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4 - 믿음의 이정표, 제자훈련의 대를 이어 가라
군 입대가 곧 전사로 여겨지던 한국 전쟁 무렵, 부모들이 훈련소로 아들을 면회하러 가는 것은 단순한 재회가 아니고 장엄한 의식이었다. 언제 한 줌의 재가 돼 돌아올지, 실종으로 영영 생이별하게 될지 모르는 자식을 만나러 가는 부모들로서는 당연한 일일 수 있었다.지금 시대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겠으나 훈련소에 갈 때 가장 귀하게 공을 들인 선물은 단연 며느리였다. 부모들이 며느리를 정성껏 꾸며 면회장으로 데리고 간 것은 대를 잇기 위해서였다. 면회장에서 훈련으로 곯고 고생한 아들의 배를 채워 주는 일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 근처 적당한 숲이나 외진 곳으로 아들과 며느리를 보내 관계를 갖게 했다. 전쟁터에서 언제 목숨을 잃을지 알 수 없는 아들로부터 대를 잇는 것이므로 염치와 체면 같은 것은 사치에 불과...
기획
2022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