강이다. 이 강을 따라 이집트의 문명이 발흥했다. 나일강은 남쪽 밀림 지대에서 출발해 북쪽 지중해로 흘러간다. 그래서 남쪽을 상 이집트, 북쪽 삼각주 지역을 하 이집트라 부른다. 

나일강은 우기에 고지대 밀림에서 모든 지형을 집어삼킬 것처럼 급하게 흘러가다가 다섯 개의 폭포를 만나 속도가 줄어든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이용하기 좋은 강이 되는데, 그 첫 장소가 상 이집트의 수도이자 모세가 자란 노아몬(지금의 ‘룩소르’)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하 이집트의 삼각주로, 밀림에서 내려오는 침전물로 기름진 토양을 이룬다. 삼각주의 동쪽 부분은 고센 지역이라고 부르는데, 이 땅의 풍요로움 덕택에 야곱 가족 70명이 430년 만에 남자만 60만 명이 됐다.

상 이집트와 하 이집트는 살아가는 방식이 달랐다. 상류쪽은 나일강 주변의 작은 농토를 사용했다면, 하류 삼각주 사람들은 침수 농업을 사용해 넓은 농경지로 부를 누렸다. 이런 지형 때문에 헝그리 정신이 강한 상 이집트 사람들이 하 이집트를 다스리곤 했다.

그런데 야곱 때 기근이 들어 가나안 지역에 살던 힉소스라는 사람들이 하 이집트에 들어가 살다가 정권까지 잡게 됐다. 이때 요셉이 총리를 하면서 힉소스 왕권을 강화시켰다. 그러나 다시 힘을 회복한 상 이집트의 신왕조는 힉소스 정권을 몰아냈고, 히브리인은 졸지에 노예 신분으로 전락했다.


나일강을 숭배한 이집트인

이집트인들에게 나일강의 홍수는 하나의 순환이고, 동시에 숭배의 대상이었다. 출애굽의 열 재앙도 나일강의 신들과 관련이 있다. 그중 이집트의 주신은 태양신 ‘라’였다. 그래서 신전과 주거지는 태양이 뜨는 동쪽이었고, 무덤은 해가 지는 나일강 서쪽에 세워졌다.


나일강과 열 가지 재앙

출애굽 직전의 열 가지 재앙은 계절에 따른 나일강의 지리와 깊은 관련이 있다. 강이 범람하는 9월에 피의 재앙이 일어났다. 물이 넘칠 때 끈적끈적한 ①피가 사방에 흘러넘치는 광경을 상상해 보라. 물이 빠지기 시작한 7일 후(출 7:25), ②개구리가 육지로 떼를 지어 올라왔다. 개구리 사체와 습지에서 서식한 ③ 모기(개역성경: 이)가 대거 몰려와 모든 동물을 괴롭혔다. ④파리로 이어진 불결한 환경은 ⑤ 가축 전염병과 ⑥종기를 일으켰다. 

2월 초순, 곡식이 자라 이집트인에게 버틸 힘을 줄 시기에 하나님께서는 ⑦우박을 내려 보리와 아마(삼) 농사를 망쳐 놓았다. 밀과 다른 곡식이 다시 자라자 ⑧메뚜기 떼를 보내 쓸어 버림으로 땅의 소망을 없앴다. 이집트인들이 그들의 태양신에게 빌려고 하자, 하나님께서는 ⑨흑암으로 태양을 가렸다. 인간의 마지막 소망은 자식이었다. 하나님께서는 그 소망조차도 ⑩장자의 죽음으로 무참히 무너뜨렸다. 그러자 바로는 항복했다.

결국 피에서 시작한 재앙은 어린양의 피로 끝났다. 이때가 성경의 유월절 1월 14일(음력 2월 14일)이다. 오직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의 피만이 죄와 사망에서 해방을 가져온다. 재앙 전 바로의 완악함에서 예수님께로 속히 돌이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