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이수영 기자>
길을 걷다 보면, 공사장을 종종 마주치곤 해. 누군가의 꿈과 소망을 담은 집이나 상가가 리모델링 중이기도 하고,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회사의 사옥이 아득한 높이로 올라가고 있기도 하지. 어느 날 갑자기 멋진 건물이 짠~ 등장하면 그저 신기할 뿐이야. 마치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예비하신 놀랍고 멋진 계획이 생각하지 못한 순간에 이뤄지듯 말이야.
건물의 외관부터 보이지 않는 곳까지 모든 것을 계획하고 예비하는 건축가의 작업은 하나님의 창조 사역과도 닮은 점이 있어. 오늘은 박현우 건축가를 통해 건축의 세계로 들어가 볼까?
Q.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저는 ㈜창조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건축사보로 일하고 있어요. ‘건축사보’는 건축사사무소에 소속돼 건축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해요.
실제 건축물을 설계하고 관리 감독하는 일을 하려면 반드시 건축사 자격증이 있어야 해요. 그리고 건축사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의 실무 경력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은 건축사보이자 건축가로서 실무 수련을 하고 있죠.
Q. 건축가는 무슨 일을 하나요?
건축가는 주거와 산업, 첨단 시설과 오피스 등 다양한 용도의 건축물을 설계, 감리해요. 건축 설계란, 건축물을 설계하고 공사해서 완공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말이죠. 건축물 내외부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건축물이 지어지는 전 과정 중에 수반되는 다양한 법적, 행정적인 문제를 다루고,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하며 프로젝트를 수행해요.
건축 감리란, 건물이 지어지는 과정에서 건축사가 설계한 대로 제대로 된 자재를 쓰는지, 건축과 관련된 법 기준을 잘 지켜 가며 공사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일을 말해요. 일반적으로는 설계 파트가 잘 알려져 있지만 감리도 설계만큼 중요한 일이죠.
Q.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미술과 건축에 관심이 많았고 수학을 좋아했어요. 그림에도 소질이 있어, 취미로 주택의 평면도를 구상하고 그리기를 즐겼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건축학과에 진학했죠.
수업 시간에 건축을 토대로 한 예술과 철학, 역사, 엔지니어링, 도시 계획 등 인문학과 공학을 넘나드는 깊은 사유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었고, 방학 때는 답사도 다니고 공모전과 인턴 활동 등의 직접 체험을 통해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었어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건축의 매력에 더욱 빠져서 이 일을 하게 됐죠.
Q. 일하면서 만난 하나님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하나님께서도 설계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하나님께서는 만물을 설계하셨고, 지금도 주관하고 계시죠.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 무엇 하나 대충 하신 것이 없고, 아주 정교하고 놀라운 섭리로 이 세상을 창조하셨어요. 그래서 저도 하나님의 창조를 기억하며 업무에 임하려고 노력해요.
건축 설계란 건축을 가장 먼저 계획하는 일이에요. 이것이 잘못되면 이후에 많은 것이 틀어지고 말죠. 시간에 쫓기고 힘들 때가 많아, 나도 모르게 대충 넘기려는 마음이 들기도 해요. 그럴 때 ‘창조의 하나님’을 기억하며 마음을 다잡곤 하죠.
Q. 언제 보람을 느끼시나요?
저는 아직 건축사가 아니라서 제가 주도해 설계하고 준공된 건물은 없어요. 그러나 제가 참여한 프로젝트가 착공되고 조금씩 건물이 올라가는 모습을 볼 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보람과 감격을 느껴요. 시간이 흘러 건축사가 돼, 제가 직접 설계한 건물을 보며 느끼는 보람은 더욱 크리라 믿으며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Q. 이 일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건축 설계의 장점은 업무 영역이 광범위하고, 반복되는 작업이 거의 없어서 지루할 틈이 없다는 거예요. 건축물의 내외부는 같은 모양이 하나도 없거든요. 커다란 아파트 단지를 짓더라도, 어떤 모양의 땅이냐에 따라 모두 다 다르게 설계해야 해요. 또한 개인이 의뢰하는 소규모 건축물도 많지만, 상업 시설이나 사회 기반 시설의 경우는 규모가 매우 크죠. 사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중 가장 큰 것을 만든다는 점에서, 커다란 책임감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어요.
그러나 익숙하고 반복적인 일에서 편안함을 느끼며 일의 효율이 올라가는 사람에게 건축 설계는 어려울 수 있어요.
Q. 이 일은 어떤 자질을 갖추면 좋을까요?
건축 설계에는 다양한 역할이 존재해요. 전 과정을 모두 다루는 사람도 있고, 설계 과정 중 일부만 맡아서 하는 사람도 있죠. 그러나 건축가는 건축과 관련한 모든 것을 아울러야 해요. 따라서 책임감과 부지런함, 소통 능력, 지적 호기심 등이 중요해요.
건축 설계는 대개 소수의 인원이 한 팀을 이뤄, 큰 규모의 건축을 계획해요. 따라서 각자가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하죠. 또한 수많은 안 중에서 가장 좋은 하나를 채택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많은 대안을 검토해야 해요. 그러려면 손과 머리를 부지런히 써야 해요. 또한 건축물을 짓는 과정에서 구조, 기계, 전기, 소방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해야 해요. 건축사는 건물 디자인과 설계뿐 아니라 각 분야의 전문가를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하죠. 이를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의견을 조율하는 능력도 중요해요.
건축 설계는 무엇보다 디자인이 주된 업무라 할 수 있어요. 좋은 디자인을 내놓기 위해 공학은 물론, 인문학과 철학적 사고도 중요해요. 내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이 건물을 설계하고 있는지 늘 고려해야 하죠. 그리고 도구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을 때 디자인 역량이 빛을 발하니,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잘 다루는 것도 큰 도움이 돼요.
Q. 고민하는 십대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무엇을 하는가’보다 ‘어떻게 사는가’가 중요한 것 같아요. 하나님과 동행한다면, 어떤 진로를 선택해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거예요.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흥미와 재능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읽어 보거나 유튜브를 통해 관련 직업에 대한 다큐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학생의 본분은 공부인 만큼, 오늘 해야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습관을 가지세요. 친구들이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노력의 부족함이 발목을 잡는 일은 없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비전을 나눠 주세요!
저는 부동산 금융과 건설업에 관심이 있어서, 건축사 자격을 따고 나면 대학원에서 공부를 더해 관련 분야에 도전하고 싶어요. 아직 확실한 것은 없지만, 하나님께서 가라고 하시면 가고, 멈추라고 하시면 단호히 멈추는 지혜 있는 자로 성장하길 소망하고 있어요.
Architect
건축가
하는 일
조형미, 경제성, 안정성, 기능성 등을 고려해, 주택이나 사무용, 병원 등의 건물을 계획하고 설계, 감리 업무를 수행함
업무 수행 능력
공간지각력, 수리력, 창의력, 의사소통능력 등
되는 길
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이수하고 건축 기사 등의 자격을 취득해 건축 회사에서 5년 이상 관련 실무를 수행한 후, 시험을 통해 자격을 취득함
지식
건축 및 설계, 디자인, 공학 및 수학, 법, 역사 등
학과
건축학과, 건축 공학과, 실내 디자인학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