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2011년 07월

지치지 않는 열정을 위해

발행인칼럼 김명호 목사 _ 국제제자훈련원 대표

지난 5월에 대만에서 옥한흠 목사의 저서 『다시 쓰는 평신도를 깨운다』와 『열정 40년』이 중국어 번자체로 출간되었다. 420여 명의 목회자들이 참석해 제자훈련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1989년 6월에 대만 목회자 118명이 한국을 방문해 8기 CAL세미나에 참석한 이후 22년만의 만남이었다.
제자훈련과 두 책의 저자인 옥한흠 목사에 대해 소개하는 강의를 가진 뒤, 질의토의 시간에 한 목회자가 물었다. 한국 교회와 대만 교회에는 문화나 환경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는데 한국에서 성공한 제자훈련이 대만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이었다. 누군가 물어봐 주기를 기대했던 질문이었고 나누고 싶었던 주제였다.
우리가 나누고 싶은 것이 한 교회의 모델이 아니라 성경적 원리인 제자 삼는 사역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자훈련은 목회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요, 본질적인 사역이라고 설명하고, 여러분이 제자훈련의 대만 교회 모델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때 한 분의 목회자가 손을 번쩍 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분은 22년 전 대만 교회 목회자를 위한 CAL세미나에 참석하신 분이었다. 그 이후, 소개받은 제자훈련을 나름대로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때 세미나를 통해 제자훈련의 목회철학을 소개해준 옥한흠 목사에게 감사하고, 늦었지만 이렇게 책을 출판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대만 교회에도 제자훈련 사역은 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비록 세미나 이후에 후속 지원을 해주지 못했지만, 긴 세월을 제자 삼는 사역에 헌신한 목회자가 있다는 것은 CAL세미나가 계속 되어야 한다는 분명한 이유를 깨닫게 했고, 큰 격려와 위로가 되었다. 제자훈련 교재와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마음에 정말 죄송했다.
6월 둘째 주에는 일본의 삿포로에서 제자훈련하는 목회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일본 목회자를 위한 CAL세미나 3기(1993년 5월, 17기)를 수료한 삿포로 미나미복음교회 혼다 목사.  같은 3기를 수료하고 제자훈련 사역을 통해 니시교회를 건강하게 목회하다가 은퇴해서 후배에게 물려주고 이제는 새롭게 헤이와복음교회를 개척한 소우마 목사와 니시교회의 후임 심재명 목사. 일본 CAL세미나 4기(1994년 4월, 21기)를 수료한 삿포로레인보차펠의 시타미찌 목사. 그리고 삿포로국제그리스도교회를 담임하는 이수구 목사가 함께 모였다.
삿포로 지역에 이와 같은 제자훈련 네트워크가 형성된 것은 같은 지역의 목회자들과 함께 제자훈련 사역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나누기 원했던 이수구 목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은 매달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며 제자훈련 교재를 가지고 실습하면서 사역의 노하우를 공유했다.
현재 일본의 제자훈련 사역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제자훈련을 앞장서서 이끌었던 몇몇 지도자들이 스캔들에 휘말리고, 이런 이야기가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면서 일본 전역에 제자훈련 자체에 대해 사교집단처럼 생각하는 부정적인 인식이 넓게 퍼져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힘든 상황 속에서 삿포로 지역의 제자훈련 네트워크는 일본 교회를 향한 제자훈련 사역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많은 목회자들에게 제자훈련에 대한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혼자 가기에는 힘들고 지칠 수 있지만 함께하는 사람이 있으면 멀리, 오래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비전을 안고 목회하는 사역자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함께하는 사역은 서로를 지키는 든든한 삼겹줄이다. 지역마다 세워진 칼넷(CAL-NET)을 통해 지치지 않는 열정을 가지고 사역하는 목회자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