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하트, 말풍선, 비행기’ 이 세 단어를 보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아하! 바로 이거!’라고 외치는 친구도 있을 거예요. 맞아요. 바로 인스타그램이에요. 하트는 ‘좋아요’, 말풍선은 ‘댓글’, 비행기는 ‘공유’ 아이콘이에요. 인스타그램은 필터링된 사진을 통해 사람들이 올리는 세상을 볼 수 있고, 내가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를 보여 주는 사진 공유 플랫폼이에요.
인스타그램에서도 신경을 많이 쓰는 게 있어요. 사진 한 장을 업로드한 바로 다음이에요. 누가 내 사진에 댓글을 달았는지, 하트 이모티콘을 얼마나 눌렀는지 계속 신경을 쓰게 돼요. ‘좋아요’가 많이 달리면 관심과 사랑을 받는 ‘인싸’처럼 느껴지고,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내가 사람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진 건 아닌지 고민하게 돼요. 이런 생각이 심해지면 우울감, 불안감 등을 느끼게 되고, 합리적 판단을 하지 못하기도 해요.
이제 그만 팔로우 하라고? 말이 돼?
이달에 소개할 책은 올리버 폼마반의 《나를 팔로우 하지 마세요》라는 청소년 성장 소설이에요. 올리버 폼마반은 호주 시드니의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청소년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코미디언이에요.
재미있으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 책은 인스타그램을 소재로 한 이야기예요. 주인공은 메리포드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베로니카 리’예요. 줄여서 ‘비’라고 불리는 여자 청소년이죠. 비는 인스타그램 ‘#비의 연대기’ 계정의 주인공이에요. 이 계정은 사실 비가 아니라 비의 엄마가 운영하는 계정이에요. 비의 엄마는 비가 태어날 때부터 비의 이야기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고 ‘#비의 연대기’라는 이름으로 공유했어요.
팔로워가 많아지면서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만들었고, 12만 명이 훌쩍 넘는 계정의 운영자가 됐어요. 비는 전 세계 사람들이 아는 ‘우주 대스타’였어요. 비가 먹고 입고 사용하는 모든 것이 사람들에게 보여졌어요. 인스타그램에서 65명의 팔로워를 가진 비의 학교 친구는 ‘우주 대스타’를 부러워했어요.
인스타그램에서의 탈출
하지만 비에게는 ‘사생활’이 없었어요. 엄마와의 관계는 좋았지만, 엄마의 전략에 의해 인스타그램에 공개되는 자신의 모습은 자기 전부가 아니었거든요.
어느 날 비는 ‘#비의 연대기’ 계정을 없앨 마음을 먹고 ‘안티 비’가 되기로 했어요. 엄마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팔로워들을 떨어뜨릴 목적으로 머리를 빨갛게 염색하고 사진을 올렸는데, 그날 밤에 ‘좋아요’를 2만 개 받았어요.
비의 친구들은 자신이 ‘#비의 연대기’에 나오기 원했지만, 비는 친구들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어요. 이 때문에 절친 애너벨과 사이가 나빠지게 돼요. 인스타그램을 통해 노출되는 사진들 때문에 사생활이 없어지는 아픔을 친구들이 겪지 않기를 원했기 때문이었어요. 비는 자신의 ‘보관함’을 열어 애너벨과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보여 주며 관계를 다시 회복해요.
단절된 삶에서 통합된 삶으로
이야기의 결론은 뜻밖이에요. ‘안티 비’는 ‘#비의 연대기’ 계정을 닫지 않고 엄마와 같이 운영하는 ‘#비와 엄마의 우리 연대기’로 바꾸죠. 엄마는 새로운 취미를 갖고, 비는 자신의 계정에 친구들을 소개하며 추억을 현실로 만들어요.
책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을 발견할 수 있어요. 하나님께서는 일상이 온오프라인으로 분리되지 않기를,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가 하나 되기를, 여러 인간관계들이 온전해지기를 기대하세요. 이 책을 통해 ‘통합’된 세계 속에서 ‘통합’된 관계를 만들어 가는 <큐틴> 친구들이 되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