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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깨운다 신국원 명예교수_ 총신대학교
“터가 무너지면 의인이 무엇을 하랴”(시 11:3). 시편 기자의 질문이다.
이 책의 저자 월터 브루그만은 ‘공공선의 회복’이 구약성경의 답이라고 말한다. 복음은 공공선을 위해 실천적 행동을 요구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월터는 50여 권의 책을 낸 구약성경 연구의 권위자다. 그는 현대 문화와 사회의 문제들을 파헤치고 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특별히 이 책에는 ‘나만을 위한 신앙에서 이웃과 공동체를 위한 신앙’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부족한 불안과 풍성한 베풂의 내러티브 대결
코로나19 이후 이웃을 향한 사랑이 그 어느 때보다 약화됐다. 국가, 계층, 지역 이기주의가 극에 달했다. 저자는 이 위기를 넘어설 길을 출애굽 내러티브와 그것을 잇는 선지서의 공공선을 향한 비전에서 찾는다. 구속 역사의 도구로 부름받은 이스라엘은 솔로몬의 번영 이후 소명을 저버려 멸망했다. 이사야서와 예레미야서는 패망의 상실과 슬픔을 넘어서는 소망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저자는 출애굽과 선지자들의 비전이 우리 시대에 주는 교훈과 적용점을 찾아낸다. 출애굽 이후 광야를 헤매는 상황은 오늘의 위기와 흡사하다. 광야는 바로의 억압적 경제 체제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곳이다. 체제의 안전도 함께 사라졌다. 자유를 축하하되 새로운 삶을 상상하는 ‘고된 작업’을 해야 하는 이유다. 같은 상황이 바벨론 포로기 이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