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CAL세미나는 잠자는 평신도를 깨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면 잠자는 평신도를 깨우기 위해 목회자들을 먼저 깨운다. 동시에 한국 교회 70%가 개척 교회인 점을 감안하면 개척 초기 담임목사의 가장 든든한 동역자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사모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회가 가장 잘 도와줄 수 있고 돈도 들지 않는(?) 인재인 사모를 방치하고 있다. 가부장적인 의식으로 인해 사모는 남편의 뒤에 숨 어 조용히 기도하고, 앞에 나서서 사역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기껏해야 교회 사역의 뒷수습을 도맡아 하는 심부름꾼으로 온갖 허드렛일을 섬기도록 할 뿐이다. 암탉이 울면 망하고,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해야 한다는 논리가 교회 안에서도 암묵적으로 적용된 것이다. 그러는 사이 한국 교회 사모들 의 가슴은 외로움과 소외감으로 인해 작은 멍들이 늘고 있다.
이는 제자훈련을 하는 사역자들의 사모들도 마찬가지이다. 남편이 제자훈련을 처음 시작할 때 1기 훈련생으로 사모가 꼭 포함된다. 훈련할 대상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훈련 이후 사역을 하는 것은 평신도 훈련생들이지, 사모는 훈련받는 평신도들의 자녀들을 돌봐주는 사역이나 부수적인 봉사의 자리에 머문다.
이 또한 귀한 사역이기는 하지만, 제자훈련 하는 사역자라면 바로 옆에 있는 ‘숨은 진주’인 사모의 잠재력에 먼저 눈을 뜨고, 그의 영혼을 바로 세워 주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한 영혼에는 바로 사랑하는 아내이자, 자녀들의 어머니인 사모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남편을 따라 운명적으로 사모가 되었든, 사모 되기를 사모해서 사모가 되었든, 사모는 교회 공동체를 건강하게 세우는 데 평신도 동역자보다 더 탁월한 은사를 펼칠 수 있는 일꾼이다. 담임목사의 가장 든든한 아군이자 지원군이 될 수 있다. 목회자의 어려운 점, 아무도 모르는 속내까지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대상이고, 함께 훈련 사역을 동역함으로써 여러 가지 사역의 아이디어와 시너지 효과를 공유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앞에서 뛰어다니며 사역의 보람에 충만해 있는 남편의 뒤에서 외로움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본래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은사와 영적 잠재력을 마음껏 펼칠 수도 있다. 훈련 사역에 동참함으로써 말씀으로 날마다 자신을 채찍질하며 또 한명의 제자로서 바로 서는 훈련을 사모도 받게 되는 것이다. 제자훈련 사역을 하고자 하는 목회자라면 이제 사모부터 깨우자. 그 이유와 에피소드들을 <디사이플> 5월호에서 살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