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질풍노도(疾風怒濤)란 ‘몹시 빠르게 부는 바람과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물결’을 의미하는 사자성어에요. ‘적군이 질풍노도처럼 밀려온다’라고 표현하면 어마어마한 기세로 공격해 오는 적군을 떠올릴 수 있어요. 깊은 밤, 달빛 한줄기 없는 검은 바다 위를 항해하는 베테랑 선원들도 질풍노도를 만나면 큰 두려움을 느낀다고 해요.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청소년
청소년 심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스탠리 홀은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말했어요. 아동도 성인도 아닌 모호한 위치에서 청소년은 자아의식과 현실 적응 사이에서 갈등과 소외, 외로움, 혼돈 등의 감정을 경험하는데, 이 긴장과 혼란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만든다고 해요. 이 시기에 청소년의 마음은 하루에도 열두 번씩 변해요.
엄마, 아빠, 선생님이나 다른 어른도 모두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겪었죠. 속상함, 섭섭함, 분노, 왕짜증, 외로움 등으로 하루에도 열두 번씩 감정과 생각이 바뀌느라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청소년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책이 있어요. 이달에 소개하는 책 《괜찮아, 내가 사랑을 들려줄게》예요. 이 책의 부제는 ‘깊은 밤, 상한 마음의 고백을 품어 주시는 주님의 위로’예요. 상한 마음으로 깊은 밤을 지내며 특별한 위로가 필요했던 ‘지음(Jiieum, 知音)’ 작가가 그린 그림과 묵상 글이 청소년 친구들에게도 주님의 위로를 전해 줄 거예요.
나를 품어 주시는 예수님
책 표지 네 컷 그림에 이 책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첫 번째 그림은 빨간 줄로 온몸이 감긴 한 아이가 고개를 떨구고 있어요. 두 번째 그림에서 예수님께서 그 아이를 찾아와 어깨를 감싸며 만나 주세요. 그런데 아이는 여전히 고개를 떨구고 있죠. 세 번째 그림에서 예수님은 그 아이를 꼭 안아 주세요. 아이는 예수님의 품에 얼굴을 묻고 있어요. 빨간 줄은 여전히 아이를 꽁꽁 감싸고 있죠. 마지막 네 번째 그림에서는 예수님께서 아이의 얼굴을 감싸 안고 있어요. 아이는 예수님의 옷자락을 꼭 쥐고 있어요. 아마도 예수님의 품에 안겨 엉엉 울고 있는 것 같아요. 신기한 것은 아이를 꽁꽁 감싸던 줄이 사라지고 없어요. 예수님의 품 안에서 비로소 자유롭게 된 거죠. 깊은 밤을 지날 때 상한 마음의 고백을 들어주시는 주님께서 우리를 위로해 주세요. 위로 끝에는 사랑이 찾아와요. 위로하시는 주님이 사랑 그 자체이시니까요.
주님께서 붙드시는 삶을 살기
예수님의 위로와 사랑을 경험한 지음 작가의 삶은, 이 책의 목차가 됐어요.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자신을 만나 주셨던 주님을 동아줄 이야기를 통해 들려줘요. 어두운 밤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작가는 두 개의 줄을 발견해요. 하나는 강한 쇠사슬 같아요. 꽉 잡아 보지만 뚝 끊어지고 말아요. 다른 하나는 동아줄이에요. “제발”이라고 말하며 줄을 잡아 보지만, 두 번째 줄 역시 끊어져요. 작가는 “더 이상 못하겠어”라고 말하며 깊은 바다 속에 빠져들어 가요.
그 순간 실오라기 같은 줄 하나가 눈에 보여요. 작가는 손을 뻗어 줄을 잡아요. ‘이 줄이 내게 무슨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이었죠. 물 밖에 계신 예수님께서는 줄은 당겨 작가를 끌어올리세요. 작가는 오래전 자신을 건져 주신 예수님을 기억하며 이렇게 고백해요. “네가/ 모든 것 놓아 버리고 싶은/ 그 마지막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날 떠올려 주었으면 좋겠구나/ 내가 끊어지지 않는/ 아주 튼튼한 사랑이 되어 줄게”
작가는 “실처럼 희미했던 주님의 음성이 나를 붙든 굳건한 동아줄이 되었습니다”라고 고백해요. 친구들도 굳건한 동아줄로 나의 삶을 붙드시는 예수님과 함께 힘찬 삶을 살아가기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