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첫눈, 선물, 카드, 트리, 캐롤, 영화, 파티 등은 어떤 날의 연관 검색어일까? 거리에 울려 퍼지는 캐롤, 시청 광장의 거대한 트리, 구세군 자선냄비, 빨간 모자와 루돌프 사슴, 일기예보 눈 소식에 쏟아지는 관심, 리본 달린 선물 상자가 떠오르는 날.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는 기독교인들의 성일을 넘어 세계인의 축제가 된 이날, 바로 크리스마스다.
전쟁 중이던 영국군과 독일군이 캐롤을 부르며 이날 하루만큼은 휴전을 했다는 이야기처럼, 이날은 세상 모든 이들이 평화와 사랑을 꿈꾸는 날이다.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고, 모든 이들이 행복할 것 같은 날. 뭔가 특별한 일이 생길 것 같고, 왠지 즐거운 일이 가득할 것만 같은 날, 크리스마스다!
꼬꼬마들은 머리맡에 양말을 걸어둔 채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다 잠이 들고, 부모들은 선물 상자를 등 뒤에 감춘 채 아이가 잠들기를 기다리는 날. 연인들은 서로를 위해 선물을 사고, 누군가는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생필품을 포장하는 날. 제과점에는 케이크 상자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전국 백화점이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날이며, 일 년 중 포장 코너가 가장 바쁜 날이자, 가장 많은 선물이 오고 가는 날, 바로 크리스마스다!

선물의 조건
크리스마스를 맞아 서로에게 줄 선물을 고민해야 했던 한 가난한 부부의 이야기는, 미국의 소설가 오 헨리의 단편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에 등장한다. 아내는 금발 머리카락을 잘라 남편에게 선물할 시계줄을 사고, 남편은 금시계를 팔아 아내의 머리핀을 샀다는 이 훈훈한 이야기는 크리스마스 선물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머리핀을 꽂을 머리카락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고, 시계 줄을 끼울 시계는 그들에게 없었지만, 그들은 지상 최고의 선물을 주고받았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선물했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가장 필요한 선물을 사기 위해 자신에게 가장 가치 있는 것을 버려야 했던, 그 선물에 담긴 사랑의 깊이는 다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을 만큼 깊다. 그렇다. 최고의 선물은 받는 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이다. 상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세심히 살피고, 바로 그것을 채워주고픈 마음과 그 사랑이 진짜 선물이다.
하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 있으니, 죄로 오염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 틀어진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것, 바로 하나뿐인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다. 그 아들을 이 땅에 보내시고 아들의 생명을 우리에게 주신 그 아버지의 사랑! 이것이 진정한 크리스마스 최고의 선물이다.

그 옛날 첫 크리스마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이 오래된 캐롤은 첫 크리스마스의 풍경을 있는 그대로 그려주고 있다. 캐롤도 트리도, 촛불도 선물상자도 없었던 동물 냄새 가득한 마구간과 말구유에 누우신 아기 예수님을 둘러싼 몇몇의 사람들, 그 밤에 일어난 고요한 혁명,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거룩한 탄생, 어둠 속에서 마침내 드러난 메시아에 관한 오랜 예언의 성취를 말이다.
첫 번째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던 이들에게 그 날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을까? 아기에 관한 천사의 메시지를 들었던 여인 마리아에게, 말구유에 아기를 뉘어야 했던 요셉에게 크리스마스는 어떤 의미였을까? 큰 별을 따라 먼 길을 여행했던 박사들에게, 천사를 통해 구유를 찾았던 목자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지금과 많이 다르지 않았을까? 고요하고 숙연하며, 경건했던 2000년 전 그들의 크리스마스에 비해, 오늘날 우리의 크리스마스는 지나치게 사치스럽고 소란하며 부산스러운 것은 아닐까?

크리스마스의 참 선물
수많은 선물이 오가는 크리스마스에 진정한 참 선물에 대해 생각해 본다. 아기가 참 선물이다. 아기로 오신 예수가 진짜 선물이다. 아기 예수께서 가져오신 구원이 선물이고, 천국이 크리스마스의 선물이다. 첫눈이 내리지 않아도, TV에서는 똑같은 성탄 특선 영화를 방영해도, 산타클로스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해도, 뭔가 드라마틱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화려한 선물이 없어도, 이미 주신 선물로 인해 충분히 행복하고 충분히 기쁜, 오늘은 크리스마스다.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