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백지희 기자
완연한 가을, 주말이면 예식장과 교회가 결혼 예식으로 꽉 채워지는 계절이다. 이렇게 많은 신랑, 신부들은 어떻게 결혼을 준비하는 걸까? 바쁘게 일하면서 결혼을 준비하다 보면 뭔가 빠지는 게 생기지 않을까? 이런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 줄 ‘웨딩플래너’를 만나 보았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듀오의 웨딩컨설팅 브랜드인 ‘듀오 웨드’에서 웨딩플래너로 활동하고 있는 채주희(채지우)라고 합니다. 웨딩플래너는 로맨스를 꿈꾸는 커플들이 결혼의 관문에 들어서는 일을 돕는 사람이에요. 로맨틱하면서 동시에 지혜롭게 현실을 인식해야 하는 일이죠. 결혼 비용 예산을 짜는 것부터 커플 이미지에 맞는 드레스, 메이크업, 스튜디오 등을 제안하고 선정해서 최종 마무리까지 신랑, 신부님과 함께하게 돼요.
어떻게 웨딩플래너로 일하게 되셨어요?
웨딩 관련 일을 한 지는 17년 정도 됐고, 이곳에서는 5년 차에요. 원래 의상을 전공해서 웨딩드레스에 관심을 갖고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스튜디오에서 일하며 사진도 배우고, 매니저로 근무하다가 이곳에서 웨딩플래너로 일하게 됐어요. 보통 1년에 170~180커플의 결혼을 진행하는데,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때마다 상황을 보호해 주시고 채워 주셔서 지금까지 큰 사고 없이 꾸준히 잘 진행됐어요. 약간 자랑을 하면, 저는 소개를 부탁하지 않는데도 주변에 저를 소개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럴 때면 뿌듯함과 감사를 느끼죠.
일을 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는 부분이 있으실 것 같아요.
저는 이 일을 하면서 교회에 나가게 됐어요. 웨딩 관련 일들은 상담이 함께 이루어지는데, 어린 나이에 결혼 적령기의 여성 고객들을 대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또 진행하다 보면 사고도 있을 수 있고, 연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데 마음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하나님을 믿고 신앙이 생기면서 가정을 세우는 일을 돕고 있다는 사명감이 생겼어요. 커플들과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다 보니 소통도 잘 되는 걸 느끼게 됐고요.
상담을 하다 보면 어떤 때 가장 힘드세요?
아무래도 고객과 생각이 서로 다를 때 가장 힘들어요. 요즘 커플들은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현실적인 선에서 결혼을 준비하는 편이에요. 그래도 결혼이 맹목적인 목표가 되어 있는 분들이나, 현실적인 부분에서 자기 기준을 고집하며 잘 받아들이지 않는 분들이 있어요. 그럴 때면 어떻게 성경적인 가치관과 구성으로 리드하며 소통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해요. 그리고 고객들의 시간에 맞춰 근무 외 시간에도 언제든지 연락하고 소통해야 하죠. 일이 주로 주말에 진행되기 때문에 주일 성수가 힘들어지기도 해요. 저도 걱정을 했는데,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2인 플래너 체제인 이곳에서 근무하며 주일 성수를 하고 있답니다. ^^
웨딩플래너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게 필요할까요?
일단은 사람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해요. 보통 6~8개월 동안 신랑, 신부님과 함께하며 진행하기 때문에 사람을 좋아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없으면 힘들겠죠? 그리고 미적 센스가 필요해요. 그 외에도 종합적인 준비를 위한 정보력과 통찰력이 필수예요. 드레스, 사진, 꽃, 메이크업 관련 지식은 물론이고 예물, 여행, 행정 업무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하며, 그것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만드는 능력도 중요해요. 개인적으로 저는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많이 배우고 경험하려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이 직업은 서서히 완성되어 가는 것 같아요. 그 과정을 즐기면서 차곡차곡 쌓아가야 한답니다. 아, 그리고 상담을 진행하기 때문에 어휘력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도 필요하답니다!
이 직업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이 일은 정말 좋은 직업이에요. 건강한 가정을 세우는 하나님 나라의 일에 동참하는 일이니까요. 청소년 시절부터 소망을 갖고 다방면으로 경험을 쌓다 보면 나중에 빛을 발할 수 있어요. 웨딩플래너는 수명이 긴 편이라 노력 여하에 따라 40대 중후반까지도 활동할 수 있답니다. 일을 진행하며 결과물이 나오는 데에 대한 성취감도 크고, 부모의 마음으로 함께하다 보면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나고 이어가게 돼요. 청소년들이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 텐데, 창의력을 발휘해서 하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닮아가는 것’이라 생각해요. 창의력을 키우는 활동을 많이 하며 스스로 꿈을 고민하고 결정했으면 좋겠어요. 그 결정에 따르는 수고와 인내의 과정도 즐겨야 한다는 거, 잊지 마세요!
앞으로의 비전이 있으시다면 나눠 주세요.
제 일의 모토가 ‘첫 마음’이에요. 결혼을 준비하다 보면 많은 문제들이 생기는데 신랑, 신부가 사랑했던 ‘첫 마음’, 그걸 붙잡으면 여러 문제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 본질을 일깨워주는 게 플래너의 역할이죠. 그래서 전 고객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많이 던져요. 뭔가를 해야 할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면, 대부분 허상이에요. 서로 다른 상대의 입장과 생각을 받아들이고, 양보하는 결혼 문화가 이루어지길 소망해요. 그래서 회사에서 대중화된 ‘결혼예비교실’ 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사정이 어려운 커플들에게 맞춤형으로 플래닝을 할 수 있는 분야가 생겼으면 좋겠고, 상담 공부를 좀 더 해서 전문적인 가정 상담사로 활동하고 싶은 생각도 있답니다.Q <백지희 기자>
채주희(채지우) 웨딩플래너는 대학에서 의상학을 전공하고 1997년 웨딩코디네이터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청담동 Innowedding, 아뜨리에누보(구 thisbe)에서 웨딩드레스디자이너로 10년간 근무, Switbini에서 베이비드레스 디자이너로 2년 동안 근무했다. 이후 웨딩플래너로 전향해 듀오 웨드에서 5년차 웨딩플래너&컨설턴트팀 팀장(직원마인드 교육담당)으로 재직 중이다.
wedding planner
웨딩플래너
하는 일
결혼을 앞둔 고객을 대신해 결혼과 관련된 모든 일을 대행, 고객과의 상담을 통해 적합한 정보 및 비용 제시, 진행 상황 및 업무 조율과 점검
업무 수행 능력
언어 능력, 대인 관계 능력, 경영 능력과 안목, 책임감과 남에 대한 배려
되는 길
결혼준비대행 업체, 웨딩컨설팅 업체 등에서 경력을 쌓은 뒤 프리랜서로 활동하거나 직접 창업을 할 수도 있음
지식
결혼 관련 전반적 지식과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