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2022년 05월

5월 신간 소개 - 《먹다 듣다 걷다》 외

북&컬쳐 편집부

한국 교회여, 예수님의 역동적 사역에 동참하라

《먹다 듣다 걷다》(이어령 / 두란노)


지난달 별세한 고(故) 이어령 박사의 책 《먹다 듣다 걷다》가 출간됐다. 이 박사는 초대 문화부 장관을 역임하고 일평생 200여 권 가까운 글을 남기며 이 시대 지성의 대명사로 불렸다. 

그는 딸 고(故) 이민아 목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깨닫게 된 후, 세상의 지성에서 그리스도의 영성으로 삶의 궤도를 바꿨다. 이번 책에서 저자는 생존과 소통이 위협받는 시대 속에서 한국 교회와 기독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세 가지 측면으로 정리해 주고 있다. 

예수님의 사역을 ‘먹다’, ‘듣다’, ‘걷다’라는 세 가지 동사로 분류한 저자는, 주님의 가르침은 멈춰 있는 진리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사건임을 반증했다. 그리고 교회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이 진리의 역동성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한다. 

먼저 이 교수는 '먹다'가 성경의 주요 소재라고 말한다. 그는 “성경은 선악과로 시작해서,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같이 식사하시며 빵을 찢는 것으로 끝난다. 마지막 설교에서도 함께 먹고 나누셨다”라고 하며 최후의 만찬에서 빵을 먹는 것은 예수님을 먹어 그분의 가르침을 우리 몸에 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저자는 ‘듣는 것’의 중요성을 제시한다. 예수님께서는 끊임없이 제자들과 대화하셨고, 마르다와 마리아 중 예수님의 말씀을 열심히 듣는 마리아를 칭찬하셨다. 성경에 나와 있듯이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를 걸으신 주님처럼, 한국 교회도 이웃과 사회를 살리기 위해 움직이며 ‘걸어야’ 한다고 말한다. 위기의 시대 속에서 교회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길 원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박주현 기자>



하나님의 불붙는 긍휼이 나를 살게 한다

《내 백성을 위로하라》(김회권 / 성서유니온)


어느 때보다 더 하나님의 위로가 절실히 필요한 이때, 제목만으로도 마음을 울리는 김회권 목사의 이사야서 강연집이 출간됐다. 이사야서는 40장을 기점으로 전반부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저자는 역사적 맥락을 찾기 어려운 40~66장을 해석하기 위해 특유의 치밀함으로 사소한 접미사까지 분석해 가며, 예수님께서 이루실 구속사까지의 여정에 독자를 초대한다.

저자는 이사야서의 후반부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하나님을 ‘자기 반전의 하나님’으로 정의한다. 인간의 악한 본성에 진노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이 극한의 진노가 백성을 피폐하게 하는 것을 보시고 스스로 마음을 돌이켜 긍휼을 베푸신다. 하나님께서 마음을 돌이키시는 때는 하나님께서 정하신다는 점에서 복음의 원형을 찾을 수 있다. 우리가 미처 도덕적, 영적으로 회복되지 않았어도 하나님으로부터 부어지는 절대적 위로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는 바벨론에 멸망당한 후 이스라엘 백성이 보인 일곱 가지 반응을 살피며, 현재의 고난을 이전에 지은 죄 때문에 받는 벌로 축소시키지 말고, 이를 통해 하나님의 구속사적 섭리를 읽어 내라고 도전한다. 우리를 세상의 빛으로 삼기 위해 연단하는 것이 주님의 목적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회복을 소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예수님께서 이 땅에서 펼치신 사역은 이사야서에 묘사된 메시아의 모습에 대한 예수님의 응답임을 논증하며 이제 십자가에 대한 오해를 털어 내라고 촉구한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십자가를 모방하라고 보여 주신 시범이며, 우리는 이를 분할 상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것이 곧 날마다 십자가에서 나를 죽이는 자기 부인이며, 제자의 삶이라고 선포한다. 이 책을 통해 이사야서와 예수님의 사역을 관통하는 주제를 마음에 담고 ‘세상의 복’으로 쓰임받는 그리스도인이 되길 소망한다. <이수영 기자>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충만하라

《헨리 나우웬의 공동체》(헨리 나우웬 / 두란노)


우리 시대의 영성가 헨리 나우웬이 회심한 후 일관되게 헌신해 온 일이 있다. 바로 공동체를 추구하는 일이다. 헨리는 자신만의 ‘집’이라 할 수 있는 공동체를 찾아 헤매며, 하버드대학을 나와 수도원에서 살아보기도 하고 선교지로 떠나 사역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그는 그리스도인은 어디에 있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며, 공동체는 기관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이 살아야 할 삶의 방식임을 진정으로 깨달았다. 이 책에는 그가 이러한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일련의 과정 속에서 통달한 영적 깨달음과 따스한 지혜가 담겨 있다. 

공동체를 찾고, 그 안에서 인정받고 사랑받기 원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자 갈망이다. 헨리는 다양한 저술 활동과 강연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이 갈망을 공동체 안에서 건강하게 이뤄 가며, 다른 사람들과 연대함으로 선한 열매를 맺고 세상을 위한 그리스도의 한 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죄와 깨어진 마음, 연약함을 가진 이들끼리 모인 공동체에서는 종종 서로 또 다른 상처를 주고받기도 한다. 헨리를 이를 두고 ‘공동체란 당신이 가장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항상 살고 있는 곳’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삶의 길은 오직 공동체 안에 있음은 틀림없다고 강조한다. 또한 공동체 안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받아들여지고, 자신이 온전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공동체의 다른 지체들 즉, 하나님의 사랑받는 아들딸들과 함께 사명을 다할 수 있음을 경험했다고 말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더불어 사는 삶의 부재를 경험하고 있는 지금, 헨리 나우웬처럼 예수님을 따라 공동체로 들어가 외로운 시대를 충만하게 사는 법을 배워 보기를 권면한다. <김미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