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소그룹 박정식 목사 _ 인천 은혜의교회
부모들의 세대가 정말 뼈저리게 경험했던 아픔과 감사의 추억 어린 현장들을 다음 세대는 지극히 당연시하거나 혹은 전혀 무감각하게 느끼는 경우가 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풍요와 평안은 과거 세대의 눈물과 아픔을 통해 주어진 값진 열매임에도, 과거 이야기를 하면 또 그 이야기냐면서 귀를 막거나 무시하기가 일쑤다.
예를 들면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먹을 것이 없어 시체들 사이에서 주먹밥을 먹었다’는 등의 내 아버지의 무용담조차도 썰렁하게 느껴질 때처럼 말이다. 하긴 그때 내 아들아이는 이렇게 답했다.
“할아버지, 라면이라도 끓여 드시지 그랬어요!”
남성들의 군대 이야기도 그런 레퍼토리 중의 하나가 아닐까? 더구나 그 군대에서 비 맞으며 축구했다는 이야기는 귀가 닿도록 듣는 레퍼토리 중 하나다. 하긴 군대에 다녀오지 못한 내 경우에도 남성 동역자들의 모임이 있을 때마다 현란하게 등장하는 군대 레퍼토리는 금방 식상하기 일쑤였다. 그런 내 반응을 우리 남성 동역자들도 눈치 챘는지, 그들 사이에 목사 앞에서는 절대 군대 이야기는 꺼내지 말라는 말이 돌았던 적도 있었다. 그런 것을 보면, 내가 아무리 진하게 느꼈던 경험들이라 할지라도 그 진한 느낌들이 다른 사람의 가슴에까지 전이되는 데는 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공동체가 지나온 과정의 고난과 눈물, 그리고 미래를 향한 비전을 그 공동체에 속한 모든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데도 비슷한 난관이 따른다는 것은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