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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3월

응답받는 기도의 비밀

과월호 보기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제가 입학한 고등학교에는 ‘거룩한 불꽃들의 모임’이라는 뜻의 ‘성화회’(聖火會)라는 기독 동아리가 있었어요. 역사가 깊은 동아리로, 그곳의 오랜 전통은 아침 기도회였어요. 예전에는 1교시 전에 ‘0교시’로 불리던 수업이 있었는데, 기도회는 이 0교시와 1교시 사이의 짧은 쉬는 시간에 이뤄졌어요. 시험 기간이나 학교 행사가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늘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모여 함께 기도를 했지요.


함께 드리는 기도
아침 기도회에서는 학교 공동체에 속한 모든 학생과 선생님들이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믿게 해 달라고 기도했어요. 학교의 ‘복음화’가 성화회 학생들의 큰 꿈이었거든요. 이외에도 모임과 사역 등을 위해 소리 높여 기도하고 나면, 종종 수업을 알리는 종이 치곤 했어요. 그러다 보니 마지막으로 외우는 ‘주기도문’은 무척 빠른 속도로 암송할 수밖에 없었죠. 마치 랩 배틀처럼 외치듯 기도한 주기도 끝에 ‘아멘’을 큰 소리로 고백하고 나면, 모두 쏜살같이 교실로 돌아가곤 했어요. 지금도 예배 시간에 주님의 기도를 함께 고백할 때면, 오래전 성화회의 아침 기도회가 떠올라요.


기도 응답의 비밀
제가 고등학교 3년 동안 그렇게 열심히 암송하며 기도했던 ‘주님의 기도’를 잘 안내해 주는 좋은 책이 나왔어요. ‘청소년을 위한 기도 안내서’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기도가 하고 싶어지는 책》이에요. 청소년을 무척 사랑하는 저자 목사님이 이 시대의 청소년들에게 꼭 가르쳐 주고 싶은 ‘기도의 모델’은 바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치셨던 ‘주님의 기도’예요.
‘주기도’의 핵심 고백은 “하나님이 응답하신다”는 믿음의 선언이에요. 주기도문의 각 소절과 문장은 ‘하나님께서 응답하신다’의 비밀을 담고 있어요. 주기도의 첫 구절인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는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때 기도는 응답받는다’는 비밀을 말해 줘요. 이어지는 소절들은 ‘하나님을 높일 때 기도는 응답받는다’,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구할 때 기도는 응답받는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때 기도는 응답받는다’, ‘서로를 용서하고 사랑할 때 기도는 응답받는다’, ‘악을 대적할 때 기도는 응답받는다’ 등 기도 응답의 비밀에 대한 공공연한 선포예요.


응답하시는 하나님
고3 시절, 성화회의 아침 기도회에서 늘 담임 선생님을 위해 기도했었어요.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줄담배를 피우시던 담임 선생님만은 절대 교회를 다니지 않을 것 같다는 강한 믿음이 있었어요. 입으로는 선생님의 구원과 학교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면서도, 하나님의 일하심에 대한 믿음은 부족했던 거죠. 그게 그때 제 믿음의 수준이었어요.
그런데 그로부터 19년 후, 아주 놀라운 사건이 일어났어요. 제가 교육목사로 사역하던 교회에 고3 시절 담임 선생님이 사모님을 따라 처음 교회에 나오신 거예요. 믿음 없던 학생의 기도를 다 듣고 기억하고 계셨다가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면서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몰라요. 하나님께 드려진 기도는 하나도 없어지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됐어요.
“기도가 고프니?”라고 묻는 이 책은 반드시 응답하고 일하시는 하나님께 믿음을 가지고 기도하는 방법에 대해 제대로 알려 주는 책이에요. “믿는다면, 지금 기도하라”(p.152)는 저자 목사님의 도전을 따라 반드시 응답하시고 분명히 일하시는 하나님께 믿음으로 기도해 그분의 일하심을 경험하는 여러분이 되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