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WE’ Ministry)
11명의 미국 비전 트립 팀이 LA 지역 교회 청년 연합 수양회에 참여한 적이 있었어요. 저녁 집회가 시작되자 팀원들은 찬양과 함께 하나님을 예배하기 시작했어요. 예배 사역에 관심이 있던 한 청년 형제는 자신만의 몸짓으로 하나님께 찬양드리다가 바닥에 엎드려 울며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작지 않은 덩치에 감정 표현의 폭도 제법 크다 보니 애통하는 마음의 기도는 자연스럽게 큰 오열로 표현됐어요.
‘Big Bear’ 지역의 울부짖는 곰 두 마리
팀의 막내였던 고1 형제는 덩치 큰 형님이 기도하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어요. 큰 곰 한 마리가 몸을 구부리고 으르렁거리는 것처럼 기도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좀 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깐요. 고1 동생의 눈에는 딱 이상하게 보였으리라 짐작할 수 있어요. 그런데 잠시 후, 마치 새끼 곰 같은 이 친구도 이내 형님과 같은 자세로 바닥에 엎드려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하나님 앞에서 으르렁거리는 큰 곰 한 마리와 새끼 곰 한 마리. 집회가 진행된 지역이 LA 북부에 위치한 ‘Big Bear’라는 곳이니 곰 두 마리 같은 형제들의 모습이 아주 이상하지는 않다 싶기도 해요.
하나님과의 깊은 일대일 만남으로
그날의 그 집회, 그 찬양 시간은 특별히 함께한 고1 형제에게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어요. 동생은 오열하는 형의 기도를 보면서 ‘아, 저렇게 기도해도 되는구나’라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기도해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으로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기도는 이내 하나님과의 깊은 일대일 만남으로 이어졌어요.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 앞에 선 형제는 하나님을 원망하기 시작했다고 해요. 이는 형제의 마음을 나타내는 정직한 고백이었던 거죠.
고1, 이제 열일곱의 겨울. 성악을 전공하는 형제는 힘겨운 입시를 통과해 예고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형제의 지난 한 해는 혹독한 시간의 연속이었죠. 작은 교실 안에서 친구들과 아무 생각 없이 함께 웃고 떠들고 있었지만, 예고 입시 이후에도 여전히 끝나지 않은 치열한 경쟁은 형제의 내면을 부쩍 자라게 했어요.
원망은 끝나고 신뢰가 채워져
하지만 커진 마음과 함께 더 불편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과의 관계였어요. 주일에 빠짐없이 교회를 가고 성경을 몇 번씩 완독해 봐도 학교생활, 친구 관계, 노래 모두 힘겨울 뿐이었어요. 그래서 내뱉은 첫 기도가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었어요. ‘내가 이렇게 애썼고, 이 정도 하는데 나를 힘든 채로 내버려 두는 건 너무하신 것 아닌가요?’ 그렇게 한참 하나님을 원망하고 났더니, 형제의 마음에 감정의 빈자리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계속해서 기도하자 하나님께서는 그 빈자리에 자신에 대한 신뢰를 채워 넣으셨어요. 기도를 마친 ‘작은 곰’ 형제가 다시 일어섰을 때, 그 마음은 하나님을 향한 신뢰로 가득 채워져 있었죠.
『왕의 마음』 이야기에서 하나님은 보잘 것 없던 도둑 아이 ‘톰’을 만나 주셨어요. 그 하나님은 ‘Big Bear’ 캠프장을 방문한 대한민국 어느 예고의 성악 전공 학생도 만나 주셨죠. 하나님은 책 속에만 계시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청소년을 향해 지금 이 순간에도 말씀하고 계세요. “너희들은 나의 사랑하는 자녀들! 내 마음 가까이 나아오라. 내 마음은 너희를 향해 부르짖나니!”
왕이신 아버지 하나님과의 만남과 교제, 사랑하는 자녀를 향한 하나님의 위로와 격려를 담은 『왕의 마음』을 통해 ‘긍휼히 여기시는 자’ 하나님의 마음을 <큐틴> 친구들도 함께 느껴 보기를 바라요. 여러분의 또 다른 이름이 ‘톰’이고 ‘도나투스’일 테니까요.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