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행전

2018년 05월

단기선교 이야기 * 바울의 2차 전도여행과 함께하는 필리핀 선교

전도행전 심재성 장로_ 온사랑교회

바울의 마음을 품고 떠난 선교지
2015년에 시작한 온사랑교회 필리핀 단기선교는 교회에서 협력하고 있는 필리핀 김광식 선교사의 선교지를 돌아보며, 선교지의 기도제목을 함께 나누고 기도하는 귀한 사역이다. 현장을 체험하며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고 교회가 감당해야 할 부분들을 하나님의 마음으로 보기 원하며 진행하고 있다. 나는 이 단기선교에 2016년부터 참가했다.
그동안 기도하며 준비해 온 단기선교팀은 금요기도회를 통해 파송예배를 드린 후, 주일을 지난 월요일 저녁 10시 50분에 필리핀 클락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청소년들과 함께한 전년과 달리 권사님 5분과 담임목사님 내외, 그리고 전도사님을 포함해 모두 9명이 함께했다. 그리고 공항에서 선교사님이 합류해 우리 팀은 모두 10명이 됐다.
선교 기간 동안 단독주택을 임대해 사용했는데, 그곳은 아침과 저녁으로 큐티하고 예배 시간에 찬양하며 함께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자, 쉬면서 충전할 수 있는 장소였다.
전년도에는 바울의 1차 전도여행 말씀을 묵상하며 선교 사역을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바울의 2차 전도여행을 살펴보며 빌립보교회와 데살로니가교회, 베뢰아교회를 세워 나가신 하나님의 경륜과 손길을 묵상했다. 또 이곳 피나투보산 아이따 산지족에게 복음이 전해지고 마빌룩교회와 달릭교회, 까마칠리스교회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다.
 
말씀과 찬양이 가득했던 선교 사역
필리핀 공항에 도착해 입국 수속을 밟으면서 필리핀 앙겔레스 여행객의 상당수가 골프를 치러 오가는 팀들임을 발견했다. 누군가는 이곳에 놀러 왔지만 우리는 선교사로 파송받아 왔음을 생각하며, 복음에 집중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구했다.
이번 선교는 전년도에 또다시 이곳에 오리라 작정하고 하루 한 끼 금식하며 그 값을 모아 월정 선교헌금을 하고 단기선교비로 준비한 의미 있는 선교였기에 더 기대됐다. 이곳에 다시 오게 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깨닫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아침 식사를 했다. 개회예배에서는 ‘성령의 나침반을 따라가는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함께 기도한 후 선교지에서의 첫날 사역을 시작했다.
먼저 우리가 방문할 마빌룩교회 아이따족들에게 나눠 줄 선물을 포장했다. 쌀과 함께 음료수, 빵, 라면 등의 식료품을 각각 200세트 포장했다. 이외에도 의약품과 아이들에게 나눠 줄 선물들까지 준비했다.
작년에 태풍으로 날아간 교회의 지붕을 수리하고 페인트 도장 작업을 했던 일을 돌아보다가 문득 한 일이 머리를 스쳤다. 지붕 위에 올라가 페인트칠을 하다 소나기가 쏟아져 작업을 중단하고 피나투보산야를 내려다보며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이라고 목소리 높여 찬양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도 ‘미나마할 끼타 시나삼바 끼타’(주님 사랑해요, 주님 찬양해요) 특송을 하면 그때의 감동이 밀려온다.
예배를 마칠 즈음 소나기가 쏟아졌다. 우리는 준비해 간 선물들을 나눠 주며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아이따족에게 그리고 앙겔레스 지역에 쏟아지길 기도하면서 철수를 서둘렀다. 화산재로 뒤덮였던 산야들이 복원되고 있지만, 이곳은 비를 흡수하면 땅이 미끄럽고 길은 금방 패이는 오지인지라 우기에는 차가 운행하지 못한다.
우리의 걱정은 현실이 됐다. 승합차가 50m 정도의 언덕에서 미끄러지며 더 이상 전진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야자수잎을 도로에 깔고 승합차를 뒤에서 밀며 차에서 튕겨져 나오는 진흙을 뒤집어쓰고 1시간여를 고생한 끝에 ‘할렐루야’를 외쳤으나, 또 승합차 옆문이 열리지 않아 트렁크 뒷문을 열고 뒤로 타고 내리는 해프닝을 겪으며 하루의 사역을 마무리했다. 모든 상황 가운데 말씀을 따라 즐거이 찬송할 수 있어 감사했다.
우리는 다음 날 다시 제1여전도회에서 섬기고 있는 까마칠리스교회를 향해 출발했다. 승합차로는 가기가 힘든 지역이라 4륜구동차를 두 대 빌려 준비한 선교물품들을 옮겨 싣고, 교회에 도착했다.
이곳은 작년 필리핀 단기선교 일정 중에 마지막 날, 까마칠리스교회 실락 목사님으로부터 비를 피할 수 있는 예배의 처소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 동행한 팀원 중 두 분의 헌금으로 성전이 건축되기 시작한 곳이다.
지금은 우리 교회 온 성도가 성전 건축에 동참해 6월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열악한 환경, 전기와 수도가 없고 의료와 문화 혜택이 전혀 없는 이곳에서도 하나님을 찬양하며 예배하는 성도들이 세워져 가고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다.


변화한 선교지의 사람들
전에는 준비해 간 구제품과 선물들을 서로 더 많이 받으려고만 했던 이곳 사람들은 정성으로 한 끼의 식사를 준비해 우리 선교팀을 대접하기도 하고, 농사한 각종 열대과일들을 몇 박스 실어 주는 섬김을 보였다. 우리 청소년들이 준비해 간 워십을 구경만 하던 그들이 워십팀을 꾸려서 드럼과 기타와 키보드를 치며, 하나님을 찬양하는 교회로 성장했다.
돌아오기 전 마지막 시간에 성전 건축을 위해 기도하며 각 가정에서 대표로 나온 15명의 다음 세대를 위해 통성으로 기도할 때 감사의 눈물이 흘러나왔다.
주변에 있는 많은 온천 관광과 트래킹족에 물들지 않고, 순수한 열정으로 5개의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따족이 온전히 복음으로 하나 되고 그들을 통해 또 다른 부족들이 복음을 접하는 놀라운 역사가 있기를 기대하며 그 현장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성전 건축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담임목사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하나님께서 이곳을 참 사랑하시는구나’ 하는 감사가 밀려왔다.
돌아오면서 작년에 만났던 안젤리나를 비롯한 아이들과 산지족에게 “마할끼타”(사랑합니다), “마할까낙 디요스”(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라는 말을 내년에는 더 많이 해 주리라고 다짐했다. 또 청소년들이 학교를 잘 다닐 수 있는 교통비와 식대를 지속적으로 후원할 수 있는 가정들이 세워지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