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제가 처음 사역했던 교회에 아주 유명한 개구쟁이 유치부 꼬마가 있었어요. 어느 주일에 유치부 전도사님이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으시는 곳이 없다’라는 왕창 어려운 ‘편재’(遍在:Omnipresence) 교리를 설교하셨어요. 어려운 설교가 끝나갈 즈음, 그 꼬마가 손을 번쩍 들었어요. 그러더니 ‘하나님은 미국에도 계시나요?’, ‘우리나라에도 계시나요?’, ‘산에도 계시나요?’라며 질문을 쏟아 냈어요.
오만 데 다 계시는 하나님
베테랑 전도사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신단다”라고 대답하셨어요. 그러자 그 꼬마는 유치부실을 한 바퀴 둘러보고는 “그럼, 하나님은 피아노 위에도 계신가요?”라고 물었어요. 전도사님은 약간 당황했지만, “그럼,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시지”라고 대답했어요. 최종 대답을 들은 유치부 친구는 그제야 안심한 듯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어요. “오만 데 다 계시는구먼.”
유치부 전도사님께 이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그 꼬마의 통찰에 크게 놀랐어요. 지금도 하나님의 편재하심을 생각하면 ‘오만 데 다 계시는 하나님’이 생각나요.
우리는 어디나 계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어떤 상황에 있든지 우리를 인격적으로 만나 주시는 하나님을 어떻게 경험할 수 있을까요?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의 《우리 동네에서 예수님을 만났다》를 읽으며 하나님 아버지와의 인격적인 만남과 예수님과의 지속적인 사랑과 신뢰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이 책의 원제는 《Next door Savior》예요. 주님께서 우리 동네, 내 옆집에 사신다면 정말 든든할 거예요.
모든 곳에서 모든 사람을 만나시는 예수님
이 책은 2부로 나뉘어 있어요. 1부 제목은 ‘그분이 만나지 못할 사람은 없다’이고, 2부는 ‘그분이 가지 못하실 곳도 없다’예요. 1부는 ‘모든 사람을 만나다’로 시작해요. 예수님께서는 실패한 사람, 절박한 사람, 낙심한 사람, 고통받는 사람, 슬퍼하는 사람, 유혹받는 사람, 영적으로 지친 사람, 흠투성이의 사람들을 만나셨어요. ‘모든 곳에 있다’로 시작하는 2부에서 소개하는 예수님은 우리 마음속에 계시고, 일상 속에 계시고, 하늘에 계시고, 뜻밖의 장소에도 계세요.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는 강력한 메시아의 모습이 아닌 평범한 이웃의 모습으로 오셔서 십자가에서 죽으셨어요. 예수님께서는 결혼잔치를 망치지 않도록 주방 뒤편에서 기적을 베푸시고, 동네 사람을 피해 우물가를 찾은 여인을 만나기도 하셨어요. 의사도 포기한 여인을 고치시고, 무덤가에서 사는 사람에게 있던 귀신도 쫓아내시고, 죽은 사람을 살리셨죠. 소외된 자들의 친구가 되시고, 나병 환자 몸에 손을 대기도 하셨어요. 멸시받던 세리의 집에서 그의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셨어요.
이웃집에 사시는 예수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귀신 들린 사람이 머물던 공동묘지, 키 작은 세리장이 올라간 돌무화과나무 아래, 통곡 소리 가득한 죽은 소녀의 집 앞마당을 찾아가 사람들을 만나셨어요. 그리고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나도 다 겪어 봐서 안다. 사랑하는 나의 이웃들아”
천국과 우주에 계신 예수님께서는 지금 나의 이웃이 돼 곁에 계세요. 이 놀라운 사실이 바로 ‘복음’이죠. 이 복음을 이해하고 믿는 사람이라면, 시험을 망쳐도, 친구와 싸워도, 엄마의 잔소리에 마음이 상해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마음이 위축돼도, 이웃 되시는 예수님 때문에 언제나 힘을 낼 수 있어요.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시니까요(God with 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