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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행전 디사이플
『말: 해가 되는 말, 덕이 되는 말』 캐롤 메이홀 저
하루는 이런 일이 있었답니다.
저녁 식사 후 아이가 플루트를 불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요즘 한창 배우고 있는 플루트 연주 솜씨를 엄마 아빠 앞에서 뽐내고 싶었나봅니다. 그래서 그러라고 했는데 생각만큼의 실력이 되지 못했습니다. 연주를 듣고 무심코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아이에게 심한 상처를 주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나는 그 말이 상처가 되었으리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별 생각 없이 남편과 산책을 나갔습니다. 산책 도중 남편이 방금 전의 상황에 대한 얘기를 꺼내더군요. 딸에게 너무 심한 말을 한 것이 아니냐고 말입니다. 그 순간 저는 아무 생각도 나질 않고 빨리 집에 가서 사과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산책이 끝나자마자 저는 아이의 방에 들어갔습니다. 아이에게 엄마가 너무 심한 말을 해서 미안하다고 몇 번이나 얘기했습니다. 아이의 표정을 보니 다행히 마음이 조금은 풀어진 것 같았습니다.
아이에게 함부로 말한 이 사건은 나 자신에게 큰 실망과 좌절을 안겨주었습니다. 마침 남편이 옆에 있어서 조언해 주었기에 내가 한 말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지만, 만약 아무도 없었더라면 나는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큰 상처를 남겨주었을 것입니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이 어떠한 말인지도 깨닫지 못했을 것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상대방으로부터 말로 상처를 받을 때마다 결심한 것이 있었습니다. 나는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기도할 때마다 내 입술을 지켜달라고 구해왔지만 아직도 주님을 닮으려면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말을 쏟아놓은 일, 남이 하니까 나도 같이 따라서 비판한 일, 남의 잘못된 일들을 마치 잘됐다는 양 신나서 떠들어댄 일 등 셀 수도 없는 나의 추악한 모습들이 떠오릅니다.
우리 다락방 순원이 이런 제안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입에서 악한 말이 나오려고 할 때마다 성경 암송을 하거나 찬양을 해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아직 한번도 시도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렇게 나약한 존재가 나라는 사실에 스스로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입니다. 앞으로는 내 입이 더럽고 추한 말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온 찬양으로 가득 차기를 기도합니다.
Comment
수고하셨습니다. 집사님이 말씀하신 대로, 악한 말을 안 하려고 애쓰기보다 선한 말을 하려고 애를 쓰셔야 합니다. 이것이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말씀의 의미겠지요? 우리가 선을 행하면 자연스럽게 악을 이기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대체의 원리라고 합니다. 집사님의 마음속에 항상 찬양과 말씀이 넘쳐서 악한 말이 조금도 틈타지 못하게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자녀에게 미안하다고 말씀하신 것, 참으로 잘하셨습니다. 집사님께 이런 믿음의 용기가 늘 충만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