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친구들은 어떤 과목을 좋아하나요? 언어나 문학, 역사 계열 과목을 좋아하는 친구도 있고, 사회 계열 과목을 좋아하는 친구도 있을 거예요. 또 수학 계열 과목을 좋아하거나 과학, 예체능 계열의 과목을 좋아하는 친구도 있을 거예요.
좋아하는 과목으로 넘어 ‘통섭’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은사와 어렸을 때의 경험 그리고 학습 분위기, 주변 사람들의 영향 등으로 친근하게 느끼고 잘하는 과목이 각각 다를 거예요. 문과와 이과를 구분하던 제도가 없어지면서 문과 계열의 공부를 하고 싶은 친구들도 이과 계열의 공부를, 이과 계열의 공부를 하고 싶은 친구들도 문과 계열의 공부를 해야만 해요. 그래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일들을 상상하고 창조해 낼 수가 있어요.
수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 떠오른 학문적 주제가 있어요. ‘사물에 널리 통함’, ‘서로 오고 감’이라는 뜻의 단어 ‘통섭’(統攝)이에요. 통섭은 ‘서로 다른 것을 한 데 묶어 새로운 것을 잡는다’는 의미로, 이것이 중요한 주제로 떠오르기 전까지, 각 학문은 비교적 뚜렷한 경계를 갖고 독자적인 발전을 이뤘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과학과 인문학, 예술 영역이 경계를 넘나들면서 서로 다른 생각을 발전시키고 기존 질서에서 벗어나는 문화를 만들어 내는 ‘통섭’이 강화되고 있어요.
서로 다른 학문의 경계를 뛰어넘고 상이한 개념들을 연결하면 새로운 이야기들이 만들어져요. 새롭게 만들어진 이야기들은 스마트폰과 같은 최첨단 IT 기기에 담기고, 영화나 노래, 공연에 담겨 세상을 선도하는 문화가 돼요.
과학과 예술의 통섭
학문 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통섭은 오늘날 새롭게 생겨난 개념은 아니에요. 창조주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인간은 오래전부터 통섭의 사고를 하고, 통섭의 문화를 만들어 왔어요. 이달에는 미술 작품들을 통해 ‘이성과 감성으로 과학과 예술의 통섭’을 보여 주는 《미술관에 간 화학자》를 소개해요.
이 책은 ‘미술관의 간 지식인’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에요. 고분자 화학 박사인 전창림 선생님은 화학자로서의 관점을 살려 미술 작품과 화학을 연결해 십대들의 창의성을 폭발시키는 데 도움을 줘요.
저자는 “과학의 눈으로 보는 미술은 더욱 아름답다”고 말하고 “명화에는 과학적 창의력이 담겨 있습니다”라고 말해요. 1장 ‘미술의 역사를 바꾼 화학’을 시작으로, 2장 ‘화학 원소와 화학자를 그리다’, 3장 ‘광학과 색채 과학이 캔버스에 들어가다’, 4장 ‘스펙트럼 분광학으로 태동한 인상주의’, 5장 ‘경이로운 과학적 상상력’에 나오는 명화들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덧 화학과 미술을 넘어 과학과 예술, 인문학의 통섭을 맛보게 될 거예요.
통섭으로 만들어 가는 하나님의 세상
빛의 스펙트럼을 연구하는 분광학이 적용된 모네의 <인상(해돋이)>,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감자 먹는 사람들>과 쇠라의 <그랑자트섬의 오후> 작품을 분광학을 기초로 다시 이해하는 건 재미있고 신비한 통섭의 경험이에요. 또한 공기의 밀도로 설명한 <모나리자>, 카메라 옵스큐라의 반사 효과가 반영된 책 표지의 주인공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3원색으로 그림을 그린 마티스의 <춤>, 터널링 효과가 담긴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등을 통해 예술과 과학 사이의 신비한 대화를 들을 수 있어요.
이 책을 통해 예술과 과학 사이 통섭의 결과들을 보며 하나님께서 친구들에게 선물하신 상상력과 창의력을 훈련해 보길 소망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