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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깨운다 신국원 명예교수_ 총신대학교
확신, 이성, 의심은 분명히 믿음, 사랑, 소망과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서로 대립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합리성이 없는 믿음은 맹신이다. 믿음을 배격하는 이성은 상대주의에 빠진다. 한 점 의심 없는 믿음이나 자기 확신에 대해 반성이 없는 이성은 독단적이기 쉽다. 믿음과 이성은 자주 의심에 흔들린다. 《소명》이나 《풀’스 톡》의 저자로 잘 알려진 오스 기니스는 이 책에서 신앙인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면서도 직면하기를 회피해 온 주제인 믿음의 ‘회의’를 다룬다.
회의와 의심, 시험과 연단의 도가니
회의와 의심은 합리적일 때도 있지만 때론 막연한 불안에 의해서도 일어난다. 의심이 전혀 없는 사람은 어리석지만 모든 것을 의심하는 이 역시 현자는 아니다. 전자를 신앙 지상주의자라고 부른다면, 후자는 회의주의자다. 의심 역시 신앙과 이성에 부합하지 않거나 배격해야 할 것이 아니다. 저자는 의도적으로 신앙을 거부하는 불신과 회의를 엄격히 구별한다. 회의는 어중간한 상태로, 마음이 둘로 나뉘어 흔들리는 양면성을 갖는다.
인간은 언제나 회의와 의심에 얼마간 흔들리며 괴로워할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저자는 “나는 의심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고 말한 데카르트가 틀렸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는 “존재하기 때문에 의심한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는 것이다. 한 신자가 자신의 의심을 얼마나 진지하게 여기고 있는지를 알아내면, 곧 그가 자신의 신앙을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