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김영인 목사 _ 사랑의교회
현재 한국의 싱글족은 꾸준히 늘고 있다. 미혼, 만혼, 이혼을 포함한 20대의 싱글족은 6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 가운데 30대 미혼 인구의 수는 200만 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40대 미혼까지 포함하면 이 숫자를 훨씬 상회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싱글족 특수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빈번하게 내놓고 있고, 홀로 사는 1인 가구가 늘다 보니 부동산 시장의 지형까지 바꿔놓고 있다.
사회가 이러하다 보니 한국 교회의 목회자들도 늘어나는 싱글들에 대한 목회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다. 청년부 연령 대상에 이들을 함께 묶자니 벌어지는 나이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점점 변방으로 내몰리는 30, 40대 미혼자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 대해 어떤 목회적 돌봄을 줄 수 있을지 대략 난감한 마음을 갖고 있을 것이다.
사랑의교회 30,40대 미혼 싱글 공동체 기드온
사랑의교회는 1997년 2월, 30,40대 미혼 싱글들이 모이는 공동체(30+사람들, 기드온)를 발족했다. 더 이상 사회적 소수로 머물 수 없는 이들이 주님의 제자로 온전히 서서 교회와 직장, 가정에서 건강한 믿음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다. 올해로 12년째를 맞이하는 기드온 공동체는 29명으로 시작해 현재 재적인원 1,500여 명, 소그룹에서 활동 중인 회원 830명, 주일 저녁에 이뤄지는 전체모임 평균 출석이 450명가량 되는 모임으로 성장했다.
이런 역사와 환경 속에서 지금까지 결혼에 이른 성혼 건수가 200쌍이 넘고, 그 중 공동체 안에서 이뤄진 커플이 거의 50%(98쌍)에 육박한다. 또한 이곳에 와서 믿음을 얻고 신앙이 성장한 젊은이들이 셀 수 없이 많고, 이 공동체에 와서 섬기고 활동하면서 소명을 받아 해외선교 사역에 헌신한 선교사의 수가 20명이 넘으며, 목회자로 헌신한 지체들도 이에 못지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실례로 기드온에 와서 신앙생활을 시작해서 이후 소그룹 리더와 대표리더를 거쳐 공동체 안에서 한 자매와 결혼을 하고, 목회자의 소명을 받아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지체도 있다.
기드온에 나오게 된 각 개인의 동기를 들어보면, 첫째, 영적 성장과 회복, 둘째, 성도의 교제, 셋째, 결혼을 위한 만남 순이다. 이 중 ‘영적 성장’과 ‘성도의 교제’는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여겨진다. 왜냐하면 영적 성숙을 이루기 위해서는 믿음의 동역자와 멘토를 만나 교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신앙을 포함한 어떤 영역에서 싱글로서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다수에 속한 주류 속에 들어가 고독한 싸움을 해야 했겠지만, 요즘의 싱글들은 사회적인 흐름에 따라 공동체와 관계적인 네트워크에 포함되는 것을 좀 더 익숙하게 여기는 것 같다. 최근에는 교회 내에서도 자기 혼자 지내는 것보다는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 싱글들이 많아지고 있다. 기드온에 처음 나와 고백했던 어느 지체의 이야기는 이점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보인다.
“이런 공동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제게는 살 수 있는 공기를 만나는 것과 같아서 이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사실 근래에는 그 어느 곳도 제가 마음을 열고 속할 수 있는 곳이 한 군데도 없었거든요.”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개체보다 사람만큼 관계성을 추구하는 존재가 있을까? 그렇다면 30,40대 미혼으로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속할 믿음의 공동체가 없다는 사실은 그 개인에게 심각한 실존의 위기를 갖게 하는 문제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30,40대 소그룹(기드온) 운영방법
기드온 공동체의 3대 비전이면서 사역의 핵심가치는 “변화와 성장을 이루는 영성 공동체”, “삶의 후반기를 준비하는 만남 공동체”, “주님의 지상명령에 순종하는 선교 공동체”이다. 그래서 모든 사역 역량을 이 비전과 가치에 따라 가능한 집중하려 하고 있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소그룹 활동은 첫째, 주일 전체 모임 이후에 성경공부 중심의 GBS(group bible study) 모임을 갖는 것이다. 이 GBS의 조모임은 4개월마다 새롭게 편성하고 있는데, 미혼 그룹이다 보니 좀 더 빈번한 관계의 만남을 갖고 싶어 하는 지체들이 많아 이들의 이 욕구를 어느 정도 수렴한 것이다.
단계별로는 7주 동안 이뤄지는 “새가족모임”이 있고, 그 과정을 마치고 나면 일반 GBS에 편성되기 전, 과도기 단계의 소그룹인 “사랑반”, 복음과 신앙생활의 기본을 공부하기 위해 1~2텀의 단계로 편성된 “성장반”, 그리고 50개 정도의 “본문반”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면서 사랑의교회의 가장 중요한 사역인 제자훈련 과정이 기드온 자체적으로 매년 3개 정도의 반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제자훈련을 수료한 지체들 중에서 소그룹 리더로서의 자질이 검증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6주 동안의 LTC 과정을 거쳐 소그룹 리더로 세우고 있다.
두 번째 이뤄지는 중요한 소그룹 활동은 사역팀 활동이다. 이것은 기드온 공동체가 시간과 세월을 거치면서 축적한 노하우이기에, 30,40대 미혼모임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사역활동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한다면, GBS 모임은 그 자체만으로도 신앙 성숙과 관계의 지경 확대, 훈련의 장이 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지성과 감성 영역에서 은혜와 도전 받는 것에 치중될 수 있다. 그러므로 공동체적으로 삶의 적용을 위한 실천의 장을 갖는 것이 매우 의미 있고 전략적이다.
그래서 기드온은 3대 비전 가운데 하나인 ‘주님의 지상명령에 순종하는 선교 공동체’의 실천으로서, 민족과 세계에 영적 생명을 함께 나누는 교회를 위해 섬기고 봉사하는 활동을 매우 강조한다. 그래서 1인 1사역에 참여하는 것을 의무, 권장사항으로 하고 있다. 대다수의 지체들이 사역활동에 참여하면서 신앙 성장, 관계, 섬김 능력의 확장을 이루고 있다.
<기드온의 사역팀 소개>
· 긍휼사역: 공주치료보호감호소사역(사랑공감), 소년소녀가장돕기(울타리), 한국형 해비타트(새들이), 장애인 선교팀
· 국내외 직접선교사역: 선교팀, 전도팀
· 사회사역: 북한사랑(통일사랑팀), 소년원사역(징검다리)
· 예배사역: 찬양팀, 음향팀, 워십댄스팀, 경배와 찬양
· 공동체사역: 중보기도팀, 구제사역(까마귀함)
· 문화미디어사역: 문서선교팀, 영상팀, 온라인선교팀
· 이외에 확대 교제의 장인 동아리활동으로서 등산팀, 모자이크팀(디자인), 하모니아팀(악기), 축구팀 등이 운영되고 있다.
잠재역량을 이끌면서 실제 필요를 채우는 사역
30,40대 싱글 그룹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우선 이들은 20대 못지않은 뜨거운 열정이 있다. 동기부여만 되면 이들은 앞뒤 가리지 않고 무섭게 헌신하기를 마다하지 않으며 ‘기왕 할 바에는 확실히 한다.’
그러면서도 30대 중반을 넘어선 각자의 영역에서 어느 정도 경험이 축적된 사람들이라서 어느 정도의 노련미와 전문성의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이들을 이끄는 리더의 중요한 역량은 이들의 숨겨져 있는 열정을 지피게 하는 지혜로움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의 내적 필요인 영적 성장, 성도의 교제, 믿음 안에서의 만남과 결혼에 이를 수 있도록 실제적인 도움들을 주어야 한다. 실제 기드온에서는 지체들의 만남과 결혼 준비를 돕기 위해 건강한 인격을 다듬고 온전한 결혼을 준비할 수 있도록 ‘성숙훈련’과 ‘결혼 주제의 특강 및 세미나’를 통한 교육과정, 그리고 데이트 단계부터 건강한 결혼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실제적으로 돕는 ‘매칭 코치 사역’을 점차 심화 확장해가고 있다.
또한 이들의 잠재역량을 충분히 활용하여, 교회와 이웃과 민족과 열방을 섬기기 위한 목적 있는 선교 공동체와 개인으로 거듭나 쓰임 받는 것이 이곳을 섬기고 있는 목회자로서 가슴 깊이 새긴 바람이다.
김영인 목사는 서울시립대 경영학과와 총신대 신대원,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상담심리와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목회집단상담을 전공했다. 현재 사랑의교회 부교역자이며, 30+사람들 기드온 공동체를 2004년 9월부터 섬겨오고 있다.
<사랑의교회 기드온 리더 인터뷰 1>
“기드온 공동체는 사역의 전문성과 자발성이 강합니다”
- 기드온 소그룹 리더 김승희 자매
“기드온 형제자매들은 나이가 많지만 각자 사회적으로 전문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니 사역을 섬길 때 자발성과 전문성이 강해서 담당목회자가 없어도 잘 운영된다는 평가를 받곤 합니다.”
사랑의교회 기드온 소그룹 리더로 4년째 섬기고 있는 김승희 자매(40세)는 기드온의 장점을 이같이 평가한다.
그러나 청년부 시절부터 리더로 섬겨온 김승희 자매는 기드온 사람들만의 특성을 감안하여 더 마음을 써서 섬겨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30대 초중반 나이부터 40대 중후반까지 나이대의 스펙트럼이 커서 오는 구성원들 간의 가치관 차이이며, 두 번째는 결혼을 못한 아픔과 상처들이 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첫 번째로 꼽은 나이로 인한 가치관의 차이는 많은 나이가 삶의 연륜과 성숙을 가져올 수 있지만, 반대로 나름대로 이미 세워진 신앙들이 자리잡고 있어서 잘못하면 아집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는 “기드온 소그룹 구성원들이 계속 영적으로 거듭나야 하는데, 그들이 갖고 있는 신앙을 인정해주면서 하나님 앞에서 새롭게 ‘진행형 신앙’으로 세워나갈 수 있도록 리더의 지혜가 각별히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기드온 구성원들이 진행형 신앙을 계속 쌓아갈 수 있도록 그가 고안해 낸 방법은 성경암송이다. 소그룹 구성원들에게 69절 암송카드를 선물하고, 매주 한 구절씩 암송하도록 한다. 물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이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은혜를 사모하며 스펀지처럼 반응한다고 한다. 또 소그룹 성경공부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삶 속에 적용하고 도전하는 형제자매들이 많다고 한다.
두 번째 결혼으로 인한 아픔은 기드온 구성원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숙제이지만, 결혼이 목적이 되기보다는 영적 훈련과 신앙성장에 필요한 공동체로서 모이기를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랑의교회 기드온 리더 인터뷰 2>
“한국 교회가 30,40대 싱글층에 관심 가져야 합니다”
- 기드온 소그룹 리더 최상준 형제
“기드온은 말 그대로 다양한 개성을 지닌 형제자매들이 모인 곳입니다. 그래서 그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빛을 발하도록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기드온 소그룹 리더로 섬기고 있는 최상준 형제(44세)는 30,40대 싱글층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한국 교회가 이들을 수용하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데, 너무 전통적인 의식에 얽매여 이들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마다 증가하는 30, 40대 미혼 청년들이 건강하게 신앙생활하며 건전한 가정을 꾸리기 전까지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해 교회 성장에 이바지하도록 교회가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30,40대 기드온 구성원들 중에는 전문직이 많은데, 이들에게 동기부여만 잘하면 선교나 교회 사역의 큰 역할을 감당할 일꾼들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에게 최대 관심사는 결혼이다. 최상준 형제는 “우스갯소리로 관리 집사님이 교회 문을 닫을 때, ‘가장 마지막에 떠나는 사람들이 바로 기드온 공동체 사람들이다’라고 할 만큼, 서로 많이 나누고 같이 있고 싶어 한다”고 소개한다.
34세 이상인 미혼남녀들이 기드온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40대 후반까지 있어서 기드온 공동체 안에서도 나이차가 많다. 그래서 연령대별로 문화적 차이도 있어서 30대 초반의 리더가 소그룹을 운영할 때는 어려움을 겪는다. 구성원들이 경청과 나눔을 적절히 잘하도록 유도해 내는 게 리더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는 소그룹을 4개월 단위로 변경하는 것이나 기드온 내 여러 가지 사역동아리들이 활발한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평가한다. 이런 다양한 소그룹 모임에서 커플이 생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드러내놓고 만남을 공개하지 못했는데, 올해부터는 기드온 출신의 결혼한 커플들이 중심이 되어 ‘매칭 도우미’ 코치 사역이 생겨 서로 호감이 있는 커플들을 연결시켜주고, 맨투맨으로 상담도 해준다고 귀띔한다.
<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