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편집부
“세상을 벗고 그리스도를 덧입다”
《내 모습 이대로 기도합니다》(카일 스트로벨, 존 코 / 두란노)
카일 스트로벨은 성경공부를 하던 중 문득 한 가지 불편한 사실을 깨달았다. 성경 지식은 나날이 쌓여 가는데 기도 생활은 그에 맞춰 성장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공동체에서 영적 리더라고 불리면서도 여전히 훌륭한 기도를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죄책감도 느꼈다고 한다. 그때 카일은 자신의 은사인 존 코 교수의 한 마디를 기억한다. “기도는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솔직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기도하는 법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기도할 줄 모르는 사람들을 향한 기도의 초대장이다. 저자 카일과 존 코는 이 책을 읽는 동안 하나님과 대화할 공간을 만들라고 말한다. 이들은 먼저 기도의 본질을 말한 후, 다양한 기도의 세계로 깊이 들어갈 수 있게끔 실천적인 가이드를 제시한다. 내 모습 그대로를 열어 보이는 시편 기도, 마음의 방향을 새로이 정하게 하는 의도의 기도, 세상의 정체성을 벗고 그리스도를 입는 기도, 예수님의 빛으로 내 마음과 삶을 살피는 성찰의 기도, 예수님 안에서 공동체가 한 몸이라는 영적 현실을 경험하게 하는 중보기도 등이다.
또한 이들은 하나님께서는 잘 정돈된 말들보다 내 안에 있는 창피한 것들에 관심이 많으시다는 것을 전한다. 죄와 갈망을 하나님께 드리면, 하나님께서 기꺼이 받아주신다는 것이다. 결혼 생활에서 나와 상대방이 원하는 것 사이의 충돌과 조화를 번갈아 경험하는 가운데 가정이 성장하는 것처럼, 기도도 사랑 안에서 자라나야 함을 강조한다.
지금 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하나님 앞으로 가져가서 하나님께서 알려 주신 그분 나라의 삶으로 옮겨 가자. 미움에서 사랑으로, 분노에서 화평으로, 공허에서 생명으로 마음과 삶을 바꿔 나가는 기도를 맛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김미은 기자>
그 시절을 견뎌 온 모두에게
《사랑은 느림에 기대어》(김기석 / 비아토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김기석 목사(청파교회)는 청파교회 성도들을 향해 44통의 편지를 썼다. 그는 날씨, 꽃, 산책, 등산, 시 등 일상의 온갖 것을 소재로 삼아 쓴 편지로 갑갑한 현실에 갇혀 있던 성도들에게 소소한 위로를 전한다. 그러나 옛 선비의 여덟 가지 수행 덕목이 현대의 그리스도인 또한 꼭 행해야 할 수련이라고 강조하며, 행함이 없는 얄팍한 믿음을 경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김기석 목사는 작은 일상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통로가 된다. 계절 따라 질투하지 않고 질서 정연하게 자리바꿈하는 꽃은 물러날 때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보다 현명하다. 밤이 되면 야생 동물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속도를 크게 낮추는 독일의 고속도로 이야기는 마음의 속도를 늦추고 모든 때를 아름답게 하시는 주님을 신뢰하라는 권면으로 이어진다.
한편, 어린 두 손녀가 상황극에 몰입해 엉뚱하고도 심오한 존재론적 질문에까지 나아가는 모습을 나누며, 신비와 경이에 대한 감각을 잃은 현 세대를 개탄하고 속사람의 건강을 잘 지키기를 당부한다. 또한 효율과 성장이라는 목표에 안타깝게 희생된 생명을 잊지 않으며,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할 책무가 그리스도인에게 있음을 상기시킨다. 그렇지만 그것이 위대한 그 무엇일 필요는 없다. 그저 주변에 명랑하고 청신한 바람을 불어넣는 일, 우리가 베풀 수 있는 사랑의 범위를 조금씩 확장하는 것부터 시작하기를 권유한다.
편지 말미에서 김 목사는 수렁 속에 빠져드는 것 같은 현실에서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고 기꺼이 몸을 낮춰 다른 이를 돕는 사람이 있었다고 말한다. 우리가 이만큼 견디고 살아온 것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됐던 동료들 때문이었다. 우리는 모두 지난 몇 년, 누군가의 힘을 받아 살았고,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었다. 수고했다는 다독임을 받기에 충분하다. 서로를 격려하고 칭찬하며, 다가올 새로운 일상을 준비하자. <이수영 기자>
내 삶의 모든 결정이 하나님 앞에 기쁨이 되기를!
《일상의 결정들》(김병삼 / 두란노)
우리는 일상에서 매 순간 선택과 결정을 내리며 살아간다. 오죽하면 한 철학자가 “인생은 B와 D 사이의 C이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인간은 태어날 때(Birth)부터 죽을 때(Death)까지 크고 작은 다양한 선택지(Choice) 앞에 놓이게 된다. 특히 이 땅에서 믿음을 지니며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선택은 더 어렵고 힘든 경우가 왕왕 있다.
교회 안에 끊임없이 갈등과 다툼이 반복될 때 언제까지 이 시간을 기다려야 할지, 내게 늘 해를 입히는 사람에게 손해를 보더라도 선을 행하는 게 옳은 것인지, 성공의 자리보다 하나님이 이끄시는 승리에 자리에 서기 위해 기꺼이 수치를 감당해야 하는지 등 하루에도 수십번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바람직한 결정과 그 순종 앞에 고민하고 갈등한다.
《일상의 결정들》은 수많은 그리스도인의 고민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만나교회 담임인 김병삼 목사는 사도행전 속에 등장하는 초대 교회 사도들의 고민과 결정의 과정들을 통해 이 시대 그리스도인에게 도전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다.
총 12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성령님을 기다리며 예루살렘에서 기도했던 제자들의 모습을 통해 인내의 문제, 초대 교회 성도들이 성령 체험을 한 후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고 나누는 삶을 살 수 있었던 이유, 신앙생활을 하며 부딪히는 타협의 문제, 불편한 부르심에도 순종으로 반응했던 아나니아의 모습 등을 보여 줌으로써 그리스도인에게 바람직한 선택은 무엇인지를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사도행전에서 엿볼 수 있는 열두 가지 질문과 해답을 통해 하나님 앞에서 복된 인생으로 빚어지는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그리스도인이 되길 바란다. <박주현 기자>