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하루 종일 잘 지낸 것 같은데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 날이 있어요. 반대로, 충격이나 감동으로 가득 차서 그날 있었던 일들을 다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있고요. 특별히 재미있고 신나는 일,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가득한 하루였다면 기억 속에 오래도록 잊히지 않고 남게 될 거예요.
내 인생의 한 페이지
시간으로는 다른 날과 다름없는 하루, 24시간이지만 여러 해가 지나도 생생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라면, 여러분의 자서전 한 페이지를 채울 개인의 역사가 될 거예요. 이런 날을 말할 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다’라는 상용구를 사용하곤 하죠.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날을 365번 반복하고, 그런 1년을 열 번, 스무 번 반복하며 나이를 먹는 사람은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어요. 누구나 인생이라는 큰 이야기 주머니 안에는 힘들고 어려운 이야기나 즐겁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채워진 작은 이야기 주머니들이 있게 마련이에요. 이런 이야기 주머니들은 훗날 내 자녀에게 들려줄 엄마의 인생 이야기, 아빠의 인생 이야기가 되지요.
하나의 사건이 미치는 영향
크고 작은 사건들과 그 사건들을 직접 보고 들었던 사람들의 목격담과 생각,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에 대한 후대 사람들의 평가가 켜켜이 쌓이면, 당시엔 별것 아닌 것처럼 여겨졌던 사건이 중요한 역사가 돼요.
소위 말하는 ‘인생 사건’을 경험한 사람이 남긴 기록과 그 사건에 대한 해석과 고백, 이를 함께 경험한 공동체의 해석과 고백, 이 공동체가 속한 사회와 국가, 이웃 세계의 해석과 고백은 개인의 역사를 확장시켜요. 그래서 한 개인의 역사는 가족과 마을 공동체의 역사가 되고, 이것은 또 도시와 사회 전체가 기억하고 기념하는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나라와 인류 전체의 역사가 돼요. 어느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않던 일이 온 세상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전 인류의 공동체 전체를 변화시키는 사건이 돼 끝내 역사가 되는 일들을 우리는 종종 보죠.
2천 년 교회의 역사
이 같은 일이 ‘교회사’에서 일어났어요. 유대 베들레헴에서 태어나고 나사렛에서 성장한 예수라는 한 청년이 갈릴리 지역에서 활동하다가 예루살렘에 세워진 십자가 형틀에서 처형을 당했어요. 많은 사람들은 좋은 일을 많이 한 청년이 열두 명의 사람들을 데리고 다니다가 결국 허망하게 죽임을 당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예수는 그가 말했던 대로 정말 부활했고, 이 부활을 목격한 사람들은 예수의 증인과 복음의 전파자가 돼 예루살렘에서 온 유대 땅으로, 경계를 넘어 사마리아로 가더니 아시아를 지나 유럽으로 나갔어요.
로마 제국의 변두리였던 팔레스타인 땅 한쪽 구석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예수의 제자들을 통해 1세기 로마 제국의 사람들에게 깊은 감흥을 줬어요. A.D. 313년에는 기독교가 제국의 종교로 공인돼 비로소 박해를 끝내고 자유를 얻었고, A.D. 380년에는 로마의 국교가 됐어요. 별일 아닌 것처럼 보였던 사건은 어느덧 제국의 역사가 되고야 말았지요.
이렇게 시작된 교회의 역사는 2천 년이 지나 오늘에 이르렀어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결코 무너지진 않았던 교회의 역사를 통해 오직 ‘믿음’으로만 이해할 수 있는 세계에 대한 바른 인식을 훈련할 수 있을 거예요. 2천 년 교회사가 담긴 『만화 한눈에 읽는 교회사』를 통해 교회를 중심으로 이 세상을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의 역사 인식과 안목을 훈련해 보세요.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