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임사무엘 목사 (분당우리교회)
모든 청소년의 문제
지난 12월 분당우리교회 고등부에서 설문조사를 했다.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400명 중 312명, 무려 78%의 고민이 ‘공부’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관계 문제, 집안 문제, 게임이나 담배 문제보다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였다. 공부는 청소년들에게 영원한 ‘갑’이자 모든 학생들의 문제이기에 충분했다.
이유 있는 스트레스
예전에 가장 힘든 고문에 대해 소개한 글을 본 적이 있다. 그중에서 특이했던 것은 사람 이마에 물방울을 하나씩 떨어트리는 것이었다. 아무 의미 없이 반복되는 행위가 사람을 심리적으로 힘들게 하는 것이다. 공부에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면서 계속 해야 할 때, 공부는 이유 없는 의무감이 되고 여기서 스트레스가 온다.
성 바울 성당을 지었던 크리스토퍼 우렌에 관련된 일이다. 성당을 짓던 도중 그는 석공들을 만나보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첫 번째 사람은 자신을 소개하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저 돌을 다듬는다고 했다. 두 번째 사람 역시 자신은 먹고살기 위해 이 일을 한다고 했다. 세 번째 사람은 자신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당을 짓는 데 참여하고 있으며, 이 일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듣고 그는 다시 힘을 얻어 건축을 하게 됐다.
대가와 만나라
나는 공부 문제로 찾아오는 학생들에게 이 얘기를 들려주며 ‘세 번째 석공’이 되라고 말한다. 의무감으로 하지 말고 ‘사명감으로 하라’는 것이다. 이 사명감은 그냥 생기지 않는다. 경험하고 만날 때 생겨난다. 직접적인 만남이면 가장 좋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온라인이든 책이든 어떤 것이든지 대가와의 진정한 만남이 이뤄지면, 반드시 변하게 돼 있다.
이메일 쓰기는 내가 제일 추천하는 방법이다. 자신이 공부하고 싶고 직업으로 삼고 싶은 분야의 대가 혹은 대학의 교수님께 이메일을 써보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대가를 만나는 과정에서 점점 변화되는 자신을 느낄 것이다. 그동안 목적 없이 느껴졌던 공부에 분명한 목적의식, 동기가 부여될 것이다. 그렇게 된 이상 답장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편지를 쓸 정도의 열정이 내게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이 열정이 공부에 대한 의무감을 사명감으로 바꾼다.
하나님 나라의 석공
공부는 결코 대학교 진학을 위한 수단이나 인생을 결정짓는 기준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맡겨주신 돌 하나! 그것이 공부다. 마틴 루터 킹은 “길거리의 청소부라면 미켈란젤로가 그림을 그리듯, 베토벤이 음악을 작곡하듯 거리를 쓸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것이 그에게 맡겨진 돌이기 때문이다. 이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연장을 집어 들지 않겠는가? 하나님 나라의 세 번째 석공이여!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