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백지희 기자
드라마 <미생> 속 오상식 차장(김성민 분)의 대사 중에 “우리나라에 ‘맨’자 달린 직업이 두 개거든. 증권맨, 상사맨!”이라는 게 있었지. 큐틴이 이번 달에 소개할 직업은 ‘증권맨’, 즉 금융전문가야. 삼성증권 서초지점장으로 일하고 계신 한덕수 선생님은 사랑의교회 중등1부 선생님이시기도 해. 그래서인지 청소년들에 대한 마음도 남다르시더라고. 한 선생님을 만나 증권맨의 인생 스토리와 청소년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들어 봤어.
한덕수 지점장은 중앙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신한종합금융을 거쳐 삼성증권에 입사했다. 2007년부터 삼성증권 Master PB로 일하면서 2006~2007년 매일경제 대한민국 대표 PB로 선정됐다. 현재 삼성증권 서초지점장이다.
안녕하세요~ 선생님께서는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반갑습니다. 저는 지점의 전반적인 영업과 조직을 관리하고 있어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주식, 채권, 펀드, 상품(원유, 가스 등), ELS, 해외 부동산 같은 다양한 투자본에 고객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그때그때 시장 상황이나 고객의 투자성향을 고려해서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고객이 투자한 금융자산을 관리해요. 또 지점 전체를 관리하면서 본사와 협업할 때는 중재자 역할을 하고요. 그 외에 세미나를 열거나 강사로 섬기기도 하죠.
정말 많은 일을 하시네요! 지금의 일을 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으셨나요?
첫 직장은 종합금융사였어요. 당시 금융기관 중 최고의 직장이었기에 자부심도 강했죠. 좋은 시절을 보내다가 입사 5년 만에 IMF(국제통화기금) 경제 위기를 맞아 지금의 회사에 오게 됐어요. 입사하고 5년 동안은 정체성을 잃고 멍하게 지냈어요. 의무감으로 다닌 거죠. 그 후 5년 동안은 세상적인 성공을 위해 달렸어요. 좋은 성과가 있었고, 회사 안팎에서 인정을 받았지만 인생의 클라이맥스를 달리던 때, 큰 시련이 왔어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인간관계 안에서 오해가 생겨 1년 정도 심한 마음고생을 했고, 대인관계 기피증이 올 정도였어요. 그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죠. 저는 사실 모태신앙으로 꾸준히 신앙생활을 해왔지만, 무늬만 그리스도인이었거든요.
그때의 경험을 좀 더 자세히 들려주세요
예배 중에 기도를 하는데, 하나님께서 분노와 원망이 가득한 제 모습을 보게 하셨어요. 펑펑 울면서 회개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만났어요. 그 후 성경을 새로 사서 통독을 시작했어요. 마치 티슈에 물이 흡수되듯, 6개월간 말씀에 젖어서 은혜를 누렸죠. 또 2주 동안 매일 새벽 5시만 되면 눈이 떠졌어요. 기도하라는 주님의 신호로 생각하고, 점점 기도의 골방에 들어가서 기도하게 됐어요. 이후로 제 삶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절 괴롭히던 사람들을 용서했고, 하나님께서 절 이 직장에 보내신 이유를 깨달았죠. 첫째는 광야 같은 주식 시장에서 하나님만 의지하는 법을 배우도록 하심이고, 둘째는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분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도록 하심이며, 셋째는 신우회를 통해 직장 내에도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도록 하심이라는 것! 예전엔 인생의 주권이 제게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하나님께서 주인이심을 인정하게 됐어요. 인생은 하나님께 길들여지고 온유해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제 힘이 들어가면 다시 빼는 과정을 겪게 하시고, 하나님의 일을 위해 때로 세우기도 하시죠.
일하면서 보람을 느끼시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제가 가르치고 이끌었던 후배가 잘 성장해서 반듯한 역할을 할 때가 가장 보람돼요. 친밀한 선후배 관계가 세워지고, 그들이 저를 보며 자연스레 신앙을 갖게 될 때 정말 기쁘죠! 교회학교 교사로 섬기면서도, 바울이 그랬듯 사람을 세우는 게 가장 소중한 일임을 느껴요. 사람들과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맺으며, 하나님을 전할 수 있는 게 큰 보람이기도 하고요. 특별히 직장 내에서 힘든 일을 겪었다 보니 비슷한 일로 어려워하는 이들을 진심으로 위로하며, 복음을 전하게 됐어요. 한번은 불교에 심취한 어떤 분이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같이 밥을 먹다가 “네 마음을 지키라”라는 잠언 말씀을 툭 던진 적이 있어요. 그런데 한 달 뒤에 그분이 “그 말씀이 큰 힘이 됐다”면서 나중엔 성당에서 세례까지 받으시더라고요.
이 직업의 장단점에는 어떤 게 있나요?
장점은 경제관이 명확해지고, 개인적으로 투자 정보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거죠. 저도 은사를 발휘해 이익의 20%를 꼭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해요. 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죠. 단점은 투자처의 상황이 시시각각 변한다는 거예요. 제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가면, 의도치 않게 고객이 손해를 보게 되죠. 그럼 평상심을 지키기가 힘들어요.
‘증권맨’이 되기 위해선 청소년 시기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기본적으로 경제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결국은 사람을 만나서 얘기하며 풀어가는 일이기에 얘깃거리가 많이 필요하거든요. 책도 많이 읽고, 인문학적 소양을 쌓으며, 다양한 경험을 하면 좋아요. 또 돈을 다루는 업무라서 정직이 무엇보다 중요하니, 신뢰감을 얻을 수 있는 정직하고 성실한 인성을 키우는 게 청소년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청소년들을 위한 응원과 권면의 말씀 부탁드려요
청소년 시기는 흰 도화지 같아요. 얼마든지 자유롭게 밑그림을 그렸다가 지울 수 있죠. 시간이 오래 걸려도 다양한 경험과 생각을 하며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재능과 은사가 뭔지, 적성에 맞는 일은 어떤 것인지 찾아가는 밑그림 작업을 거치면 좋겠어요. 한 가지 길을 정하고 색칠하면 바꾸기가 어렵거든요. 전체 그림을 보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대한다면, 어느 자리에 있든 예수님의 제자, 하나님의 선한 도구가 될 거예요!Q
Financial expert
금융전문가
하는 일
다양한 투자처를 통해 고객의 금융자산을 증식하고 자산 가치를 유지시킴
업무 수행 능력
창의성, 민첩성, 공감 능력, 의사소통 능력, 사회성
되는 길
상경계열을 전공한 후 금융기관에 취업, 관련 자격증을 취득할 수도 있음
지식
금융관련 지식, 주식, 채권, 파생상품에 대한 이해, 인문학
관련학과
경영, 경제, 회계, 응용통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