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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6월

주님과의 여행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친구들이 기억하는 가장 좋았던 여행은 무엇인가요? 가족과 함께한 여행, 친구들과 다녀온 우정 여행, 기차나 버스를 타고 떠난 국내 여행 등 어떤 여행이든지 친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면 모두 다 즐거웠을 거예요.


자전거를 타고 땅끝 마을까지

아주 오래전,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개최된 2002년이었어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의 어느 여름날, 교회 후배와 교회 앞마당에서 만났어요. 각자 준비해 온 짐을 점검하고 자전거 안장에 앉았어요. 첫 페달을 밟을 때까지만 해도 이 여행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었어요. 하나님께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길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자전거 여행을 출발했어요.

최종 목적지는 전라남도 해남군 땅끝 마을이었어요. 중간 경유지에 대한 정보도 없었죠. 가진 것이라고는 지도 한 장과 약간의 여행 경비뿐이었어요. 그때는 스마트폰도, 지도 앱도 없었거든요.

여행은 서울 수서에서 출발해 수원, 오산, 평택, 천안, 강진, 그리고 해남까지 이어졌어요. 주일에는 산골 마을 작은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어요. 오르막길을 만나면 땀에 흠뻑 젖으며 페달을 밟았죠. 덤프트럭이 옆을 지날 때면 휘청이기도 했어요.

그러고는 또다시 달려 땅끝 국민 관광지에 도착했어요. 말할 것도 없이 엄청 힘든 여행이었지만, 재미있고 유익한 여행이었어요. 인생 첫 장거리 여행을 마치고 출발지인 교회 앞마당으로 돌아와서는 후배와 함께 하나님께 한없이 감사했어요. 

자전거 여행 중에 아스팔트를 뚫고 자라난 한 줄기 꽃을 본 것은 정말 감격스러운 ‘인생 사건’이었어요. 하나님께서 내 인생 여정(journey)에 함께하셔서 절망적인 상황 가운데서도 언젠가는 반드시 나를 꽃 피게 하실 것임을 확신하며 감사의 고백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매일 아스팔트를 밟는 일상의 여행자들을 위해

이달에 소개하는 책은 김유림 작가가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예수님과 여행을 시작합니다》라는 책이에요. 작가는 ‘라이트니스’(lightness)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며 SNS에 많은 팔로워가 있어요. 책 표지에 적힌 ‘일상의 여행자들을 위한 에세이’라는 부제가 눈에 띄어요. 작가는 인생을 여행으로 비유해요. 다시 돌아올 길을 계획하지 않고 최종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길을 여정(journey)이라고 해요. 이 여행은 홀로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예수님과 함께하는 여행이에요. 


내 곁에 계신 여행 동반자 예수님

책장을 멈추고 한참을 묵상했던 첫 글은 17쪽 ‘최적의 때’예요. “요단강이 범람할 때/ 성벽이 굳게 닫혀 있을 때/ 두려움이 몰려들 때/ 기회가 없을 때/ 환경이 불리할 때/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의심이 들 때가/ 바로 최적의 때입니다// 하나님을 경험하는 믿음을 배워야 할 때.” 

이 멋진 시의 왼편에는 주인공 친구가 막다른 길 끝에 서 있어요. 절망적인 상황 가운데, 하늘 위에서 절망을 지워 내는 예수님의 오른손이 내려와요. 손바닥에는 십자가에 달리실 때 남겨진 못 자국이 선명해요.

“감사의 이유” 그림에서는 하나님께서 자전거를 처음 타는 주인공 옆에서 함께 달리고 계세요. 그림 속 친구는 이렇게 고백해요. “오늘도 성실히 이끌어 주셔서 감사해요, 하나님!” 이 고백이 예수님과 함께 여행하는 <큐틴> 친구들의 고백이길 기대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