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23년 07월

아빠들은 지금 ‘내 편’이 필요하다

과월호 보기 금동훈 목사 (사랑의교회)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아빠

한창 성장하는 회사의 대표는 자신의 사업 이야기를 신나게 이야기했다. 그렇게 드라마 같은 이야기의 끝자락에 이어진 가족의 이야기는 곧 불안함에 닿았다.

“아내와 아이들이 외국에 있어요. 벌써 몇 년 됐죠. 너무 보고 싶어요.”

신났던 사업가의 모습은 곧 중년에 들어선 아빠의 모습으로 변했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슬픔이 가득했다.

“가족과 함께하고 싶은데 회사가 한창 성장하는 단계라, 이도 저도 결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목사님, 기도 부탁드립니다.”

사업가이자 아빠인 중년의 남성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사무실을 나왔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전화가 왔다.

“목사님~ 저, 회사 처분하고 가족에게 가게 됐습니다. 기도 감사합니다.” 

슬픔이 가득했던 아빠는 행복한 목소리로 한국을 떠났다. 부모도 중년이 되고,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모든 것을 가져갈 수 없음을 깨닫는다. 지금, 아빠들은 결정의 기로에 서 있다!


아빠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라

중년의 발달 단계와 관련해 유명한 발달 심리학자 대니얼 레빈슨은 《남자가 겪는 인생의 사계절》이란 자신의 책에서 중년기를 포함한 인간의 수명 주기에 대한 이론을 주장했다. 

그는 대략 40~60세를 중년기로 정의하며, 이 시기에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도전과 변화, 자아 정체성에 대한 재설정 등을 경험하게 된다고 말한다.  

레빈슨은 중년 남성이 겪는 과제를 ‘가족’, ‘직업적 사회성’, ‘자아 성숙’으로 나눠 설명한다. 먼저 ‘가족’ 과제에서 중년 남성은 가족, 특히 자녀들과의 관계를 재설정하고, 자신이 부담해야 하는 가족의 역할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직업적 사회성’ 과제에서 중년 남성은 직업과 경력, 사회적 지위 등을 재평가하게 되며,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게 된다. ‘자아 성숙’ 과제에서는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인식하며, 이것을 통해 자아 성숙을 이루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중년 남성인 아빠들은 자신의 가치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모든 것을 새롭게 재조정하고 재평가하며 고뇌하는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아빠들은 응원이 필요하다. 십대들이 십 년 전에 불렀던 그 노래로 말이다.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아빠들은 영원한 내 편이 필요하다. 세상이 다 배신해도 절대 배신하지 않는 내 편, ‘가족’ 말이다.


“내 편이 돼 주세요!”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시 90:10).

시편의 기자는 인생의 한계와 변화에 대해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삶에서 자신의 자랑과 수고, 가치 있다고 생각했던 모든 일에 대한 회한이 묻어 나온다. 창조주 하나님의 시간 속에서 보다 의미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자 한다. 

중년의 아빠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아빠들은 지금 다시 한번 믿음 안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을 발견해야 한다. 

 “갈렙이 모세 앞에서 백성을 조용하게 하고 이르되 우리가 곧 올라가서 그 땅을 취하자 능히 이기리라 하나”(민 13:30).

갈렙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그는 45세에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아 가나안을 정탐하는 12명에 뽑혔다. 12명 가운데 10명은 가나안을 정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제 갈렙은 결정해야 한다. 10명과 같은 시선으로 가나안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사람의 기준으로 절대 이길 수 없는 거인족을 바라보지 않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믿음의 약속을 붙잡을 것인가?

결국 갈렙은 믿음의 길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의 선택에 수많은 사람들이 반대했다. 아빠들도 이런 세상의 시선과 비난이 두렵다.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아빠들에게는 십대의 응원이 절실하다. 믿음의 결정이란 것이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믿음 안에서 온 가족이 우리는 같은 편이라고 외치기만 하면 된다. 

새롭게 모든 것을 다시 정해야 하는 십대의 아빠들은 지금 ‘내 편’이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