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이수영 기자>
넓은 홀의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눈을 반짝거리며 단상을 보고 있어. 이때 매의 눈으로 행사장을 체크하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행사가 진행되도록 진두지휘하는 국제회의 기획사들이 있지. 크고 작은 행사가 매끄럽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이 참가자 등록, 이동, 식사, 숙박 등 수많은 단계를 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해.
국제회의 기획사들이 오랜 시간 정성을 담뿍 담아 선보이는 국제회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니? 함께 들어 보도록 하자!
Q.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저는 20여 년 동안 ‘코리아컨벤션서비스’라는 회사에서 국제회의 기획사(Professional Congress Organizer, PCO)로 일하고 있어요. 저희 아버지께서는 1976년에 우리나라 최초로 국제회의를 전문으로 기획하는 회사를 설립하셨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께 회사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성장했고 십대 시절부터 국제회의 행사 아르바이트도 자주 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 분야에 관심이 생겨 본격적으로 일하기 시작했어요.
Q. 국제회의 기획사는 어떤 일을 하나요?
전 세계 모든 분야에서는 각자가 연구한 정책을 논의하고 그 성과를 발표하며, 타 분야와의 협업과 마케팅을 의논하는 등 다양한 목적의 국제회의가 개최돼요. 정부, 민간 단체, 기업 등 다양한 성격의 조직이 여러 가지 형태의 국제회의를 개최하죠. 친구들도 학회, 포럼, 심포지엄, 세미나와 같은 말을 많이 들어 봤을 거예요.
국제회의 기획사는 행사 등록 및 홍보, 공식 행사, 사교 행사, 식음료, 참석자 관광 및 숙박, 브로슈어 제작, 인력 및 재무 등 국제회의와 관련된 모든 일을 전체적으로 기획 및 운영하는 일을 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는 무엇인가요?
의학 분야 행사 중 세계 수위권인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참석자만 1만 명에 달했죠. 런던과 로마 등 유서 깊고 막강한 경쟁 도시를 제치고 이 행사를 서울로 유치하고 개최하기까지 거의 9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어요. 야근은 물론이고 주요 후원사의 마케팅 담당자들을 만나느라 해외 출장도 잦았죠. 이런 대규모 행사는 한국에서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물자 수송이나 숙박, 연회 등 모든 부분이 도전이었어요. 우리 회사 직원들을 비롯해 협력사들과 합심해서 성공리에 대회를 마칠 수 있었고, 9시 뉴스에서도 행사 개최 소식을 다뤘죠. 주위 많은 분의 기도와 하나님의 도우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또 하나 감사한 것은 한국 측 관계자들께서 그다음 회차 행사에 참석하신 후, 격려의 말씀을 해 주신 것이었어요. “행사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지난번 한국만큼 잘 준비한 대회가 없었다고 많이 칭찬했다. 국제 행사 한 번으로 학계에서 한국의 위상이 한층 달라졌음을 느꼈다. 후학을 위해 한국에서 개최하길 정말 잘한 것 같다. 잘 도와줘서 고맙다.” 이 말에 정말 큰 보람을 느꼈어요. 관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는 것과, 그 분야가 발전하는 데 일조했다는 점에서 큰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죠.
Q. 어떤 면에서 보람을 느끼시나요?
국제회의 기획사처럼 외국인에게 자국을 직접적으로 홍보하며 나라의 발전을 돕는 일도 드물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행사를 잘 개최함으로써 그 분야의 학문이나 서비스가 여러 단계 도약하는 과정을 돕는 일이거든요. 중요한 국제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이 산업과 학문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고, 나라의 위상이 오늘날에 이르는 데 이바지했다고 생각해요.
Q. 이 일의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이 일은 배워야 하는 업무가 많아요. 전문가가 되는 과정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죠. 그러나 그 시간을 잘 지나왔을 때,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돼 있을 거예요. 그리고 다양한 협력 업체와 여러 사람의 협업으로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의외의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해요. 그래서 행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주위에 기도를 부탁하고, 저 역시 기도하며 하나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어요. 말하고 보니 단점이 아니라 모두 장점 같기도 하네요.
Q. 힘든 상황을 하나님의 은혜로 극복하신 경험이 있나요?
우리 업계 역시 코로나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았어요. 2020년에는 일을 할 수가 없었죠. 그간 경험하지 못한 심각한 상황이었어요. 처음에는 같은 업계 사람들과 회의하며 조언도 구했지만, 사람의 지혜에 의지하는 방법은 해결책이 되지 못했어요. 점차 저의 힘과 계획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간절히 기도하게 되더군요.
참 신기하게도 하나님께서 그동안 제게 얼마나 크고 넘치는 도움과 은혜를 주셨는지 깨닫고 감사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온라인 회의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국제회의가 개최되기 시작했고, 연기됐던 회의들도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어려운 시기를 지날 수 있었어요. 더불어 온라인 회의라는 새로운 분야도 배우게 됐죠.
Q. 이 일은 어떤 소양을 갖추면 좋을까요?
기본적으로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남을 돕는 일을 즐거워하는 성향이 있다면 좋아요. 꼼꼼함과 센스도 겸비하면 좋겠죠. 또한 계획을 짜서 일을 진행하는 것을 불편해하지 않아야 해요. 내 일정 관리도 제대로 못하면서 업무와 관련된 크고 작은 일정을 관리하기란 어려우니까요.
또한 유연한 사고가 필요해요. 이 일은 타인과의 협업이 필수인데, 내 생각만 고집하는 태도는 옳지 않죠. 아울러 국제 행사를 준비하려면 영어는 물론, 외국어 한두 개쯤은 배워 두면 좋아요.
Q. 이 일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한 편의 영화가 오랜 기획과 촬영, 편집을 거쳐 극장에서 상영되듯 국제회의도 짧게는 3개월 길게는 3~4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요. 이렇게 내가 기획한 것들이 개회식을 시작으로 눈앞에 실제로 펼쳐지고 사람들의 박수를 들을 때면 설명하기 어려운 희열과 감동이 있어요.
저는 적게는 20명부터 많게는 1만 명까지 모이는 다양한 규모의 국제회의를 경험했어요. 또한 비슷해 보이는 행사일지라도 실상은 모두 달라요. 이렇게 계속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가며 새로운 일을 만들어 가는 것은 정말 큰 매력이에요.
Q. 마지막으로 십대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입시나 취업을 위해서가 아니라 친구들의 풍요로운 정서를 위해서라도 영어, 세계 문화와 정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아 가는 것을 추천해요. 친구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다양한 과목이 재미없고, 왜 배워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친구들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시간을 쓸데없는 것을 배우는 데 낭비하도록 하시지 않으세요. 모든 일에는 필요한 과정이 있고, 하나님께서 친구들과 동행하시며 준비하고 계심을 믿으며 미래를 향해 차근차근 걸어가길 기도할게요.
Professional Congress Organizer
국제회의 기획사
하는 일
국제회의 기획 및 유치, 준비, 진행 등과 관련된 업무를 조정하고 운영함
업무 수행 능력
기획력, 창의력, 분석력, 통솔력, 설득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되는 길
관련 협회에서 소정의 과정을 이수하고 기획사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음. 대학교에서 관련 전공을 이수하거나 자격증을 취득하면 유리함
지식
경영, 예술, 인사, 회계, 마케팅 등
학과
경영학과, 호텔관광학과, 호텔경영학과, 신문방송학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