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이수영 기자>
<큐틴> 친구들~ 챗GPT를 이용해 본 적 있어? 프로 작가 못지않은 논리정연하고도 깔끔한 글을 보기 위해 필요한 것은, 키워드를 입력하기 위한 손가락과 1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뿐!! 결과물을 보면 완벽함에 등골이 오싹해지기도 해. 인공지능은 과연 사람을 지배할 만큼 똑똑한 걸까? 이번 호에서는 디지털 세계에서도 지혜의 근본은 하나님이심을 확신하며, 선하게 쓰임받길 원하는 박찬신 인공지능 연구원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 보자!
Q. 어떤 일을 하시나요?
저는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AI연구소에서 수석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어요. 제가 소속된 연구원은 포스코그룹 내 친환경 철강과 미래 소재, 친환경 인프라와 관련된 사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연구를 수행하고 있어요.
Q. 이 일을 시작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전산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삼성SDS와 SK플래닛에서 엔지니어로 일했어요. 그러던 중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 모니터링 모델을 개발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운영 서비스에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날 때가 있는데, 시스템이 그 패턴을 학습 및 예측해서 대비하는 것이죠.
처음에는 혼자 공부했는데, 아무래도 기초 이론과 수학에 대한 지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유학을 결심해,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컴퓨터 공학과 석사 과정에 진학했어요. 늦은 나이에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니 두렵기도 했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무사히 과정을 마칠 수 있었어요.
학위를 받은 후에는 LG전자 CTO AI연구소의 책임 연구원으로,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인공지능 모델을 연구했어요. ‘알파고’로 많이 알려진 인공지능 강화 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사용자가 어떤 패턴으로 냉장고 문을 여닫는지 파악해 그에 맞게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게 한다거나, 세탁물의 양과 오염도에 따라 세탁기를 달리 구동하는 기술 등을 연구했어요.
현 직장인 포스코홀딩스에서는 각종 공정과 품질에 관련된 인공지능 연구를 하고 있죠.
Q. 그리스도인으로서 인공지능 연구를 하시는 소회를 나눠 주세요~
연구하는 매 순간 하나님의 놀라운 창조 섭리를 느껴요. 우리가 생각할 여지조차 없이 자연스럽게 행하는 많은 일을 컴퓨터가 수행하려면, 매우 정교하고도 복잡한 전기 신호와 명령이 필요해요.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조건을 부여하고 일일이 제어해야 하죠.
책장 넘기는 것을 예로 들어 볼까요? 먼저 컴퓨터는 이미지나 비디오를 통해 책과 종이의 두께와 너비, 위치 등을 판단해, 책에서 적당한 거리로 로봇 팔을 이동시켜요. 그리고 책장을 집을 때는 로봇 팔에 부착된 다양한 모터와 센서를 통해 힘의 세기를 섬세하게 조절해야 해요. 그래야 책장을 찢거나 구기지 않고 넘길 수 있어요. 종이 한 장을 넘기는 간단한 과정도 복잡한 수식에 따른 연산과 그 결과를 논리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을 거쳐야 겨우 완성돼요. 이를 생각하면, 놀라운 창조의 신비에 감탄할 수밖에 없죠.
‘딥 러닝’(Deep Learning)을 가리켜 인공지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해요. 딥 러닝이란 컴퓨터가 방대한 데이터를 분류하고 조합해 결론을 도출해 내는, 일종의 ‘컴퓨터 공부법’이에요. 요즘 화제로 떠오른 챗GPT에 적용된 인공지능 기술이기도 하죠. 그런데 딥 러닝의 모델은 ‘퍼셉트론’이라고 하는 인간 뇌의 신호 전달 체계(뉴런)에서 출발했어요. 누군가는 새로운 기법이라고 흥분할 테지만, 어차피 사람이 생각해 내는 지식과 방법은 하나님께서 말씀과 지혜로 창조하신 것을 모사하는 것에 불과해요.
Q. 인공지능 연구의 장단점은 무엇일까요?
인공지능뿐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의 연구자는 자기 분야에서 새롭게 대두되는 기술 관련 논문을 읽고 분석하며 응용하는 게 주된 업무에요. 공부를 좋아하고 학문적 상상력을 펼치는 것이 즐거운 사람에게 연구자라는 직업은 큰 매력이죠.
그러나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인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따라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어요. 최신 기술을 연구하고 활용해 개발을 마쳤는데, 그 기술을 적용할 때가 되면 이미 뒤처져 버리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대부분의 회사가 최신 기술을 예측할 수 있는 학회나 박람회 참석을 적극 지원하고 있어요.
Q. 이 일을 하기 위해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할까요?
아무래도 수학적 사고력이 요구돼요. 문제 해결을 위한 ‘생각의 과정’(논리)을 이해, 정리하고, 그 결과를 응용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낼 줄 알아야 하거든요. 컴퓨터의 생각은 산술 연산과 논리, 기억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수학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이 중요하죠. 새로운 알고리즘이나 기술을 빠르게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능력이고요. 또한 수많은 변수와 제약 등이 존재하므로 다양한 경우의 수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해요.
Q. 진로를 고민하는 십대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경제와 산업은 빠르게 변해요. 그리고 그 흐름은 다양한 학문의 융합을 향해 가고 있고요. 그러니 시대의 인기를 좇지 않았으면 해요. 끊임없이 배우고 변화해야 하는 시대 앞에서는 시류에 편승해 적성에 맞지 않는 것을 억지로 하기보다 내가 끈기를 갖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 내가 열심을 낼 수 있게 하는 동기 부여가 되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단순하거나 반복적인 일은 컴퓨터나 기계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요. 이제는 기계가 할 수 없는 영역인 창의적이고 영적인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해요.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하며, 내가 배운 지식에 담긴 더 깊은 의미와 이유를 다양한 자료를 통해 발견해 가는 훈련을 해 보세요. 특히 성경 속에 나오는 역사적 사건과 예수님의 말씀 속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이해하는 훈련을 하다 보면, 보다 가치 있는 일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Q. 앞으로의 비전을 나눠 주세요!
사람은 하나님과 같아지려고 하는 죄성을 가진 존재예요. 어쩌면 제가 연구하는 인공지능이 그러한 인본주의의 가장 최전선에 있는 ‘21세기의 바벨탑’일지도 몰라요. 그러나 구텐베르크의 인쇄 기술이 전 세계에 성경을 보급하고, 종교개혁에 기여한 것처럼, 새롭게 떠오른 기술인 인공지능 또한 하나님의 선한 도구로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많이 부족하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를 잘 사용해, 선한 청지기로서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쓰임받는 인공지능 연구자가 되고 싶어요.
Artificial Intelligence Researcher
인공지능 연구원
하는 일
인간의 학습력, 추리력, 논리력 등을 갖춘 컴퓨터 시스템을 개발함
업무 수행 능력
창의력, 논리력, 수리력, 분석력 등
되는 길
대학교에서 관련 전공을 이수하고 관련 회사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음. 석사 이상의 학위 소지가 유리함
지식
수학, 물리학, 전산학, 전자 공학, 제어 공학 등
학과
전산학과, 컴퓨터 공학과, 전자 공학과, 제어 공학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