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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가장 늦은 때가 가장 빠른 때

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대학생 때 동아리 선배가 <대학 교지>라는 교내 잡지에 실릴 글을 쓰기로 약속했는데, 마감일이 한참 지나도록 완성하지 못했어요. 교지 편집부 선배를 한참 피해 다니다가, 동아리실에서 두 사람이 마주치고 말았죠. 팽팽한 긴장감이 동아리실을 감쌌어요.


너무 멀리 왔나요. 주님께 돌아가기엔

동아리 선배가 원고를 쓰지 못했다며 사과하자, 편집부 선배는 엄혹한 분위기를 깨며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로 명언을 하나 남겼어요. “임○○ 형제, 너무 늦어서 이젠 안 되겠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입니다. 지금 시작하면, 더 늦지 않습니다.” 그 말은 들은 동아리 선배는 ‘일필휘지’(一筆揮之: 글씨를 단숨에 죽 내리 씀)로 글을 써서 다음 날 원고를 보냈어요.

세계적인 디바 소향이 부른 노래 중에 “너무 멀리 왔나요”라는 찬양이 있어요. 이 찬양은 “너무 멀리 왔나요. 주님께 돌아가기엔. 사랑의 주님 그 품을 떠나 내 영혼 잃어버린 지금”으로 시작해서 “하지만 내 모습 이대로 주께 돌아가요. 나의 손을 잡아 주소서”라는 가사로 마무리돼요.


하나님에 대한 질문이 시작될 때

십대는 하나님을 ‘엄마, 아빠의 하나님’이나 ‘목사님의 하나님’이 아닌, ‘나의 하나님’으로 새롭게 만나는 시기예요. 이 시기가 되면 하나님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 많이 생기죠. ‘하나님은 진짜 존재하시나?’, ‘하나님은 진짜 선하신가?’, ‘하나님은 진짜 나를 사랑하시는가?’ 등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스스로 답을 발견하지 못한 채 ‘구도자’로 교회에 다니기도 하고, 답을 찾았다면 신앙생활과 교회생활에 더 힘을 내기도 해요. 어떤 친구들은 답을 찾지 못했다며, 또는 답이 없다며 교회를 떠나기도 해요.

하지만 십대 때 던지는 하나님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은 자신에게 답을 구하게 만들고, 끝내는 인생의 질문에 답을 주시고, 답이 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해 줘요. 하나님을 멀리 떠났던 사람들은 ‘하나님, 다른 것들은 의지할 것이 되지 못합니다. 저는 두 손 들고 하나님께 돌아옵니다’라고 고백하며 주님께로 돌아와요.

이달에는 그 신비한 경험을 알려 주는 책을 소개해요. 김형준 목사님이 글을 쓰고, 석용욱 작가가 그림을 그린 책 《하나님께 돌아오는 연습》이에요. 표지에는 자신의 짐을 들고 길을 떠나는 사람들이 그려져 있어요. 묵직한 탐험가의 발걸음도 있고, 경쾌하고 가벼운 발걸음도 있어요. 지쳐 쓰러진 사람도 있고 절망한 형제와 그 곁을 지키는 친구도 있어요. 이들은 모두 주님을 만나게 될 거예요.


어느덧 주님과 만나는 경험을

책은 다섯 개의 큰 주제로 구성돼요. 각각의 주제는 저자 목사님이 하나님을 만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엮은 것 같아요. 1부 “내가 더 알고 싶은, 진짜 하나님”, 2부 “최고의 걸작품, 나”, 3부 “섬김의 대상, 이웃”, 4부 “훈련, 하나님과 더 가까워지는 삶”, 5부 “부르심, 하나님의 동역자로 서기”예요.

목사님은 책의 서문에서 ‘이 책이 그동안 하나님을 잊고 살았던 사람에게는 그분을 다시 생각나게 하는 매개체로, 열정을 잃어버린 사람에게는 믿음의 입맛을 돋울 애피타이저로, 생각과 삶이 어지럽게 흩어져서 복잡하게 사는 사람에게는 삶을 정돈해 줄 도구로 사용되기를 소망합니다’라고 말해요.

책에 담긴 60개의 짧은 이야기 속에서 하나님과 나 자신, 이웃을 발견하고, 자신을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훈련하며 하나님과 동역하는 기쁨을 발견하길 기대해요. 그러면, ‘나’라는 장(cage)을 나와 창공을 나는 새처럼 자유롭게 될 거예요. 하나님을 향해 자유롭게 날아가 그분의 손에 앉는 자유로운 새처럼 사는 친구들이 되기를 소망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