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2024년 08월

[캐릭터 콘셉트 아티스트]실감 나게 게임 속 세계를 지배하다!

직업의 세계 <이수영 기자>

친구들도 게임 좋아하지? 모든 게임에는 세계관이 녹아 있고, 그 세계관과 조화를 이루는 캐릭터가 등장해. 그래픽인지 실사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고 아름답게 표현된 게임 속 캐릭터는 유저가 더 실감 나게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이번 호에서는 롤플레잉 게임인 ‘바람의 나라’ 캐릭터를 개발한 이윤석 아티스트를 통해 게임 개발자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Q. 현재 어떤 일을 하시나요?
저는 지금 넥슨이라는 게임 회사에서 게임 개발자로 일하고 있어요. ‘게임 개발자’란 말 그대로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에요. 보통 IT업계에서 ‘개발자’라고 하면 프로그래머와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이지만, 게임업계에서는 게임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모든 직종을 말해요. 게임 개발자는 크게 기획자와 프로그래머, 아티스트로 나뉘는데, 저는 그중에서 아티스트로서 게임에 들어가는 캐릭터 개발을 담당하고 있어요.
게임 기획자가 스토리와 등장인물에 대한 설정을 글로 정리하면, 아티스트는 이를 바탕으로 캐릭터를 그려 나가요. 완성된 캐릭터를 바탕으로 3D 모델링을 한 후, 동작을 입히고 마지막으로 특수 효과를 넣으면 하나의 캐릭터가 완성되죠. 캐릭터가 게임 안에서 다양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프로그래머가 담당하고요. 
저는 기획자가 글로 만든 등장인물을 이미지로 상상해, 게임에 맞는 캐릭터로 구현해 내는 일을 맡고 있어요.

Q. 이 일을 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 일본에서 살다 온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가 일본에서 녹화해 온 비디오테이프 속에서 게임 광고를 보게 됐어요. 제가 어렸을 때는 스마트 기기도 없을뿐더러, 서비스되는 게임이 지금처럼 다양하지도 않았어요. 게임이 놀이 문화로 정착하지 않은 시대였죠. 
가정용 게임기 또한 정식으로 수입되지 못해 한정된 게임만 즐길 수 있던 때였는데, 어린 저에게는 그 광고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그때부터 미술을 전공하고 싶었고, 게임 그래픽 쪽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준비하다가 지금의 일을 하게 됐어요.

Q. 일하면서 경험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나눠 주세요~
이 일을 하게 되기까지 그리고 이후의 모든 시간이 하나님의 섭리라고 생각해요. 친구네 집에서 처음 게임 광고를 접했을 때, 한국에도 곧 게임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어리고 평범한 학생에 지나지 않던 제게 그런 확신을 주신 분은 하나님이시라고 생각해요. 
게임 그래픽이라는 낯선 분야에 눈을 뜨게 하셨고, 미술에 달란트를 주신 분도 하나님이셨죠. 그리고 제가 군대에 가야 할 시기에 게임 회사도 방위 사업체로 지정돼, 군 복무 대신 회사에서 실무 경험을 하게 하신 분도 하나님이세요.
사실 미술을 시작할 때와 게임업계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가족과 지인들의 반대가 있었어요. 그러나 그 힘든 과정을 거치며 하나님을 만났고, 하나님께서는 지금까지 저를 인도해 주셨죠. 

Q. 보람될 때와 힘든 때는 언제인가요?
오랜 시간을 들여 개발된 게임이 공개되고, 그중에서도 제가 작업한 캐릭터가 큰 관심을 받을 때 정말 큰 보람을 느껴요. 반면, 동료들과 긴 시간 공들여 작업한 게임이 서비스되지 못할 때는 많이 허탈하고 힘들어요. 
그리고 게임업계에서 일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힘든 점도 있어요. 사실 게임업계에는 하나님을 믿는 분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또한 게임의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 많은 개발자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다양한 문화나 종교가 섞이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보지만, 사실 쉬운 일은 아니죠. 그러나 지금도 어떻게든 동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캐릭터 안에도 하나님의 메시지를 넣을 포인트를 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Q. 이 직업의 장단점은 무엇일까요?
창의적인 작업을 하다 보니 일반 회사보다 복장 등 근무 환경이 자유로워요. 동료들과의 관계도 수직적이기보다는 수평적인 편이죠. 
또한 어느 직업이든 마찬가지지만, 과도한 업무를 수행해야 할 때도 있어요. 게임업계에서는 이를 ‘크런치 모드’(crunch mode)라고 불러요. 업무를 마감할 때나 게임 출시를 앞두고 게임의 완성도 향상을 위해 밤늦게까지 집중해서 일을 해야 하죠. 그래서 체력 단련도 필수예요.

Q. 이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요?
우선 게임에 관심이 많아야 해요. 단순히 게임을 플레이하고 즐기는 것을 넘어, 캐릭터가 움직이는 모양과 구조에 대해 고민해 본다거나, 나라면 어떻게 이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지를 상상해 보는 적극성이 필요해요. 
또한 게임에는 다양한 문화와 역사가 녹아 있기 때문에, 고대 신화는 물론 역사 속에 등장했다가 사라진 많은 나라의 이야기와 문화를 알아 가는 것에 흥미를 가지면 더 좋아요.

Q. 이 일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내가 만든 캐릭터가 다른 개발자들과 협업해 만든 게임 세계에서 유저들에 의해 힘차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이에요. 신기함을 넘어서서, 정말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죠.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도 이런 마음이실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콘텐츠 제작자로서 느낄 수 있는 기쁨의 최고봉이 아닐까 싶어요.

Q. 진로로 고민하는 십대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저는 친구들과 비슷한 나이에 조금은 허황된 꿈을 꾸고 있었어요. 지금 제가 몸담고 있는 분야는 당시에 너무나 생소했기 때문에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선배도 없었어요. 그래서 하나님께 날마다 기도할 수밖에 없었어요. 가족과 주변의 반대는 물론, 게임 회사에 들어간 후에도 몇 년은 내가 이 길을 선택한 게 잘한 것인지 고민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기도 했죠. 그렇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께 문제를 온전히 맡기고, 그날 제게 주어진 일을 해 나가는 것에 집중했어요. 
하나님께서는 자녀의 기도를 절대 외면하지 않으세요. 그리고 기적과도 같이 그 길을 열어 주세요. 이를 잊지 말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Q. 앞으로의 비전을 나눠 주세요!
저는 하나님께서 제게 특별히 이 길을 허락하셨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는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로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을 열심히 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고 싶어요. 
처음에는 게임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돼서 주님을 알리는 것이 꿈이었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예수님을 캐릭터로 그려서 예수님을 증거하는 일에 쓰임받기를 원하며 기도하고 있어요.



Character Concept Artist
캐릭터 콘셉트 아티스트
하는 일
게임 속 세계관과 조화를 이루는 캐릭터를 창조해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실감 나게 구현함
업무 수행 능력
창의력, 표현력, 분석력, 집중력, 의사소통 능력 등
되는 길 
대학교나 사설 교육 기관에서 관련 전공을 이수하고 게임 회사나 디자인 회사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음
지식 
미술, 역사, 철학, 예술 등
학과 
시각 디자인학과, 영상 디자인학과, 미디어학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