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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십대가 사랑해야 할 이웃은? 부모님!

과월호 보기 금동훈 목사 (사랑의교회)

엄마의 독특함, 아들의 특별함

“목사님, 아들이랑 저는 성향이 달랐어요. 저는 DISC 행동 유형 검사에서 D형(주도형)이 나왔어요. 그래서 I형(사교형)인 아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나 봐요.”

며칠 전, 십대 아들의 휴대폰 중독이 심각하다며 세상의 모든 근심을 안고 왔던 엄마가 다시 나를 찾아왔다. 맡은 일에 추진력과 리더십이 강한 성향의 엄마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관계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좋아하는 아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게다가 발달 단계상 십대는 가정에서 벗어나 친구나 자신이 인정하는 모임 안에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데 집중하는 나이다. 

그렇기에 화성에서 온 엄마와 금성에서 온 아들이 한 지붕 아래에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십대 자녀를 둔 엄마는 이제 막 알에서 깨어 나오기 시작했다. 엄마의 자기 이해는 신기한 경험일 것이다. 그리고 자기 이해를 넘어 타인, 특히 아들에 대한 이해는 엄마 자신의 독특함이 특별함으로 승화되는 단계이다.


심리적 성향을 경험하다

발달 단계는 인간 발달의 연속선상에서 현저하게 구분되는 어떤 기준에 따른 단계로, 각 단계에 도달하기 전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특징적인 행동이나 특성이 어떤 지점을 기준으로 처음 나타나는 시기를 말한다. 

그런데 근래에는 청소년기 발달 단계에 대한 관심이 성격이나 성향, 심리 검사로 옮겨지는 추세이다. 혈액형과 성격과의 관계, 요즘 유행하는 MBTI, DISC 행동 유형 검사(이하 DISC 검사)가 바로 그것이다. 

DISC 검사는 거짓말 탐지기의 발명자인 심리학자 윌리엄 마스톤에 의해 처음으로 소개됐다. 이 검사는 개인의 성격을 D형(Domi

-nant), I형(Influence), S형(Steadiness), C형(Concientious)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D형은 주도적이고 결단력이 있으며, 

I형은 사교적이고 매력적이다. S형은 신뢰할 만하고 안정적이며, C형은 정확하고 조직적인 성향을 나타낸다. 이렇듯 간단한 검사를 통해서도 자신에 대한 통찰과 타인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느니라”(고전 12:26).

주님께서는 우리를 각각의 지체라고 말씀하신다. 한 몸이지만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이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엄마와 아들은 다르다. 아빠와 딸도 다르다. 우리는 하나의 몸으로 이어졌지만, 각각 그 모습과 성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 ‘다름’에서 출발할 때, 십대는 엄마와 아빠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다. 아빠와 아들이지만, 둘은 성향이 각각 다르다. 엄마와 딸이지만, 둘의 심리 상태나 행동 유형은 각각 다르다. 

그리고 ‘다름’에서 오는 정서적 거리를 이상히 여기지 말아야 한다. 다름을 인정하고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를 바라본다면, 서로 닮은 점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피는 물보다 진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막 12:31).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 무엇입니까?” 한 서기관이 예수님께 질문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계명 가운데 첫째로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둘째로 중요한 계명이 있다고 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왜 모든 계명 중에 첫째뿐 아니라, 둘째까지 말씀하시는 것일까? 주님께서는 위로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해서, 옆으로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이다. 그리고 십대의 옆에 있는 사람을 ‘이웃’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그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고 명령하신다. 그러기 위해서 십대는 먼저 자신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온 힘을 다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신다.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면, 그다음은 이웃이다. 그리고 명확하고 분명한 것은 십대에게 가장 가까운 이웃은 바로 엄마와 아빠이다. 십대는 최선을 다해 부모님을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해야만 한다. 그것이 예수님의 둘째 명령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