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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이야기 이효진 사모_ 능곡중앙교회
의미 없는 삶을 살다 쓰러지다
나는 믿음의 가정에서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모범적(?)인 교회생활을 하며 성장했다. 주일학교는 물론 교회 모든 행사에 착실하게 참석해 열심히 활동하는 착한 학생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 회사 근처로 이사하며 교회를 옮기게 됐는데, 거기서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내다 간호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에 들어가니 세상이 새롭게 보이고 세상적인 것들에 재미를 느꼈다. 그러다 보니 교회생활은 따분하게 느껴졌다.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축제도 즐기며 점점 형식적인 신앙생활만 간신히 유지하는 이른 바 ‘선데이 크리스천’이 돼 갔다. 주일예배만 드리면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는 생활을 했다.
그러던 중 대학 졸업반이 됐다. 당시 나는 학교 실습의 일환으로 정신분열증, 알코올중독, 약물중독, 망상, 성격장애, 우울증 등의 환자들이 있는 정신병원 폐쇄 병동에서 환자들을 돌보게 됐다. 그저 온실 안의 화초처럼 보호받고 평범하게 살던 나는, 그곳에서 만난 환자들을 보면서 삶의 회의를 느꼈고, 왜 사는지에 대한 확신 없이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따뜻한 5월의 밝은 햇살이 내겐 회색빛처럼 느껴졌고, 사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처럼 생각됐다. 마음이 이렇게 병들어 가자 몸에도 이상이 왔다. 급기야 학교에 가다 지하철에서 쓰러졌다. 병원 실습을 나갔던 간호 학생이 오히려 쓰러져 응급실에 누워 있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혹시나 몸에 이상이 있나 싶어 종합병원에 입원해 검사했으나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