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이수영 기자>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한 항생제 페니실린, 친구들이 날마다 쓰고 있는 포스트잇, 주방 필수템 전자레인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실수와 우연을 통해 발명됐다는 거야. 친구들에게도 어느 날, 불현듯 세상을 뒤집을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어! 떠올라 봤자 아직 십대라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그럴 때는 한국발명진흥회의 문을 두드려 봐. 오늘 만나 볼 양진수 선생님과 같은 지식재산 행정 전문가들께서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방법을 알려 주실 거야!
Q. 한국발명진흥회는 무슨 일을 하나요?
제가 지식재산 분야의 행정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한국발명진흥회는 ‘발명진흥법’이라는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공공 기관이에요. 이름 그대로 우리나라의 발명 진흥 사업을 추진하고, 발명가와 국내 지식재산을 보호하며 그것을 활용하는 일을 해요. ‘지식재산’이란 사람의 지적 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모든 재산을 뜻해요. 발명이 대표적이죠. 예전에는 ‘지적재산’이란 말을 썼는데 일본에서 들어온 말이라 좀 더 자연스러운 한국말로 바뀌었어요.
한국발명진흥회에는 저 같은 지식재산 행정 전문가를 비롯해 변리사, 이공계 및 교육학 박사 등 다양한 전문가가 모여 있어요. 그중에서도 ‘지식재산 행정 전문가’는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과 관련된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일을 해요. 발명 영재 선발을 지원하고, 지역 교육청과 연계해 학생들의 창의력 향상과 발명 활동을 지원하고 있죠. 그리고 대학교에서 지식재산 융합을 전공하는 학위 과정도 지원하고 있어요.
한편 일반인을 위해서는 전국에 있는 지식재산센터를 통해 예비 창업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권리화해서 기술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소상공인의 상표 등록과 브랜드 개발 등을 지원해요. 또한 중소기업의 해외 특허 출원을 비롯해 다양한 특허와 디자인 전략을 지원하고, 경쟁력 있는 기술과 제품 개발을 돕기도 하죠.
저는 현재 한국발명진흥회에서 지식재산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중점 대학 사업, 신산업 분야 지식재산 융합 인재 양성 사업, 캠퍼스특허유니버시아드대회, 국가 공인 지식재산능력시험 등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어요.
Q. 어떻게 이 일을 하시게 됐나요?
저는 사실 초등학교 때 TV에서 방영되던 애니메이션 <마징가Z>를 보며 만화가를 꿈꿨어요.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로는 <건담>, <에반게리온> 등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며 메카닉 디자이너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죠.
처음에는 로봇을 그리는 게 너무 좋았는데 출판과 웹, 기업 이미지 디자인(CI), 광고 등 점점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디자인 회사를 창업하기도 했죠.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회사는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웹 디자이너를 거쳐, 한국발명진흥회에 입사했어요. 처음에는 디자이너로서 e-러닝 교육 콘텐츠 개발에 참여했어요. 그러면서 점점 공공 기관 특성상 행정 업무를 병행하게 됐고, 지금은 지식재산 행정 전문가로 업무를 수행하게 됐죠.
Q. 일터에서 만난 하나님을 소개해 주세요~
2019년 세종지식재산센터가 개소하면서 세종시로 발령을 받았어요. 5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다시 본사로 발령받아 서울에 올라왔는데, 예산도 너무 크고 일도 낯설어 걱정과 두려움이 많았죠.
그때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이 “내가 또 다윗의 집의 열쇠를 그의 어깨에 두리니 그가 열면 닫을 자가 없겠고 닫으면 열 자가 없으리라”(사 22:22)였어요. 이 말씀을 붙들고 담대히 나아갈 수 있었어요.
아침에 회사에 출근하면 제일 먼저 기도를 하는데, 전혀 답이 보이지 않던 일이 생각지도 않은 방법으로 해결돼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경험해요. “실장님, 기도 정말 많이 하시나 봐요!”라고 말하는 직원들을 보면, 작게나마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도 들죠. 제 능력이 아닌 주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은혜라고 생각하며 항상 감사하고 기쁘게 일하고 있어요.
Q. 언제 보람을 느끼시나요?
‘특허청 청소년 발명기자단’을 창단해서 약 6천 명의 전국 초·중·고등학생이 참가하는 활동과 캠프를 진행했던 일이 기억에 남아요. 학생들 스스로 기사를 취재하고 글을 써서 공유하며 서로 소통하는 등 기획했던 방향으로 사업이 잘 진행됐죠. 참가한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았고요. 기획자로서 정말 보람된 순간이었어요.
Q. 이 일의 장단점은 무엇일까요?
학생과 일선 교사, 일반인은 물론 중소기업이 지식재산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실제적인 정책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에요. 현장에서 그들과 소통하면서 보람도 느끼고요.
그러나 지식재산 개념은 모든 산업 분야에 다 적용되기 때문에 폭넓은 지식과 기술 트렌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죠. 이건 단점이라기보다는 나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통로라고 볼 수 있겠네요. 한편 시간과 인력, 재정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모든 지원자에게 필요한 사업을 다 지원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다양한 민원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종종 있어요.
Q. 이 일에는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요?
지식재산과 관련된 행정 업무는 특허법, 디자인법, 상표법, 저작권법 등에 근거해 진행해야 해요. 더불어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죠. 이를 위해 최소한의 기초 지식이 필요해요. 기본적으로 배우는 것을 좋아해야 하죠.
또한 행정 서비스를 할 때는 공정성과 윤리 의식이 중요해요. 개인적인 감정에 따라 지원 여부를 결정하거나 비윤리적인 사업에 공적 자원을 투입해선 절대 안 되죠. 의사소통 능력도 중요하고요. 민원인과의 관계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특허청 등 외부 기관이나 변리사와 협업해야 하는 일도 많거든요.
Q. 이 일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이 직업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매력적인 분야예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거든요.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자부심도 빠트릴 수 없죠. 그리고 업무를 지속할수록 전문성을 키워, 기술 거래사나 특허청 심사관 등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열려 있어요.
더불어 능력과 관심도에 따라 국제기구나 글로벌 기업과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어요. 지식재산 행정 업무는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호하고,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거예요.
Q. 사명과 비전에 대해 나눠 주세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들고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지식재산 행정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일하는 가운데 하나님을 증거하며, 믿는 자녀로서 세상에 본이 되는 삶을 살고 싶어요.Q
Intellectual Property Superviser
지식재산 행정 전문가
하는 일
발명, 특허 등 지식재산과 관련해 정책을 수립하고 지원함
업무 수행 능력
기획력, 창의력, 분석력, 논리력, 설득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되는 길
관련 전공을 이수하고 공공 기관이나 기업 법무팀 등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음
지식
법률, 디자인, 기술, 기초 과학, 마케팅, 경제학 등
학과
법학과, 경영학과, 행정학과, 경제학과, 디자인학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