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지혁 목사 (사랑의교회)
균형을 이루는 하나님의 속성
지난 호에서는 얼핏 보기에 모순돼 보이는 하나님의 두 가지 속성, 즉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살펴봤어.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는 양립 불가능한 두 가지 속성이 아니라 모두 본질적인 하나님의 성품이야. 두 가지 속성 중 하나가 희생되면서 다른 하나가 지나치게 강조되지 않도록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던 것 기억하지? 마찬가지로 균형을 이뤄야 할 중요한 하나님의 또 다른 속성이 있단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와 가까이 계시면서도 멀리 계시는 분이라는 거야.
그것을 하나님의 ‘내재’(immanence)와 ‘초월’(transcendence)이라고 해. 내재는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면서 우리 가운데 임재하시는 분이라는 것이고, 초월은 멀리 계신 창조주 하나님을 피조물인 인간이 결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거야. <큐틴> 친구들에게 하나님은 ‘늘 나와 함께하시는 분’이니, 아니면 ‘나와 멀리 떨어져 계셔서 이해할 수 없는 분’이니? 신학의 역사 속에서 내재와 초월의 극단적인 강조 현상은 마치 시소처럼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했단다.
진정한 신앙의 길이란
중세 시대에는 하나님의 초월을 많이 강조했어. 세상은 타락했고 죄로 가득하기 때문에 타락한 세상을 떠나 수도원에 들어가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운동이 강하게 일어났던 거야. 그곳에서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기적을 경험하려는 열망이 있었던 것이지. 하지만 근대에는 합리주의와 계몽주의가 맞물려 하나님의 내재성이 강조됐어. 그러면서 하나님이 인간의 삶으로부터 사실상 추방당하고 그 자리를 인간이 차지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지.
오늘날은 하나님의 내재와 초월의 충돌이 극심한 혼란의 시기라고 할 수 있어. 그런데 만약 우리가 하나님의 초월만을 강조하면 우리의 삶에 하나님이 없는 불신앙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크고, 하나님의 내재만을 강조하면 하나님을 나의 수준에서 조종하려는 불신앙의 오류에 빠지게 될 거야. 결국 진정한 신앙의 길은 내재와 초월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란다.
성경에 나타난 내재와 초월
성경은 하나님의 내재와 초월을 똑같이 균형 있게 말씀하고 있어. “여호와가 말하노라 나는 천지에 충만하지 아니하냐”(렘 23:24)라는 말씀과 “그는 우리 각 사람에게서 멀리 계시지 아니하도다 우리가 그를 힘입어 살며 기동하며 존재하느니라”(행 17:27~28)라는 바울 사도의 고백을 보면 하나님의 내재가 언급돼 있지. 동시에 우리는 신적인 초월을 말하고 있는 성경 구절도 많이 찾아볼 수 있어. 이사야 말씀은 “이는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이는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음이니라”(사 55:8~9)라며 하나님의 생각이 사람의 생각을 초월한다고 해. 결국 초월하시는 하나님을 우리 안에 모시고 사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이성과 지식을 초월해 존재하시기 때문에 우리의 이해 범위를 넘어서 계시지만, 동시에 우리가 하나님의 임재를 간절히 사모하고 찾는다면 언제나 우리에게 다가와 주셔서 우리 안에 거하시는 분임을 기억하자. 또한 우리가 공부하는 학교가 하나님 나라의 현장이고,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이 곧 하나님의 영광이 선포돼야 할 곳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해, 우리가 서 있는 바로 그곳에서 전능하신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며 사는 <큐틴> 친구들 되길 바랄게.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