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김하림 기자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라는 속담처럼 ‘말’이란 것은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야.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도 소통과 교제가 중요하듯,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뜻이 통하고 서로 교감할 수 있도록 말을 옮겨주는 일은 정말 귀한 것 같아. 이번 달에 <큐틴>은 동시통역사인 박현아 통역사님을 찾아가 봤어. 지금부터 함께 만나볼까?
박현아 통역사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하고 영어학을 부전공했다. 서울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한영 국제회의통역을 전공해 졸업한 후, 현재 MBC 문화방송 홍보국 정책홍보부 국제협력팀에서 통번역사로 일하고 있다.
통역사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보통 통역사는 프리랜서, 프로젝트 통역사, 인하우스 통역사 이렇게 세 분류로 나눌 수 있어요. 프리랜서 통역사는 에이전시나 인맥을 통해 통번역 일을 건 단위로 하고, 프로젝트 통역사는 기업체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전담 통역을 해요. 저는 일반 회사원처럼 한 회사에 소속돼 있는 인하우스 통역사예요. 기업체나 정부기관에 소속돼 통번역을 담당하죠. 지금은 MBC 홍보국 정책홍보부에 있는데, 이곳은 회사의 대외적인 홍보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예요. 그중에서도 국제협력팀에서 해외 홍보, 국제 교류, 국제기구 활동, 해외방송사와 교류 등 영어권에 관련된 일 중 국제협력, 영어통번역, 국제 상 출품 역할을 맡고 있어요.
어떻게 이 길을 꿈꾸고 일하게 되셨나요?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좋아해서 외교관과 동시통역사라는 꿈, 두 가지를 갖고 있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흥미와 재미가 있었어요. 고등학교 때 영어 경시대회에서 2등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꿈을 꾸게 됐어요. 대학교에서는 스페인어를 전공했고, 통역 아르바이트부터 전화영어 강사, 축제 행사 영어 사회자, 자원봉사까지 다양하게 도전하면서, 과연 정말 내가 평생 영어를 직업으로 즐거워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 적성에 맞는지 시험해 보고 확인해 봤죠. 확신이 생기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통번역 입시학원에서 대학원을 준비했어요.
통역사, 이런 건 좋다 vs 이런 건 힘들다!
통역사가 좋은 건 항상 가슴 뛰는 곳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다양한 환경을 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여러 업무가 주어지다 보니 지루할 틈이 없어요. 덕분에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우도 적고요.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이런 다이내믹한 일이 잘 맞아요. 통역과 밀접한 관련 분야에 있는 다른 직업들도 경험해 볼 수 있고요. 하지만 통역사가 결코 화려한 삶을 사는 건 아니에요. 끊임없이 공부가 필요하죠. 시대나 환경, 상황은 늘 빠르게 변하는데 ‘말’이라는 것은 그 상황에 맞춰 잘 전달하는 게 제일 중요하거든요. 한 번 잘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요. 특히 동시통역의 경우에는 결과가 그 자리에서 바로 드러나기 때문에 실수할 경우를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큰 편이죠.
통역사가 되려면 어떤 자질과 재능이 필요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기본적으로 언어를 좋아하고 잘해야겠죠. 그런데 외국어 능력만큼이나 한국어 실력도 굉장히 중요해요. 처음부터 통번역을 연습하는 게 아니라 언어적인 감을 기르고 언어 자체를 이해하는 게 좋아요. 한국어를 따로 공부하면 도움이 많이 되는데, 논평이나 신문 등 잘 써진 글을 보고 한국어 표현이나 사자성어를 익혀둬야 하고요. 순발력과 순간 집중력도 중요해요. 처음 만나는 사람과 얘기하는 것,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도 정말 중요하죠. 해당 외국어를 많이 접하면서 다양한 텍스트와 자료들에 익숙해지도록 연습하고, 여러 상황에서 쓰이는 언어를 습득해야 해요. 언어는 어떤 법칙대로 기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서 재밌게 즐겨내는 것이 제일 좋아요.
직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소명과 비전은 어떤 것인가요?
특별히 단 위에서 설교를 통역하는 것을 볼 때, 언젠가는 꼭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영혼을 살리는데 이 재능을 드리고 싶다고 다짐해요. 최근에는 기독교 서적을 번역하는 일에 참여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는데, 외국 기독교 서적 중에 좋은 작품들이 많은데도 한국에 소개되는 건 적은 것 같아 안타깝더라고요. 한국의 좋은 기독교 서적들도 해외에 소개하고 싶고요. 통역만을 꿈꾸며 나아가기에는 주신 비전이 좁아질 수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기도하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귀 기울이고 주의 깊게 살피려고 해요. 준비된 상태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곳에 가서 언어의 은사로 섬기는 것이 제 궁극적인 비전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통역가를 꿈꾸는 청소년 친구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려요.
우린 꿈을 이루면 행복할 거라 생각하기에 그 과정을 희생하며 인내하잖아요. 그런데 꼭 무엇을 이루고, 되는 결과가 전부는 아니에요. 결과에 너무 집착하면서 노력하면, 만약 그 결과가 좋지 않을 때 희생의 과정이 아까워 원망과 좌절이 남기도 하거든요. 반대로 결과가 좋다 해도 큰 교만에 빠질 수 있고요. 우리는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는 데에서 기쁨을 찾아야 해요. 하나님과 교제하며 준비할 때 비로소 모든 것을 맡겨드릴 수 있고, 스트레스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어요. ‘과연 내 꿈이 하나님의 뜻이 맞을까?’라고 고민하기보다 그 마음을 주신 분도 하나님이심을 기억하며 즐겁고 감사함으로, 또 기도함으로 나아가길 바라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며 잘 할 수 있는지 충분히 알아가며 그 과정을 즐기는 수 있는 <큐틴> 친구들 되길 축복합니다! Q
Interpreter
동시통역사
하는 일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서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한 언어를 상대 쪽 언어로 바꿔 전달한다.(문서, 보고서, 전문서적 등을 포함)
업무 수행 능력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이해력, 기억력, 순발력, 선택적 집중력
되는 길
대학교 졸업 후 국내 통번역대학원 수료 후 활동이 가능
지식
국어, 영어, 역사, 미디어, 경제
관련학과
어문 계열 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