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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1월

우리 안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깨우자!

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미술을 좋아하나요? 미술은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과목이에요. 미술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술 시간만 돌아오면 뭔가를 그리거나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있어요. 


미술이 즐겁지 않은 사람들

미술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창의성과 상상력 부족을 탓하죠. 매 시간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고 완성해야 하는 건 그들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에요. 이런 사람들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전시된 작품을 봐도 별로 감흥이 없어요. 실제로 있거나 상상할 수 있는 사물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구상화’는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는데, 사물을 점, 선, 면, 색채, 빛 등으로 단순화시켜서 표현한 ‘추상화’는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죠. ‘대체 뭘 그린 거야?’라고 생각하거나 ‘이게 왜 유명한 거지?’라고 의문을 품어요. 어떤 그림 앞에선 ‘저런 그림은 나도 그릴 수 있겠다’ 하며 바로 돌아서지요.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 창의성

위의 ‘미알못’(미술을 알지 못하다)의 사례는 제 이야기이기도 해요. 그런데 미술과는 담을 쌓고 살던 제게, 대학교 3학년 때 들었던 ‘기독교 세계관’ 수업은 큰 충격이었어요. 

어느 날, ‘창조’를 강의하시던 교수님이 말씀하셨어요. “온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창의성을 선물로 주셨어요. 창의적이지 않은 사람은 자신이 거듭난 그리스도인인지 점검해 봐야 합니다.” 

그날 수업은 마치 마블 영화 속의 타노스가 검지를 튕기자, 제가 한 줌의 먼지가 돼 바람에 날려 사라져 버리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그날 이후로 상상력으로 가득 찬 창의적인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친구들에게 ‘진짜 창의적’이라는 찬사를 종종 받곤 해요. 그럴 때면, 창조주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한 거듭난 그리스도인으로서 큰 기쁨을 느껴요.


아름다움을 잇는 소명

창조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미술’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좋은 책이 있어요. 바로 《이야기 청소년 서양 미술사》예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아름다움을 다루는 미술 역시 인류의 역사 속에서 ‘미술사’를 만들었어요.

1900년대 중반, 사진이 사물 묘사를 완벽하게 재현하게 되고, 제2차 세계 대전의 폐허 속에서 미술의 역할을 찾던 화가들은 미국에서 뉴욕학파를 만들어 추상표현주의 미술을 탄생시켜요. 

물론 그전에도 표현주의의 뭉크, 입체주의의 피카소, 다다이즘의 뒤상, 초현실주의의 달리 등이 있었죠. 사람 얼굴의 정면과 측면이 뒤섞여 있는 피카소의 그림이나, 해골같이 창백한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있는 뭉크의 ‘절규’는 본 적이 있을 거예요. 뒤샹의 작품 ‘샘’을 처음 본 사람들은 대체로 충격을 받아요. 이 작품은 그냥 ‘남성용 소변기’거든요. 소변기가 작가를 통해 ‘샘’이라는 이름을 얻자 ‘작품’이 된 거죠.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과연 창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요. 이건 정말 믿을 수 없을 만큼 ‘창의적’이에요.

그리스·로마 시대로부터 시작된 서양 미술사에 대한 이해는 과거와 현재의 미술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 속에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에 대한 지혜를 줘요. 서양 미술사를 통해 점, 선, 면, 색채와 빛을 넘어, 하나님의 영광을 직접 보여 줄 수 있는 상상력과 창의성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창조주 하나님의 아름다운 창조를 계속 이어가는 창의적인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기대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