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홍정기 목사 _ 성남제일교회
소그룹은 관계 형성의 실제 무대이다. 자신을 발견하며 사랑하고 성장하는 곳이자, 영적·사회적 생명이 태어나고 자라는 요람이다. 소그룹의 마무리라 하면 하나는 영적·관계적 성숙을 점검하는 평가요, 또 하나는 싱그러웠던 관계를 닫음이다. 그렇다면 주님은 이 두 가지 모범을 어떻게 보이셨을까 살펴보자!
몇 가지 질문들!
1. 훈련평가
주님은 제자들을 부르신 후 각동각처로 둘씩 파송하신다. 치유와 강화, 논쟁과 기적의 현장에서 제자들을 직접 체험 학습시키신 후이다. 주님은 이렇게 평가하셨을 것이다.
1) 전도의 열매는 어떤가?
2) 치유의 역사는 있는가?
3) 교리적 논쟁을 경험했는가?
4) 천국의 소망은 있는가?
2. 관계의 닫음
주님은 제자들의 사역 보고를 진지하게 들으셨고, 깊이 있게 격려하셨다. 그리고 앞으로 닥칠 위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경고의 말씀을 빠뜨리지 않으신다. 그리고 다음의 절정은 피와 살을 베푸는 성만찬이다. 마무리 설교(요 13장 이하), 깊은 중보적 기도(요 17장)와 발 씻김, 또한 배반자들을 다시 부르시는 회복(요 21장)이다.
소그룹의 마무리도 이 주님의 모범과 성경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1년 혹은 그보다 긴 시간 동안 함께 배우고 먹고 사귀었다면 분명 열매가 있을 것이다. 그 열매를 서로 나누며 감사하는 것은 그 공동체의 미래와 성숙을 위해 매우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평가의 관점에서 이렇게 물어야 한다.
1) 영적 성숙은 있는가?
2) 전도의 열매는 있는가?
3) 내적치유 혹은 질병의 치유는 있는가?
4) 교리적 논쟁으로 더욱 예리해졌는가?
5) 천국 소망이 더 커졌는가?
또한 관계 닫음의 관점에서 피와 살을 나눈 깊은 교제가 있는가? 감동적인 간증이나 중보적 기도가 있었는가? 서로 발을 씻겼는가? 그리고 넘어진 자 일으키는 회복을 경험했는가?
이 질문들은 소그룹을 마무리하면서 순장이 가슴 속 깊이 담고 점검할 목록들이다. 이것이 없으면 소그룹은 사교 모임, 이익 집단, 성경공부 위주의 모임, 기도모임, 정체된 모임이나 철새의 무리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것을 점검할 때 비행기가 중간 기착지에서 급유를 마치고 다음 비행을 준비하는 것과 같이, 한 토막의 소그룹이 영적 비행을 마치고 다음 비행을 준비할 수 있다.
구체적 행동들!
위에서 말한 주님의 모범을 따라 4가지 관점에서 다락방을 생각해 보자. 첫째는 개인, 둘째는 소그룹, 셋째는 교회, 넷째는 교회 밖으로의 관점이다.
1. 소그룹이 개인에게
소그룹은 개인을 위해 존재한다. 서로 의지하고, 배우고, 세워 주기 위해서! 소그룹은 요람이다. 다락방에서 개인이 얻은 유익이 분명히 있는지 점검해 보자. 먼저 지적으로 풀리지 않는 질문들에 답변이 제공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순원은 항상 겉돈다. 감정적으로 따뜻함과 푸근함을 경험해야 한다. 의지적인 결정을 내리고 실천하는 일을 격려하고 도와야 한다. 예를 들면 오랜 반목에 시달린다면 화해의 손을 내밀도록 격려해야 한다. 이 사역은 1년 내내 계속되는 것이기 때문에 낯설지 않을 것이다. 특별히 공로가 있는 개인에겐 공적이든 사적이든 감사를 전하자.
1) 종강파티와 함께 감사와 격려 편지 나누기
2) 연말에 나누는 간단한 선물
3) 순장이 보내는 감사 표창
4) 순원과 함께 떠나는 여행(1박 2일 기차 여행, 단풍 여행 등)
5) 약한 순원을 위한 금식기도 선포
6) 서로 돕는 김장 순례
7) 입시생 격려하기
8) 방학 중 독서 계획 및 티타임 일정 수립 등
우리 교회 신혼부부 다락방에선 부부들끼리의 자녀교육 노하우를 서로 나누며 교육을 위한 독서 모임, 놀토 여행도 가진다. 과거 시부모에 의해 받던 조언이 이젠 다락방 동료들의 나눔으로 대치되는 사회적 분위기여서 신혼부부의 동질성을 매개로 유익한 정보를 나누고 있다.
김장 순례도 좋은 예다. 김장을 많이 하진 않지만 부담스런 과정을 서로 도와가며 다락방 순원과 협력한다. 함께 담가 나누는 김장도 자랑거리다. 주일 오후를 이용, 콘서트에 참가하기도 한다. 말씀과 함께 이런 사랑과 공통의 경험이 흘러갈 때, 든든한 유대가 형성되어 자연스럽게 소그룹은 견고해진다. 이때 순장은 든든한 지원자로 지도력을 세우게 된다.
2. 소그룹이 다른 소그룹에게
소그룹이 똘똘 뭉치는 것이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다른 공동체에 눈을 돌리고 협력하는 관계를 구축하는 데도 눈을 돌려야 한다. 서로간의 경쟁이 아니라 서로를 유익하게 하는 그룹미팅을 구상하는 것이 좋겠다. 초대 교회는 가정교회의 연합이었다. 브리스길라 부부의 교회라는 표현이 나온다(롬 16:5). 바울은 편지를 쓰면서 그 작은 가정 공동체가 서로 문안하며 격려, 도울 것을 부탁한다. 이 말씀은 소그룹과 소그룹 사이에서 실천에 옮겨야 할 말씀이다.
1) 소그룹 친선 방문
2) 2~3개 그룹이 모이는 연합 다락방 예배
3) 소그룹 체육대회(탁구, 족구, 가족 모임)
4) 전도를 위한 연합 다락방 등산
5) 소그룹 간증자 초청
6) 소그룹 간 중보기도 모임 등
실제 주일 오후 소그룹 모임을 갖고 있는 우리 교회는 오후 시간을 소그룹들이 자유롭게 활용하고 있다. 연합해서 운동도 하는데, 이때 교회가 자리를 만들어 주어도 좋은 효과를 낼 것이다.
3. 소그룹이 교회에게
소그룹이 전체 교회를 돌아보는 것은 교회를 유익하게 할 뿐 아니라 소그룹 자체에 감동과 긴장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다른 소그룹에게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교회 전체가 함께 동반상승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지 않을 때 교회의 흐름을 놓치거나 역행하는 퇴행을 경험할 수도 있다. 불필요한 뒷소리를 차단하고 에너지를 긍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교회 전체를 위해 개별 소그룹이 활동 계획을 꾸미는 것이다.
1) 몸으로 하는 예배당 청소 봉사
2) 필요한 물품 헌납
3) 담임목사나 장로 같은 영적 지도자 초청 모임
4) 해외, 군대에 간 자녀들에게 격려 편지 보내기
5) 선교사 홈스테이 지원
6) 선교사 자녀들 고국 방문 초청
7) 교회 각 기관 사역 지원 활동
8) 교역자 초청 모임
우리 교회의 경우는 소그룹이 1년에 1회 정도 전체 성도들의 점심식사를 대접한다. 이것은 좋은 전통으로 자리를 잡았다. 음식을 준비하느라 시장을 보고, 식사 준비를 하며 성도 개인의 연합, 다락방간의 연합을 맛보게 된다. 또 교회의 교육 공간 청소도 자원하는 소그룹들이 몸소 실천하고 있다.
4. 소그룹이 교회 밖으로
소그룹의 모임을 정리하면서 교회 밖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교회 이미지를 높일 수 있고, 작은 모임의 작은 필요를 채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의 소그룹이 50개면 50개의 작은 단체를 지원하거나 연대를 형성할 수 있다. 이것은 한 교회가 아니라 50개의 교회 역할을 수행하는 것과 같다. 동사무소, 파출소, 소방서, 양로원, 경로당, 급식시설, 학교를 방문하여 작은 섬김을 베풀 수 있다.
1) 장애시설 방문 봉사활동
2) 연말 관공서 격려 방문
3) 양로원 위로 방문
4) 급식시설 봉사
5) 결식아동 지원
6) 기관 크리스마스트리 만들어 주기
7) 교회 구제 활동 대상자들 격려 등
특히 우리 교회 모든 소그룹은 전·후반기 2회에 걸쳐 대외적으로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보고서를 제출하게 한다. 그러면 소외된 자, 장애 및 복지시설에 찾아가 아름다운 봉사를 나누고 있다. 이런저런 간증을 또한 주보에 실어 은혜와 격려를 서로 나눌 수 있게 한다.
결론
소그룹의 마무리는 성과가 아니라 친밀함의 강화이다. ‘Intimacy’를 일컬어 ‘Into-Me-See’로 발음하며 그 뜻을 일깨우기도 한다. 서로 속마음을 노출하며 내놓는 것이다. 친해지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깊은 친밀감이 형성될 때 변화도 시작된다. 서로 내면을 들여다보며 격려와 사랑을 나눌 때, 다음 소그룹이 시작될 수 있다. ‘다시 보고 싶은 그대’가 되어야지 ‘다시 보기 싫은 그대’로 마무리한다면 일 년의 수고가 허사로 끝날 것이다. 그러니 지난 과정이 지지부진했더라도 마무리에 마침표를 찍고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 마무리는 시작보다 더 중요하다. 주님의 마무리는 십자가였고, 부활이셨다. 우리는 어떻게 마무리할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홍정기 목사는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사랑의교회에서 교육담당으로 섬겼다. 현재 성남제일교회 담임목사로 시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