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용재 오닐’은 줄리어드 음대를 나온, 유명하고 촉망받는 비올리스트이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어머니가 한국인이었다. 미국인이기도 하고 한국인이기도 한 사람. 그런 그가 한국에 살고 있는 24명의 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함께 오케스트라를 만들었고, 그 과정을 다큐로 담았다. 어쩌면 자신과 같은 상처를 가진 아이들, 결코 그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지만 조금 다른 피부색과 생김새로 인해 차별 당하거나 소외되기 쉬운, 그런 아이들에게 그는 악기를 들고 다가간다. 음악으로 말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지인의 리뷰를 우연히 읽고, <큐틴>에 소개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래서 약간은 숙제하는 마음으로, 조금은 심드렁하게 보기 시작했는데 웬걸. 영화의 시작과 동시에 나는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화면을 뚫고 전해지는 듯한 리처드 용재 오닐의 진심 어린 마음, 지금껏 한 번도 주목 받아 보지 못했을 아이들이 조금씩 자기들만의 빛을 내며 성장하게 되는 과정이 너무나 생생하게 전해져 오는 것이다. 울다가 웃다가 하며 이내 마음이 먹먹해졌다. 2012년 MBC에서 방영한 동명의 4부작 다큐멘터리를 영화로 재구성해 옮겼기에, 시간이 된다면 4부작을 모두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리처드 용재 오닐과 아이들의 앙상블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꼭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길! 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