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2012년 12월

[아나운서] 아나운서는 백조다 - KBS 윤수영 아나운서

직업의 세계 백지희 기자

아나운서는 백조다

 

윤수영 아나운서를 만났다. 뉴스 생방송을 마치고 곧장 나와 피곤할 법도 한데, 지친 기색 없이 밝고 쾌활했다. 그녀에게 아나운서가 어떤 직업인지 한 마디로 정의 내려달라고 했더니 ‘백조’라고 말한다. 브라운관에 보이는 겉모습은 우아하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밑으로는 쉼 없이 발길질을 해야 하기에 ‘겉과 속이 다른 백조’란다. 대체 아나운서의 방송 생활이 어떻기에 이렇게 말할까?

 

Q: 언제부터 아나운서의 꿈을 갖게 되었나요?
저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아버지 직장 때문에 가족과 함께 홍콩과 미국에서 살았어요. 당시에는 인터넷이 없어 한국의 소식들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가끔씩 텔레비전에서 한국 방송을 틀어줬어요. 비록 지난 뉴스이긴 했지만 그 뉴스를 보면서 방송에 대한 동경을 품게 되었고, 특히 뉴스를 전달하는 앵커라는 직업이 멋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죠. 그때부터 아나운서로 진로를 정하게 되었어요.

 

Q: 아나운서라는 꿈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은 어땠어요?
고등학교 때 진로를 정하고 차근차근 준비했어요. 대학교도 신문방송학과를 진학했고, 학내 방송국에서 아나운서로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거나 방송제 MC를 보기도 했으니까요. 전공을 통해서는 방송 제작과 응용 등 이론적인 면들을 배울 수 있었고, 학내 방송국 활동을 통해서는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었어요. 녹화나 녹음 방송은 그렇게 떨리지 않는데, 생방송의 긴장감은 엄청나거든요. ‘ON AIR’ 빨간 불이 들어오면 진짜 식은땀이 줄줄 흐르는데 그 긴장감 속에서 즐기는 제 모습을 보면서 ‘아, 평생 이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공채를 준비했고, 감사하게도 합격했죠.

 

Q: 윤수영 아나운서의 하루 스케줄이 궁금해요!!!
일단 저는 아침에 완전히 ‘쌩얼’로 출근을 합니다. 마치 방금 찜질방에서 나온 듯한 모습으로요(웃음). 그리고 오늘의 뉴스들을 오전 중으로 모니터해요. 또 제가 지금 클래식 방송을 하고 있는데, 보통 오전에 원고와 큐시트가 나오거든요. 음악 용어들이 어렵기 때문에 어떻게 읽는지 발음을 찾아보기도 하고, 미리 곡에 대한 정보를 살펴보기도 해요. 그리고 오후에는 메이크업을 한 뒤 생방송 뉴스를 진행하고, 또 라디오 녹음을 하고 나서 생방송 뉴스를 진행해요.

 

Q: 아나운서 방송 생활 중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뉴스 같은 경우는 아무리 오전에 모니터해도 속보가 터지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예를 들면 지난 9월 큰 태풍이 우리나라를 지나갔을 때, 뉴스 특보가 계속 나갔잖아요. 그럴 때는 방송국 전체가 다 비상이에요. 보통은 뉴스 큐시트가 미리 나와서 순서마다 어떤 리포터와 방송이 들어가는지 정리가 되는데, 그렇게 비상인 경우에는 방송 시작 5분 전까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어요. 실시간으로 상황이 바뀌니까요. 그럴 때는 정말 속으로 ‘주여’라는 말이 절로 나와요. 시청자들은 아나운서가 다 알고 있는 줄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모르니 정말 담대해야 하죠. 그때 제가 준비하는 멘트는 딱 두 가지예요. “OO지역 연결합니다.” “소식 전해주세요.” 그러면서 밑으로 나가는 자막과 다음에 연결될 화면을 곁눈질하며 상황을 파악하죠. 만약 제가 대충 기상예보만 듣고 “지금 그곳에 바람이 많이 분다던데, 상황 어떻습니까?” 했는데, 바람이 하나도 안 불고 그럴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어야 하고, 직관과 순발력이 정말 중요해요. 사실 대부분의 생방송이 그래요. 그러니까 이제는 그러려니 해요(웃음). 그런데 정말 그 긴장을 즐겨야 해요. 긴장하지 않는 앵커는 아마도 없을 거예요.

 

Q: 아나운서, 이런 건 좋다! vs 이런 건 힘들다!
아나운서로서 가장 좋은 것은 사람들이 호감을 가진다는 점이에요. 우아하고 품위있는 직업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또 제가 전달하는 정보를 통해 새로운 소식들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한국을 알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죠. 재난방송 같은 경우는 시청자들에게 기부를 독려하며 후원에 기여할 수도 있고요.
반면 아나운서로서 가장 힘든 점은 ‘빨간 날’이 없다는 거예요. 주말도 없고, 공휴일도 없고, 오히려 그럴 때는 특집 생방송이 있죠. 그래서 체력적으로 지치고, 때로는 주일성수를 하기 힘든 상황이 생길 때도 있어요.

 

Q: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청소년들은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할까요?
일단 텔레비전을 좋아해야겠죠? 뉴스를 볼 때 자신의 취향에 맞는 부분을 찾아서 보되 다방면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그 정보들을 내 것으로 소화해서 얘기할 수 있어야 해요. 신문과 책도 좋아요. 말하는 실력을 기르고 싶다면 라디오를 듣는 게 도움이 돼요.
그리고 일을 하다보면 돌발 상황이 생기는 경우가 많으니 순발력과 담대함, 임기응변 능력도 필요해요. 그런데 이런 것들은 여러 번 닥치면 기를 수 있는 것 같아요(웃음).
성격은 밝고 적극적인 것이 좋아요. 오지랖도 있어야 하고요. 반면 출연자가 많은 경우에는 말하는 것보다 경청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니 경청 능력도 길러야 해요.


방송을 하면서 하나님의 선한 영향력이 드러나기를 기도한다는 윤수영 아나운서의 비전은 ‘방송 선교’다.
“종교의 자유가 없는 이슬람 문화권이나 중국 등에서 방송을 할 때, 비록 K-POP 무대일지라도 공연 속에서 하나님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라며 기도하고 있어요.”
또한 자신은 직업인이지만 하나님을 경외하는 크리스천이라고 고백하는 윤수영 아나운서는 방송 시간과 겹치지만 않으면 최대한 시간을 내서 교회에서 방송으로 섬기려 한다.
마지막으로 윤 아나운서는 “누구나 아나운서가 될 수 있다”고 격려하며, “시청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방송을 하는 미래의 아나운서 후배를 만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Q         <백지희 기자>

윤수영 아나운서는 2005년 KBS 31기 공채로 입사해서 <아침마당>, , <스타골든벨> 등 많은 방송들을 거쳐 현재 , <새아침의 클래식>, , 등의 프로그램에서 활약중이며, 2003년 사랑의교회에 등록해 현재 사랑TV 뉴스 앵커로도 활동 중이다.


announcer  아나운서 

하는 일
각종 미디어를 통해 뉴스 보도,
스포츠 중계, 리포팅 및 각종 프로그램 진행
업무 수행 능력
말하기, 청력, 모니터링(Monitoring),
선택적 집중력, 듣고 이해하기
되는 길
학력·전공 제한은 두지 않으나
양성기관 교육이수가 유리하며, 각 방송사
채용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해야 함

지식
국어, 철학과 신학, 의사소통과 미디어,
역사, 예술
관련 학과
언론·방송·매체학과
(출처 : 한국고용정보원 청소년용 직업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