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경덕 목사 (사랑의교회 주일학교 디렉터)
지금은 열공 시대
프랑스인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가 물었다. “한국 학생들의 성적 우수 비결은 뭡니까?” 한국인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대답했다. “한국 학생들은 8시부터 11시까지 공부합니다.” “겨우 3시간 공부하면서 어떻게 그렇게 성적이 좋죠?” “오전 11시가 아니라 오후 11시까지입니다.” “……”
영국 학교의 하교 시간은 빅토리아 여왕님 시대부터 3시 반이었단다. 이 100년이 넘은 전통을 깨고 수업을 연장하기로 했다는데 그 롤모델이 바로 한국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십대들의 책상에 붙어 있는 열공 명언들을 보라. ‘그 성적에 잠이 오니?’, ‘공부는 보험이고 찍기는 도박이다’, ‘눈이 감기는가? 미래를 향한 눈도 감긴다’, ‘닥치고 열공’ 류의 협박성 명언부터,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 ‘불가능이란 노력하지 않는 자의 변명이다’, ‘지금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하면 꿈을 이룬다’ 같은 감동형 명언에, ‘공부하면 재수 없다’, ‘2호선 타자’, ‘포기는 배추 셀 때나 하는 말’, ‘죽도록 공부해도 죽지 않는다’와 같은 자극형 명언까지. 글귀 하나하나가 간절하다 못해 비장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부하고, 세상에서 가장 오래 공부하는 대한민국 학생들. 그런데, 우리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대학이 진리?
엄마, 아빠에게서 귀 따갑게 듣는 말. “대학 가면 예뻐진다! 대학 가면 살 빠진다! 대학 가면 여자 친구 생긴다!” 정말 대학은 우리의 모든 소원이 이뤄지는 곳일까? 정말 대학은 청소년들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일까? 큰 배움터라는 뜻을 가졌고 진리의 전당이라는 별명을 가진 대학은 과연 진리 그 자체일까? 만일 우리가 대학 가기 위한 지식을 채우느라 복음에 관한 진리를 담을 공간이 없다면, 영어 듣기 평가 때 원어민 발음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숨죽이는 우리가 하나님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인강 노트 필기하려고 몇 시간이고 반복 재생하는 우리가 주일에 하나님 말씀이 선포되는 시간 30분도 집중하지 못한다면 뭔가 잘못된 것 아닐까? 일주일 내내 책가방 끈이 헐거워질 만큼, 무겁게 문제집을 가득 갖고 다니는 우리가 주일에는 손바닥만 한 성경책 하나 챙기지 않는다면 정말 크게 잘못된 것 아닐까? 중간, 기말, 모의고사 점수가 오르고 내리는 것에 울고 웃는 우리가, 영적인 상태가 시들해지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서먹해진 것에는 아무렇지도 않다면, 과연 우리는 누구인가!
진짜 진리를 열공하라
아테네의 지식인들은 비웃었다. 그들에게 바울이 전하는 부활의 메시지는 정말 몰상식한 이론이었다. 세계 학문의 중심지였고 진리 탐구의 전당이었던 아테네였지만, 정작 영원한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거부했다. 베뢰아의 지성인들은 진지했다. 그들은 바울로부터 전해 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연구했다. 인생의 진리에 대해, 영원한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말씀 앞에서 겸손했고 진중했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그들의 반응은 그들의 영원을 결정했다.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바울이 전한 진리의 복음은 어떤 이들에게는 비웃음의 대상이고, 어떤 이들에게는 인생을 걸 만한 가치 있는 진리가 되고 있다.
우리, 열심히 공부하자. 그냥 공부해서 수능 점수 나오는 대로 대학교 가고, 그저 그렇게 살아가기에는 우리의 인생이 너무나 찬란하다. 우리, 하나님을 알기 위해 공부하고 하나님께서 지으신 이 세계를 더 잘 알기 위해 공부하자. 수학을 공부하면서 하나님께서 얼마나 논리적이신 분인지 발견하고, 영어를 공부하면서 하나님께서 지으신 언어가 얼마나 부요한지 감탄하고, 미술과 음악을 공부하면서 하나님의 예술성에 감동하자.
우리, 진리를 배우기에 힘쓰자. 진리가 여러 가지라고 주장하는 시대, 영원한 진리는 없다고 가르치는 시대의 속임수를 거부하자.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를 세상에 보내신 목적을 발견하고 이루기 위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자. 그리고, 혹여 내가 공부한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혹시, 내게 주어진 점수 때문에 내 인생 계획을 일부 수정하게 될지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알아 가고 예수님의 진리를 탐구하는 일을 포기하지 말자. 하나님께서 어떤 분인지,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하나님 나라는 무엇인지, 성령님의 역사는 무엇인지 깨달아 영원한 지식을 쌓아 가자. 시험에 나오지 않아도, 내신 등급에 영향을 주지 않아도, 이것이 영원한 진리요 진정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니까. 그렇게 열공 포에버!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