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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손한나(카카오)
날 믿어 주는 누군가가 있기에
물고기 도리의 기억력은 3초쯤 될 것 같다. 부모님이 말해 준 길도 3초 만에 잊어버리고, 스스로 재밌게 하고 있던 이야기도 돌아서면 잊어버린다. 매사에 부족해 보이는 도리를 보는 부모님의 심정은 어떨까? 도리가 앞으로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아니나 다를까. 도리는 결국 부모님을 잃어버리고 낯선 곳에 혼자 남게 된다. 도리는 집으로 다시 돌아가 부모님을 만나고자 모험을 시작한다.
영화의 제목은 <도리를 찾아서>이지만, 누군가가 도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도리 자신이 주체가 돼 부모님을 찾아 나서는 역설적인 스토리이다. 도리의 부모님은 도리를 찾지 않는다. 아니, 찾을 수 없다. 그 대신 도리가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영화를 봐야지 알 수 있다!).
도리가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면, 그것은 도리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믿어 준 부모님의 사랑 덕분일 것이다. 우리 역시, 부족한 나를 믿어 주는 누군가 덕분에 지금까지 잘 살아올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스스로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지만, 묵묵히 우리에게 길을 알려 준 그분들 덕분에 부족한 우리가 ‘주체’가 될 수 있었던 건 아닌지…. 새삼스레 부모님 생각이 나며 감사의 고백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