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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

꿈꾸는 청소년의 위대한 만남

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친구들은 어떤 사람을 꼭 한 번 만나 보고 싶은가요?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 내게 큰 도전을 준 사람, 힘을 준 사람, 인생의 의미를 갖게 해 준 사람, 인생의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을 준 사람을 만나고 싶을 거예요.


온 백성을 사랑한 세종 대왕

제가 꼭 만나 보고 싶은 사람은 훈민정음을 창제한 조선의 네 번째 왕, 세종 대왕이에요. 세종은 모든 학문과 분야에 관심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사람’에게 관심이 많았어요. 왕족이나 양반뿐 아니라, 평민과 천민에게까지 관심을 기울였던 성군(聖君) 세종은 여성 노비의 출산 휴가까지 살뜰하게 챙겼어요.

조선의 군주였던 세종은 ‘누구든지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없는 사회’를 지향하는 민주주의(民主主義)의 이상을 잘 이해하고 있었던 왕이에요. 그렇지 않았다면, 백성이 자기의 말을 글로 표현할 수 있도록 스물여덟 자의 문자를 만들 생각을 절대 하지 못했을 거예요.


청소년이 만난 영원한 소년

이달에 소개하는 책은 인디고서원에서 엮어 출판한 《영원한 소년》이라는 책이에요. 부산에 있는 인디고서원은 2004년에 문을 연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이에요. 내적 성장의 자양분이 되는 좋은 책이 빼곡한 인디고서원에는 함께 책을 읽으며 도덕적 품성, 비판적 지성, 예술적 감성을 키우는 인디고 아이들이 있어요. 인디고 아이들은 책 읽기를 통해 삶 속에서 배움을 실천하고 있죠.

《영원한 소년》은 ‘새로운 시대를 꿈꾸는 청소년, 세상을 변화시킨 위대한 영혼을 만나다’라는 부제처럼 인디고서원에서 함께 책을 읽은 청소년들이 세상을 변화시킨 위대한 영혼과의 만남을 자신의 글로 표현해 엮은 책이에요.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돼 있어요. 1부는 도덕적 품성, 2부는 비판적 지성, 3부는 예술적 감성을 주제로 각각 여덟 편의 글이 실려 있어요. 1부에 앞서 편집자는 인문학을 인간에 대한 학문으로 정의해요. 그래서 인문학을 공부할 때 가장 먼저 요청되는 능력은 ‘도덕적 품성’이라고 말하죠. 책의 1부 주제가 ‘도적적 품성’인 이유도 그 때문이고요.

도덕적 품성이란, 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다른 존재에게 공감하는 능력이에요. 늘 주변에 관심을 갖고, 타인을 배려하는 사소한 태도를 가꾸는 것에서부터 도덕적 품성을 개발할 수 있어요. 도덕적 품성을 일깨우는 영원한 소년, 아름다운 영혼은 레이첼 코리, 제인 구달, 디트리히 본회퍼 등이에요.

2부 비판적 지성에 실린 사람들은 시대의 어둠에 대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이에 저항하는 것을 소명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이에요. 조지 오웰, 이회영, 안중근, 파울로 프레이리 등의 사람들을 인디고의 청소년들이 만나 마음에 품은 생각들을 글로 기록했어요. 3부 예술적 감성에 실린 사람들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삶을 사랑으로 바라보고, 더 나은 조건을 위해 투쟁한 사람들, 카미유 클로델, 루쉰, 존 레논, 윌리엄 캄쾀바 등이에요.


차별 없는 복음의 세상을 꿈꾼 바울을 만남

이 책은 ‘새로운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에요. 소박하면서도 진솔한 문장으로 자기 생각을 펼쳐 낼 줄 아는 민주 시민 청소년들의 글을 통해 친구들도 영원한 소년, 위대한 영혼들을 만나게 되길 기대해요. 끝으로 친구들도 잘 알고 있는 위대한 영혼, 사도 바울을 소개해요.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 3:28)라는 편지를 남긴 영원한 소년, 바울과의 만남을 통해 대한민국 민주 시민 그리스도인 청소년으로 성숙해 가기를 기대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