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으로 단단해진 영혼
미즈노 겐조라는 유명한 시인이 쓴 ‘괴롭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제목의 시가 있습니다. 이 시인의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 4학년입니다. 일본에서 1937년에 태어난 미즈노 겐조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집단 이질을 앓은 후, 뇌막염을 얻어 표현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신체장애 때문에 혼자 움직일 수 없고 언어장애 때문에 말도 할 수 없는 그가 어떻게 시를 쓸 수 있었을까요?미즈노 겐조는 눈으로 시를 씁니다. 평생 말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할 거라는 청천벽력 같은 의사의 진단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린 미즈노 겐조는 조용히 눈을 감아 버렸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어머니는 아들이 눈으로라도 말하도록 돕겠다고 결심합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모자는 문자로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을 터득합니다. 미즈노 겐조는 길고 긴 인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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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