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제 동생은 정말 걱정이 많아요. 약속 시간에 늦을까 봐 걱정, 집을 나서려 하다가도 창문은 닫았는지, 가스레인지 불은 껐는지, 가스 밸브와 수도꼭지는 꼭 잠갔는지 등을 여러 번 확인해요. 누전, 누수, 가스 폭발, 도둑 침입 등 걱정이 너무 많아 오히려 가족들이 동생을 걱정할 정도죠.
세상의 모든 걱정을 짊어지다
십대 시절은 고민거리로 걱정 많은 삶을 사는 시기 같아요. 열세 살 중학생이 세상 모든 문제를 자신의 어깨에 짊어지고 살아가죠. 키가 크지 않아 걱정, 성적이 오르지 않아 걱정, 친했던 친구들과 어색해져서 걱정, 용돈이 모자라서 걱정, 여드름이 많아져서 걱정, 자꾸 잠이 쏟아져서 걱정, 숙제를 하기 싫어 걱정이에요. 그뿐 아니라, 어린 동생이 학원 다니느라 즐겁게 놀지 못하는 것 같아 걱정, 아빠 회사가 어려운 것 같아 걱정,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계속돼서 걱정, 민족 분쟁으로 국제 난민이 늘어서 걱정, 교회 어른들이 많이 모이지 않아 걱정이죠. 그렇게 십대는 세상의 모든 문제가 걱정이에요.
걱정보다는 기도
이번에 소개하는 책은 십대의 걱정을 잘 알고 있는 정석원 목사님의 책, 《청소년, 기도 많이 걱정 조금》이에요. 부제는 ‘십대들을 다독여 주는 80가지 명언과 말씀 묵상’이에요. 짧은 부제에서 이 책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독자는 ‘십대’이고, 내용은 ‘80가지 명언과 성경 말씀’이에요. 활용 방법은 ‘묵상’이고, 책의 목적은 ‘십대들을 다독여 주는’ 거예요. 저자는 십대에게 “걱정은 조금하고 기도는 많이 해라”는 메시지를 전해요. 바로 이 책의 제목이죠.
책은 총 4부로 구성되는데, 각 부의 제목은 ‘믿음’, ‘나’, ‘관계’, ‘세상’이에요. ‘믿음’을 약하게 만들고, ‘나’를 흔들어 대고, ‘관계’를 어렵게 만들고, ‘세상’을 살아가기 힘들게 만드는 80가지 걱정거리를 하나씩 살피다 보면, 믿음은 더 확실해지고, 나를 더 잘 알게 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더 가까워지고, 세상에서 살아갈 힘을 더 얻게 될 거예요.
80가지 이야기는 제목, 성경 말씀 한 구절, 명언 한 문장, 내용 해설, 묵상 질문(Q), 묵상 내용을 기록할 수 있는 빈 줄, 기도 한 문장, 명언의 저자 소개 글로 짜여 있어요. 책을 읽기 전에 먼저 ①정해진 장소를 찾고, ②질문을 활용하고, ③글을 옮겨 적어 보고, ④믿음의 모델을 찾아보고, ⑤함께 읽을 사람을 찾는다면, 책을 200% 활용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죠.
걱정 끄기(off), 믿음 켜기(on)
1부 ‘믿음’ 편의 첫 주제는 ‘염려가 켜졌을 때(on)’예요. 묵상 말씀은 “예수께서 즉시 이르시되 안심하라 나니 두려워하지 말라”예요(마 14:27). 연결된 명언은 ‘염려의 시작은 신앙의 끝이지만 신앙의 시작은 염려의 끝이다’로 5만 번 기도 응답을 받은 ‘고아들의 아버지’ 조지 뮬러 목사님의 짧은 글이에요. 묵상 글에서 저자는 ‘염려가 켜지면(on) 믿음이 꺼집니다(off). 믿음이 켜지면(on) 염려는 꺼지게 됩니다(off)’라고 말해요.
오래전,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던 예수님께서 오늘 친구들에게도 말씀하세요. “염려 마라! 나다. 내가 여기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아라”고 말이에요. 묵상 질문인 ‘나의 염려가 꺼지고(off) 믿음이 켜지는(on)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보고 ‘염려를 끄고 주님을 향한 믿음을 켜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하면, 어느덧 믿음의 불이 켜져 친구들의 마음을 환히 비출 거예요.
오늘 하루의 걱정과 내일 예상되는 걱정을 베개 옆에 둔 ‘걱정 인형’에게 맡기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한다면 십대 친구들을 다독여 주시는 하나님의 따뜻한 손길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