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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7월

여름 is 바다

과월호 보기 김경덕 목사 (사랑의교회 주일학교 디렉터)

여름 그리고 바다
얼음 송송 과일 빙수, 뒷골 시린 물냉면, 태양만큼 빨간 수박의 계절. 모깃소리에 잠 못 드는 열대야와 장마 그리고 태양의 계절 여름이다. 에어컨 빵빵한 백화점도 좋고 사이다를 부어 만든 엄마표 화채가 기다리는 우리 집 거실도 좋지만 여름엔 바다가 진리! 그래, 여름방학이 되면 바다로 달려가리라! 올여름 해변의 시선 강탈자가 되겠어! 야심차게 해변룩으로 코디를 하고 거울 앞에 서니 먼저 다이어트를 하라는 양심의 소리가 들려온다. 모래성을 만들며 꼬꼬마 시절 추억에 빠져 보는 것도 즐겁고,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는 힐링 그 자체! 맨발로 느끼는 모래의 간지러운 감촉과, 바람에 실려 오는 짭조름한 냄새마저 사랑스런 여름 바다, 정말 좋지 아니한가!
천지창조 셋째 날에 하나님께서 바다를 만드신 이후로 지금까지, 인류는 바다를 동경했고 바다를 탐험했다. 바다를 항해한다는 것은 예기치 못한 풍랑과 폭풍, 삼킬 듯한 파도와 생명을 걸고 싸우는 것이다. 그러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할 때 스릴과 기대가 있기에 인류는 지금도 바다를 항해한다. 흰고래 모비딕과 싸우는 에이허브 선장의 이야기도, 사람이 되길 꿈꾸는 인어공주의 슬픈 이야기도, 캐리비안의 해적 잭 스패로우 선장의 신나는 모험도 모두 바다가 허락한 선물이다. 바다를 사랑한 탐험가 콜럼버스는 이렇게 말했다. “잠이 꿈을 주듯, 바다는 사람에게 희망을 준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The Little Mermaid)에서 바다 위 세계를 갈망하는 인어공주 에리얼에게 왕궁 음악단원인 세바스찬이 바다 밑 세계의 즐거움을 이야기하는 장면은 OST인 “Under the Sea”의 흥겨운 리듬과 함께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많은 팬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Ariel, listen to me(애리얼, 들어 봐). The human world, it’s a mess(인간 세상 말야, 엉망이야). Life under the sea is better than anything they got up there(바다 밑 세상이 육지 사람들의 어떤 것보다 더 낫다구).
세바스찬의 말처럼 저 깊은 바다 아래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바다 위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바다는 동경과 신비의 대상이다.


얕은 믿음 vs 깊은 믿음
청소년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자기중심성이다. 십대들은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고 모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학생들은 그 바쁜 등교 시간에도 고데기로 앞머리를 둥글게 말아야만 하고, 남학생들은 장래 희망란에 ‘우주 정복’이라고 써 넣으며 허세를 부리는 것이다. 이런 자기중심성은 청소년뿐 아니라 어쩌면 오늘날 우리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을 구주로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하나님을 가장 우선으로 여기고, 타인을 그다음으로 여기며, 자신을 세 번째로 여기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다. 그렇기에 ‘자기밖에 모르는 그리스도인’은 정말 모순된 말이다. 예수님을 믿지만 그 믿음이 단지 나의 행복, 나의 소원, 나의 꿈, 나의 미래를 위한 믿음이라면 그것은 얕은 믿음이다. 예배를 드리지만 주일예배가 전부이고 일상의 예배가 없다면 그것은 얕은 예배이다. 하루 세 번 횟수만 채우는 기도가 전부라면 그것은 얕은 기도이다. 말씀을 묵상하지만 마지못해 하는 큐티가 전부라면 그것은 얕은 묵상이다. 더 깊은 바다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신비가 있듯, 더 깊은 믿음의 세계가 분명히 있다.


더 깊은 믿음으로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않겠어!” 경험한 것만을 믿는 도마는 부활을 믿을 수 없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리라” 하신 주님 말씀의 깊은 진리를 깨닫기엔, 도마의 믿음은 얕은 물가에 머물러 있었다. 죽음을 통과해 부활의 몸으로 눈앞에 나타나신 예수님을 본 순간, 도마의 입술에서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깊은 신앙고백이 터져 나왔다. “나의 주님,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요 20:28).
즉각적인 응답이 있는 기도, 당장 열매가 나타나는 봉사, 사람들의 칭찬이 따르는 헌신을 바란다면, 우리는 신앙의 얕은 물가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다. 얕은 믿음에 머물러 있던 도마를 깊은 바다로 초청하셨던 예수님께서 이 여름, 우리를 더 깊은 믿음으로 부르신다. 이 뜨거운 여름, 수련회에서, 캠프에서, 아웃리치와 단기선교 현장에서,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더 깊은 은혜의 바다로 우리를 초청하신다. 우리, 더 깊은 믿음의 바다로 뛰어들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진짜 은혜는 이제부터다!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