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세계 여러 나라 중 친구들이 가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요? 많은 인구와 오랜 역사를 지닌 중국, 아름다운 자연 경관의 호주 등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고 싶을 거예요.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선택해 재미있게 배웠던 저는 독일에 한 번 꼭 가 보고 싶어요.
교리문답서와 인문학의 만남
제가 만약 독일에 가게 된다면, 박양규 목사님의 책 《청소년을 위한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1》을 가지고 갈 거예요. ‘즐거운 여행길에 왠 교리문답 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저도 두꺼운 이 책을 본 순간, 딱딱하고 어려운 말들로 가득 채워진 교리 책일 것이라고 확신했거든요. 더 놀라운 사실은, 재미라고는 하나도 없을 것처럼 보이는 이 책이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는 사실이었죠. 그런데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첫 장을 여는 순간, 책 속으로 빠져들었어요. 딱딱하고 어려운 교리문답 책이 아니라, 이 책 한 권을 들고 독일로 여행을 가고 싶은 여행 안내 책처럼 느껴졌거든요.
책의 머리말은 그림(Grimm) 형제가 독일의 도시 하멜른(Hameln)을 배경으로 쓴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이야기로 시작해요. 짧은 이야기 속에 독일의 도시를 소개하는 지리와 사회, 과거에서부터 오늘날까지 살피는 역사, 그림 형제가 쓴 문학 작품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이 책은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과 함께 독일의 도시, 건물, 사람들을 보여 주는 많은 사진을 비롯해 명화(名畵)와 화가 이야기, 음악과 작곡가 이야기, 철학과 철학자 이야기, 과학과 과학자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어요.
기독교 인문주의자를 위해
독일 교회에서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이 교리문답은 당시 청소년과 청년들을 교육하기 위한 목적이었어요.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은 실제로 인문학 훈련을 받고 있는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기독교 교리를 가르치기 위해 만들어진 혁신적인 기독교 문서였어요. 루터, 칼뱅, 에라스무스와 사도 바울 등이 당대의 언어와 학문, 문화에 정통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기독교 인문학자인 박양규 목사님의 이 책은 기독교 인문주의자 청소년에게 꼭 필요한 책일 거예요.
교리문답서를 들고 세상으로
책의 제1과 제목은 ‘인생의 유일한 행복’(위로)이에요. 1권과 2권을 합쳐 전체 52과로 구성돼 있는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은, ‘제1문: 삶과 죽음 사이에서 당신의 유일한 위로(행복)는 무엇입니까?’로 시작해요. 그 답은 ‘나의 삶과 죽음에서 나의 몸과 영혼은 나의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의 것입니다. 예수님이 그의 피로 나의 모든 죗값을 완전히 지불하셔서 죽음과 마귀의 권세에서 해방해 주셨고, 하나님의 소유로 삼아 주셨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성령으로 확신시켜 주셔서 이후로는 그분을 위해 살도록 하시는 것입니다’예요.
교리문답 제1문을 통해 성경이 말하는 ‘행복’이라는 기독교 인문학의 주제를 배우면서 ‘시대의 양심’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살펴보세요. 내가 살아가는 이 넓은 세상 가운데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위로하셔서 행복한 삶을 살게 하시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26과로 구성돼 있는 이 책을 읽고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의 제71문까지를 살피고 나면, 친구들도 저처럼 이 책을 들고 독일 구석구석을 다니고 싶은 마음이 솟아날 거예요. <큐틴> 친구들이 세상 속에서 믿음의 세대로 살아가는 기독교 인문주의자가 되기를 축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