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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

[영화 소개] 거인(2014)

과월호 보기 손한나 (카카오)

아픈 청춘을 향한 담담한 위로

자식을 책임지지 못하는 무능하고 나약한 부모. 약자에게는 차갑기만 한 사회. 그리고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에겐 싹싹하게 굴지만, 때론 위선적이고 남을 배신하는 한 소년. 영화 속 주인공 영재는 다소 영악하지만, 영재를 지켜보는 관객은 분노보다 연민을 느낀다. 영재는 약자에게 한없이 강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영악함을 택했다. 이것은 그가 선택한 생존 방식이었다.
갓 서른을 넘긴 김태용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이기도 한 이 영화는 딱히 희망적인 결말을 보여 주진 않는다. 그러나 사실적인 이야기를 담담히 그려 내며 쉽지 않은 소년기를 보낸, 혹은 지금도 보내고 있을 어느 친구들에겐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한다.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란 이들이라면 한 번쯤 주위를 돌아보길 바란다. 영화 속 영재와 같이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이가 없는지 말이다. 돌아갈 곳이 없어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마음, 설령 그 속에 위선과 영악함이 있다 하더라도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그들의 숨겨진 고단함과 고통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