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이서영 학생
삶의 변화를 위해
선교를 가기 전에 저는 보통의 학생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삶을 살고 있었어요.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아 성적은 점점 바닥을 향해 떨어지고 있으면서도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죠. 그렇게 나태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다가 문득 삶에 변화가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단기선교를 신청하게 됐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
캄보이다에 도착한 다음 날, 엘드림학교에서 보조 교사로 아이들을 돌보고 도서관을 꾸미는 사역을 시작했어요. 몸은 힘들었지만, 직접 책을 옮겨 가며 만든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공부하고, 책을 읽으며 행복해할 모습을 상상하니 무척 뿌듯했어요.
본격적인 사역들이 진행된 셋째 날에는 아이들의 얼굴에 페이스 페인팅을 해 줬는데 제가 그려 준 그림을 보고 행복해하며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아이들을 보니 저도 덩달아 매우 행복했어요.
사역 기간 중에 선교사님 자녀와 하루를 함께 보내게 됐는데, 올해 열다섯 살이 된 그 친구는 태어나자마자 캄보디아에 와서 그곳에서 자란 아이였어요. 외롭지는 않은지 지나가듯 물었는데, 그 친구가 울면서 많이 힘들고, 외로웠다고 대답하더라고요. 그 친구의 아픔과 외로움이 제게 그대로 전해져 마음이 아팠어요. 그리고 이 친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님, 하나님께서 이 친구를 붙잡아 주시고, 위로해 주시고, 친구가 되어 주세요.” 서툴지만 진심을 담아 기도를 하고 그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 특별하게 하루를 마감했어요.
행복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
캄보디아에서 한 여러 사역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쓰레기 마을에서의 사역이에요. ‘쓰레기 마을’은 말 그대로 쓰레기 매립지 위에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형성된 곳이었어요. 처음엔 온갖 쓰레기와 역한 냄새 때문에, 빨리 그곳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곳에 사는 아이들을 마주한 순간, 그런 생각이 무너졌어요.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봤는데 표정이 얼마나 밝던지, 무엇보다 눈이 얼마나 맑았는지 몰라요. 저희가 해 주는 아주 작은 일에도 크게 기뻐하고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며 진정한 행복이란 환경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새롭게 깨닫게 됐어요. 그리고 제 모습을 돌아보며 반성하게 됐어요. 이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제 안에는 불평불만이 가득했으니까요.
쓰레기 마을에서의 사역 후 선교사님과 잠깐 대화를 할 수 있었어요. 선교사님의 여러 말씀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이 아이들의 행복은 환경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말씀이었어요. 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말씀이었어요.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
이번 캄보디아 단기선교는 제게 많은 깨달음과 변화를 가져다 줬어요. 무엇보다 제게는 첫 선교라 더욱 의미가 깊었어요. 선교를 가기 전에 저는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느끼고 삶의 목적을 잃은 채 방황하는 학생이었어요. 하지만 이번 선교를 통해 왜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는지를 깊이 깨달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하나님께서 왜 나를 캄보디아로 보내셨을까 생각해 보게 됐어요.
캄보디아가 예전에 비해 많이 발전한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곳을 직접 보고, 그곳을 기억하며 기도하라고 저를 보내신 게 아니었을까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잊지 않고 그들을 위해 기도할 거예요.
선교지를 향한 기도
열악한 환경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이 가슴 속에 하늘의 소망을 품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