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2013년 09월

[메이크업아티스트] '하나님이 만드신 사람'이 최고의 걸작품이죠

직업의 세계 박지연 기자

이번 달에는 유명 메이크업아티스트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신 정샘물 원장님을 만나 봤어. ‘메이크업아티스트’라고 하면 항상 화려해 보이고, 아름다운 것만 볼 것 같은데, 그만큼 치열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 영역이더라고! 지금은 멋지게만 보이는 정샘물 원장님도 불안하고 두려움 가득한 청소년기를 보내셨대. 그래서 그 누구보다 <큐틴> 친구들에게 값진 얘기를 많이 들려주실 것 같아. 이제 우리 정샘물 원장님의 삶과 신앙 이야기를 한번 들어볼까?

 

정샘물 원장은 1991년 메이크업아티스트로 활동을 시작해 1997년터 지금까지 ‘정샘물 인스피레이션’의 원장으로, 2005년부터 현재까지 ‘정샘물 메이크업 아카데미’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전지현, 배용준, 이미연, 이효리, 황신혜, 김태희, 보아 등 유명 배우들의 메이크업을 담당해왔다.

 

<큐틴> 친구들에게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메이크업아티스트’로 20년 넘게 일하고 있는 ‘정샘물’이라고 해요.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가워요. 저는 전문인으로서 이 영역에서 크리스천의 소명을 갖고 일하려 노력 중이에요. 개인적으로 청소년들이나 젊은 세대에 관심이 많아서 제가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 드리고 싶어요.

 

‘메이크업아티스트’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요.
보통 ‘메이크업아티스트’는 사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일을 담당한다고 할 수 있어요. 전문성이 강해지고, 자신이 가진 능력이 디테일해질수록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아지는 분야에요. 저 같은 경우 책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강의도 나가고 제품을 개발하는 등의 많은 일들을 하고 있거든요. 초반에는 이 일이 많이 힘들지도 몰라요. 저도 그랬고요. 하지만 30만원 받고 일하면서도 한 번도 그만둬야겠단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어요. 이 일을 하는 게 너무 행복했고 좋았거든요.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까?’,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보다 ‘어떤 일을 하면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를 우선시했으면 좋겠어요.

 

원장님은 어떻게 ‘메이크업아티스트’의 꿈을 꾸게 되셨나요?
원래 전 화가가 꿈이었어요. 그런데 입시를 준비할 당시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집안 형편이 너무 어려워졌어요. 게다가 천식으로 건강까지 악화됐죠. ‘재수를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메이크업아티스트’라는 직업이 있다는 걸 알고 선택했어요. 그림의 대상이 캔버스가 아니라 사람의 얼굴이라는 게 화가와의 차이였죠. 천식 환자에게는 미술 재료에 쓰이는 화학 물질들이 독이나 마찬가지거든요. 반면 메이크업에 사용되는 화장품들은 인체에 무해한 것들이 많아요. 또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작업이니 바로바로 피드백을 받는 게 신기하고 행복했어요. 하나님께서는 제가 생각하고 계획한 것보다 더 좋은 길로 절 이끌어 주셨답니다.

 

전문적인 영역과 신앙적인 영역을 어떻게 준비하셨는지 궁금해요.
어떤 영역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절대 게으르면 안 돼요. 일과 관련된 여러 영역을 충분히 개발하고 일궈 나가면서 균형을 맞춰야 하죠. 고개를 숙일 줄 아는 겸손한 자세도요. 저는 항상 일하기 전에 마음속으로 기도를 해요. 제 한계가 어디쯤인지를 분명히 알기 때문에 항상 그 한계를 극복하게 해 달라고 기도해요. 저의 능력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아마 기도 덕분이 아닐까요? 매일 밤 성경 말씀을 읽고 큐티를 하거든요. 그날그날 카테고리를 정해서 말씀을 묵상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마음이 괴롭고 누군가를 용서하고 싶지 않을 때 그와 관련된 말씀을 계속 묵상하며, 제 힘으로 되지 않는 부분에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죠. 겸손히 제 생각을 내려놓고 말씀으로 무장하는 시간이에요.

 

특별히 이 일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추억이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면서 저 스스로 취약하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었는데, 미국에 가서 공부하는 동안 수많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치유가 되더라고요. 예를 들어 앤디 워홀은 뉴욕의 이민자 출신으로 아주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거든요. 어머니가 그에게 토마토 캔을 쥐어 주고 일하러 가시면, 그는 돌봐 주는 사람 없이 혼자 토마토 캔을 따 먹으며 하루를 보냈을 거예요. 인종 차별과 가난 속에서 자라온 그가 자신의 그런 배경을 부끄러워만 했다면, 훗날 토마토 캔을 그릴 수 있었을까요? 수많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가난과 어려움, 질병을 극복하면서 만들어 낸 작품들이 역설적으로 명작이 됐어요. 그런 히스토리를 보며 저의 약하고 부족한 부분들, 제가 사랑할 수 없었던 부분들을 끌어안게 됐어요. 메이크업아티스트로 일을 하다가 떠난 유학이었기 때문에 이제까지 해 온 것들을 이론적으로 정립하기 위해 글도 쓰고,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그러다 보니 ‘후배들에게 어떤 것을 전달해야겠다!’라는 확실한 저만의 이야기들이 생겼죠. 일종의 이론화 작업이었어요.

 

메이크업아티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질과 재능이 필요할까요?
메이크업아티스트는 자기 꾸미는 것만 좋아해서는 안 돼요. 사람을 좋아해야 하고, 사람과의 관계도 즐거워할 수 있어야 해요. 아무리 꾸미는 소질이 있어도 사람을 좋아하지 못하고,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꾸며줄 수 있을지에 몰입하지 못한다면 오래 못 버텨요. 내가 그리는 그림을 원고로, 텍스트로 쓸 줄도 알아야 하고, 그것을 아이디어 스케치로 그릴 줄도 알아야 해요. 그만큼 관련된 영역을 균형 있게 배워나가야 할 거예요. 또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한다면 이 일은 참 힘들어요. 내가 아무리 성격이 불같고 급해도, 1~2시간 고객  앞에서만큼은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을 만큼 자신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해요. 겸손하게 자신의 한계를 인정할 줄 알고, 기도할 수 있는 크리스천 ‘메이크업아티스트’들이 많이 배출됐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큐틴>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부탁드려요.
저의 청소년기를 생각해 보면, 온통 불안함과 두려움에 휩싸여서 살았던 것 같아요. 부모님조차 힘들어 하시는 가정 형편이었기 때문에 누구도 의지할 수 없었죠. 항상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를 염려했어요. 그리고 그럴 때마다 하나님께 ‘세상의 지식이 아닌 하나님의 지혜를 주시고, 이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했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기도가 응답된 것 같아요. 생각지도 못한 방법과 선한 길로 인도해 주셨고, 제가 만난 사람들을 통해 저를 높여 주시는 하나님을 경험했거든요. <큐틴> 친구들에게는 세상의 그 누구도 의지하지 말고, 자신의 힘을 믿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뜻만을 구하라고 꼭 얘기해 주고 싶어요. 내가 계획하기를 포기했을 때, 더 좋은 길을 보여주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이시잖아요! Q     <박지연 기자>

 

make-up artist
메이크업아티스트

하는 일
미용실, 웨딩전문샵, 화장품 회사, 사진관, 방송사 분장실 등에서 고객의 요구와 필요에 따라 메이크업을 해주고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업무 수행 능력
정교한 동작, 시간 관리, 서비스 지향, 학습전략, 가르치기
되는 길
미용 관련 학과 전공 혹은 메이크업 관련 사설학원에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함
지식
영업과 마케팅, 예술,  고객서비스, 심리, 인사
관련 학과
메이크업 아트과, 피부 미용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